왕융핑 전 중국 철도국 선전부 대변인. 고속철 사고 기자회견 당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소후닷컴)
지난 7월 23일 원저우 고속철 사고가 발생한 후 중국대륙의 여러 사이트에서 기사를 발표한 후 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거의 모든 조사에서 90%가 넘는 중국독자들이정부당국의 조치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중국민간에서 이 사건에 대한 분노는 도처에서 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민중들이 사고 자체에 대해 분노했다기보다는 당국의 사후조치와 민간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태도에 분노했다는 점이다.
필자는 여기서 ‘도그 위스퍼러’의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인 개 심리치료사 시저 밀란은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농장에서 자라 개와 아주 친했다.
나중에 미국에 건너온 그는 유명한 개 조련사가 되었으며 아무리 사납고 말을 듣지 않는 개도 그 앞에서는(보통 30분 이내에) 모두 아주 순종적으로 변했다. 그렇다고 그가 폭력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개의 언어에 정통해 개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았다. 도그 위스퍼러(Dog Whisperer)란 그의 별명은 이렇게 온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개는 무엇을 보는가’란 자신의 저서에서 일반인들의 이런 견해와는 다른 대답을 했다. 원래 개들에 대한 자신의 권위는 대부분 그의 표정과 몸짓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개는 자신의 생활과 심지어 생명마저 사람에게 의지하기 때문에 사람을 관찰하는 전문가이다. 사람이 개에게 접근할 때 그의 신체중심위치, 손의 위치, 눈동자의 크기 내지는 심지어 입 부근의 긴장정도까지 모두 암시와 지시를 나타낼 수 있다. 또 개는 이런 것에 근거해 사람의 동기를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 흥미로운 것은 개가 사람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훈련받은 영아심리학자는 자신의 미소, 손짓 및 영아를 어루만짐으로써 영아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데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영아 위스퍼러’라 부른다. 그러므로 왜 어떤 사람은 영아들과 잘 소통할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할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성인 역시 유사한 관찰에 근거해 타인의 선의(善意)와 적의(敵意)를 판단한다. 언어 자체는 인류의 심층 소통 중 상호 이해에서 단지 30~40%만을 차지할 뿐이다. 우리는 표정, 신체동작, 손의 위치 등에 대한 관찰에 근거해 다른 사람의 진실한 의도를 판단한다. 다만 우리가 이런 관찰을 할 때 대부분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대뇌에서 순서에 따라 진행할 뿐이다.
만약 우리가 다시 원저우 고속철 사고와 뒤따른 사건을 검토해본다면 철도부와 중국정부 관련부서의 조치와 대변인의 발언 및 정부의 각종 비밀명령에서 사람들은 한 가지 간단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데 바로 중공 정부가 진정으로 염려한 것은 철도부의 투자, 정부의 이미지와 신용 등을 포함한 그들 자신의 이익이라는 점이다. 결코 생존자를 구원하고 사고의 원인을 총결해 재발을 방지하는 데 있지 않았다. 이것은 사실 당국이 한 말에서가 아니라 그들의 ‘신체언어’를 통해 이해한 것이다.
필자는 통치자 중에도 일종의 ‘민중 위스퍼러’가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모종의 매력으로 민중들이 그들을 믿고 지지하게 만든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 이런 인물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런 인물이 출현할 가능성도 없다.
중공중앙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 판인 인민망은 보도를 통해 지난 주 각급 관원들이 웨이보와 블로그를 개설할 때면 “가급적 일반 백성들이 쓰는 말을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우리가 중공관원들이 민중과는 다른 종류의 언어계통을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놀랄 필요는 없지만 사실 이런 관방언어는 일종 자신을 보호하고 책임을 미루기 위한 것으로 소위 ‘가면 언어’이다. 중국민중들은 이런 가면 언어에 아주 익숙하기 때문에 대부분 관방의 의도를 파악하는 별도의 판단과 추측능력을 지니고 있다. 중국인들의 이런 능력은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관방의 진정한 의도를 오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 베이징 고위층은 필자에게 “이런 사태를 형성한 원인은 모두 알고 있지만 누구도 어찌할 능력이 없다”고 했다. 앞으로도 민중을 분노케 할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겠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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