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이다. 중국에 있는 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출타 중이었고 당시 열여섯 살 된 고등학생 아들이 전화를 받았다. 그 아이는 내가 미국에서 걸었다는 것을 알고는 “(미국에서는) 매일 출근할 때 총을 휴대하나요?”라고 물었다.
나는 곧 아이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래서 “너희 집 창문에 쇠창살이 달려있니”라고 물었다. 아이는 있다고 대답했다. 나는 “우리 집에는 그런 것이 없다”고 했다. 또 외출할 때문을 잠그는지 묻자 아이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나는 가끔씩 문을 잠그지 않고 외출한다고 말해줬다.
또 그 아이에게 “미국에서 10년째 살고 있지만 거리에서 절도나 강도를 당하는 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중국에 있을 때는 거의 매일 이런 일을 봤다”고 했다. 그러자 아이는 한참 말을 잇지 못하더니 의미심장하게 한 마디 했다. “외국에 나갔으면 마땅히 애국하셔야 합니다.”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한 환경의 차이였다. 두 나라의 차이를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그 아이는 내가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했다. 아이를 탓할 일이 아니다. 오늘날 중국의 교육은 ‘비판이란 언제나 그 대상을 공격하려는 악의를 품고 있는 것’인양 가르친다. 90년대에 태어난 그 아이로서는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할 수 없는 문제였다. 우리 둘의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중국의 전통은 이렇지 않다. 광둥(廣東)사람들은 “남이 당신을 욕하는 것은 잘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마땅히 마음속으로 고맙게 여겨야 한다”고 했다. 요새는 이런 이야기를 뒤떨어진 전통으로 여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외부의 비판에 대해 늘 ‘악의적인 비방’ ‘중국을 혼란시키려는 시도’라며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외국인이 중국을 비판하면 언제나 내정 간섭이고, 중국인이 중국을 비판하면 체제전복선동이다. 그러다보니 중국에서는 태평성대에 대한 칭송만 남게 됐다.
중국의 전통에서는 맹목적으로 칭찬만 일삼는 사람에 대해 무척 경계한다. 비판하는 사람들이 모두 아첨꾼이 된다면 그 사회는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서는 거의 매일 폭력을 동원한 강제철거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주 장쑤성 관윈현(灌雲縣) 스좡향(侍莊鄕) 루좡촌(陸莊村)의 강제철거는 더욱 끔찍했다. 이전까지는 철거민들이 분신자살하겠다고 위협하면 정부 철거반이 물러나곤 했다. 하지만 루좡촌에서는 경찰과 철거반이 철거민들을 공격했고, 철거민을 구타해 사망케 했다. 그리고 그대로 불을 질러 집과 시신을 함께 태웠다. 이번 사건으로 중국 사회에 만연한 악(惡)은 한층 더 깊어졌다.
한 네티즌은 “이 땅의 사람들의 타락에는 바닥이 없다. 가장 나쁜 것이란 없다. 언제나 더 나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앞으로도 더 타락할 ‘능력’이 충분하다.
얼마 전 계획생육부(산아 관리를 담당하는 부처)의 관료가 영아를 매매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지만, 현대 중국인의 타락의 종점은 아니었다. 시간만 더 있으면 우리는 보다 많고 보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세계의 주목을 끌 것이다. 타락의 길로 치닫는 관리와 백성은 서로 각축을 벌이며 더 많은 ‘기적’을 창조할 것이다. 세상은 우리로 인해 달라질 것이다”라고 개탄했다.
사실, 중국은 정치(政治)가 아니라 관치(吏治)로 돌아가는 국가다. 옛날에는 관리(官吏)가 되려면 먼저 ‘사람’이 되어야 했다. 백성들이 관리를 역할모델로 여기기 때문이다.
관리가 음모를 꾸미고 잔인한 짓을 저지르고 후안무치하다면 백성들도 그렇게 될 것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중국인들이 유독(有毒)식품을 만들고 신뢰를 우습게 여기는 것이 놀랄 일이 아니다. 아이들은 어른을 닮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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