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후진타오의 홍콩 방문을 앞두고 중공 인민해방군이 홍콩에 병력을 증파한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인터넷 이미지)
최근 홍콩에 주둔하는 중국공산당(이하 중공) 군부대가 1급 경계상태에 돌입했다. 홍콩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1급 경계령에 따라 광둥군구에서 장갑차, 통신차량, 장애물 제거차량 등 100대의 군용차가 동원됐다고 한다.
이를 두고 외부에서는 두 가지로 분석했다. 하나는 홍콩 주둔 군부대의 정상적인 임무교대라는 것. 다른 하나는 현재 홍콩 정세가 복잡한 상황에서 7월 1일 후진타오의 홍콩 방문기간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까 우려해 중무장한 병력을 새로 배치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홍콩 주둔군 대변인은 “이는 주둔군 내부의 업무에 속하며 세부적인 내용은 외부에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홍콩 보안국장은 홍콩내부 보안은 홍콩 경찰이 책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1984년 ‘중-영 연합성명’ 부칙에 따르면 홍콩 사회의 치안은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에서 책임지며 홍콩에 주둔한 군대는 홍콩 내부 일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1990년 공포된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 제14조에는 “홍콩특별행정구 정부는 필요시 중앙인민정부에 주둔군이 사회치안과 재난구조를 돕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다시 말해 일단 홍콩에 중대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경우 홍콩정부는 주둔군에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조항은 홍콩 주둔군이 홍콩 내정에 합리적으로 간섭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준 것이다. 이를 통해 볼 때 홍콩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중무장한 병력을 새로 배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분명한 것은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 제14조가 과거 덩샤오핑이 홍콩 주둔군에게 요구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덩샤오핑은 “동란(動亂)을 일으키려는 그런 자들이 홍콩에 중국 군대가 있다는 것을 알면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설사 동란이 발생한다 해도 제때에 해결할 수 있다”며 홍콩 주둔군 배치를 요구했다. 홍콩 주둔부대의 무력위협이야말로 당시 정부가 가장 중시했던 것이다.
현재 중공 지도부의 치열한 내부다툼 및 최근 홍콩에서 발생한 일련의 항의시위를 고려했을 때 중공군의 1급 경계령과 병력증파는 단순한 임무교대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최근 홍콩내부에 불안요소가 증가한 가운데 곧 있을 후진타오의 홍콩방문에 맞춰 이번 경계령이 발동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 중공 관리에 따르면 홍콩 ‘회귀(중국반환)’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후진타오가 7월 1일 홍콩을 방문해 홍콩특구 행정수반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후진타오의 임기 중 마지막 홍콩방문이다. 방문 기간에 대규모 항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중앙 및 홍콩정부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됐다. 2007년 홍콩 회귀 10주년 당시, 홍콩을 방문했던 후진타오는 6.4 복권과 홍콩의 보통선거를 요구하는 항의시위를 마주한 적이 있다. 후진타오의 이번 홍콩 방문에서는 위 두 가지 문제 외에도 후난성 사오양(邵陽) 민주인사 리왕양의 사인(死因)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후진타오 홍콩방문에 대한 베이징 당국의 평가에 따르면, 현재 홍콩 내 불안요소가 과거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올해 있었던 홍콩특구 행정수반 선거에서 2명의 후보가 부정․부패로 민중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는가 하면, 6.4 기념행사에 18만 명이 참가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또 6.4 기간에 리왕양이 홍콩기자의 취재를 받고 난 후 ‘사망’ 당하자 홍콩인들의 불만은 더욱 격화됐다. 결국 6월 13일, 2만 5천명의 홍콩시민들이 리왕양을 추도하는 시위를 벌이며 중공 정권을 성토했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집단 분노 상태에 있는 홍콩인들이 후진타오 방문 기간에 보다 큰 규모의 항의활동을 전개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홍콩민중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중공 정부는 현 홍콩 행정수반 도널드 창과 차기 당선자 렁젠잉에게 리왕양의 사망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게 하는 한편, 홍콩인들에게 유화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메시지는 “정부는 홍콩인들의 태도와 생각을 잘 알고 있고, 홍콩인들은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자유가 있으며, 리왕양의 사망에는 확실히 의문점이 있어 중앙정부에서 조사 중에 있으며, 아울러 법에 의해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만일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중공 지도부는 군대와 장갑차를 홍콩에 들여보내기로 결정했다. 군대에 고도의 경계태세를 요구했다. 이는 홍콩인들과 ‘혼란을 야기하려는 자’들에게 위협적인 조치였다. 만약 통제를 상실할 국면에 처할 경우 홍콩주둔 부대는 언제든지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한 목적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홍콩은 대륙과는 상황이 다르며, 중공 정부는 최소한 표면적으로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유지하고자 한다. 따라서 일단 홍콩 주둔 부대가 홍콩의 치안에 개입하게 되면 보다 많은 홍콩인들의 반감과 항의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국제여론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는 중공정부와 홍콩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
중공 당국이 무리하게 홍콩주둔 부대를 홍콩 ‘치안유지’에 투입하진 못할 것이다. 따라서 중공이 홍콩 주둔병력을 강화한 가장 큰 이유는 후진타오 방문 기간에 안전을 보장하고, 다른 의도를 지닌 자들이 ‘엉뚱한 짓’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데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시 말해 위협하려는 대상이 홍콩이 아닌 베이징에 있다는 말이다. 홍콩 매체들의 폭로에 따르면 후진타오는 이번 방문에서 시내의 특급호텔에 투숙하지 않고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중련판 고위공직자 숙소에 머물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한다. 보안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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