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풍기 단점 해결한 천정형 원적외선 복사 난방패널 ‘양지처럼’처음부터 선진국 시장 겨냥해 개발… 특허만 3개, 기술력 갖춰
썬레이텍 원적외선 음이온 복사방식 난방패널 '양지처럼' 설치 모습. 일반사무실에서는 기존 조명과 잘 어울리는 매입형(왼쪽), 경기도 안양 석수 미술관에는 노출형이 설치됐다(오른쪽).
“유통업자가 만드는 제품이다 보니 소비자의 눈높이가 어디인지에 주안점을 뒀다는 게 기존 중소기업 제품들과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서초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원적외선 복사방식 난방기구 제조업체 (주)썬레이텍 서병철 대표는 여느 제조업체와 달리 유통업 출신임을 강조했다.
이 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는 천정형 원적외선 난방기구 ‘양지처럼’은 지난해와 올해 MBC와 SBS 건축박람회장을 찾은 업계 관계자와 일반 관람객들로부터 “중소기업 제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에서는 최근 건설하고 있는 건물의 설계를 바꿔가면서까지 이 업체의 난방패널을 사용하기로 했다. 포스코 산하 컴택 기술연구소, 글로벌안전센터, 체육관 등에서 총 670곳에 지난 몇 개월동안 ‘양지처럼’을 사용해본 데 따른 판단이다. 서 대표는 “온풍기나 다른 전열기구에 비해 다른 장점이 많고, 화재위험이 없는데다 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실이나 공장에 주로 설치돼 있는 온풍기는 습한 여름철, 내부에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다가 겨울철 온풍기를 켜면 세균과 곰팡이가 바람을 타고 밀폐된 실내에 퍼지기도 한다. 또 건조한 바람은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정 시간마다 환기 해주지 않으면 실내가 금새 답답해지고 졸음이 오는 것도 단점이다.
복사방식 난방기구는 이러한 문제점이 없지만, 전기효율이 낮을 경우 전기료 폭탄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흔히 사용되는 붉은 빛을 방사하는 일반 복사방식의 경우 빛이 닿는 부분만 따뜻하다거나, 직접 얼굴을 향할 경우 안구건조증이나 눈부심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서 대표가 개발한 원적외선 복사방식 난방기구 ‘양지처럼’은 기본 전열기구의 한계점까지 극복됐다. 직접 강력한 원적외선을 방사하기 때문에 눈부심이나 안구건조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공기를 데워 실내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인체에 원적외선을 침투 시켜 체온을 따뜻하게 만든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몸담고 있던 서 대표가 갑자기 난방기구 산업에 뛰어든 것은 미국에서 보석 디자인을 하다 지금은 귀국해 국내 대학 강단에 서고 있는 딸 서민희(31) 씨 때문이다.
“미국에서 금속공예 관련 공부를 하던 딸이 ‘바람 없이 열을 태양에서 방사되는 원적외선 파장으로 만들어서 난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왔어요. 20년 이상 유통업을 하며 안 다뤄본 상품이 없었던 저는 ‘대박날 수 있는 상품’임을 직감했죠.”
딸의 설명을 듣고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본 서 대표는 그 해 운영하던 유통업체를 정리하고 이쪽으로 뛰어들었다. 사실, 서 대표는 유통업계 쪽에서는 ‘적자에 허덕이는 업체를 몇 년만에 흑자로 돌리는 마이다스의 손’으로 소문난 인물이다. 학사장교를 제대해 첫 직장부터 창업에 도전했던 그는 유통업에만 20여 년 머물며 안 다뤄본 상품이 없을 정도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특히 양주 도매업에서는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해 거액의 스카웃 제의를 받기도 했다고. 그러나 서 대표는 “이미 성공한 업체 보다는 어려운 업체, 분야에 뛰어들어 시장에서 성과를 내게하는 데 보람과 성취감을 느낍니다”라며 계속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왔다.
그런 서 대표는 원적외선 복사방식 난방기구가 “앞으로 세계 난방문화를 바꾸게 될 혁신적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을 다니며 그곳의 난방문화를 점검해 봤습니다. 서양에서는 라디에이터 방식이 보편적이고 국내에서는 온풍방식이 많습니다. ‘양지처럼’은 세계 어떤 종류의 라디에이터와 비교해도 최소 50% 이상의 에너지 절감을 자부합니다. 온풍방식에 비해서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국내외 시장에 출시해서 제품 홍보만 잘 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두리라 생각했습니다.”
서 대표는 개발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개발했다. 디자인은 세련된 실내 공간에도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여느 중소기업 제품들이 기능에만 주안점을 둬 투박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을 유통업자로서 누구보다 더 절실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으로서 향후 대기업과 생존에서 살아남을 방식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고민했다.
“상품이라는 것은 이론이 있고, 그것을 실물로 만들어 봐야 하고, 자체 테스트를 하고 필드 테스트를 해봐야 제품으로 내놓을 수 있습니다.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이런 것이다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이 이런 것을 모두 하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제품이 완성된 것은 2005년. 딸이 기술을 개발하면 아버지가 시제품으로 만들어 시장으로 다녔고, 아버지가 피드백을 받아오면 딸이 이를 반영해 제품을 개선했다. 이렇게 5년여 필드테스트를 거쳐 그동안 발생할 수도 있을 문제점에 대해 검토하고 보완했다.
서 대표는 “이제 이름표를 달고 시장에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다만 디자인에서는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지난 2010년 9월에 특허를 출원하고, 바로 한 달 뒤 전기용품 안전인증(기본 모델 3종, 파생모델 18종)을 받았다. 전기용품 안전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완제품이 나왔음을 의미한다. 특허출원에서 완제품까지 기간이 불과 한 달이라는 것은 사실상 완제품이 다 만든 뒤 특허를 출원했다는 것. 이 기간이 길어지면 다른 유사제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원한 특허는 원적외선 난방장치와 그 제조방식과 관련된 기술 3종으로, 올해 4월과 6월에 특허를 받았다.
“좋은 제품을 내고도 빛을 못 본 기업들이 많습니다. 기업은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남겨야 성공입니다. 처음부터 철저하게 브랜드를 남기려는 각오로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양지처럼’은 K마크도 획득했다. K마크는 산업기술시험원에서 제품의 품질 및 안전수준을 인증하는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마크다. 이밖에 ‘양지처럼’은 조달청 물품으로도 등록돼 국가기관이나 공공시설에 납품이 가능하다.
서 대표는 차별화를 기하기 위해 다른 난방기구에서 사용되지 않는 공간인 천정에 주목했다. 원적외선 복사방식이 태양처럼 위쪽에서 아래로 방사해야 열효율이 가장 높다는 점도 있었다. 물건이 직접 복사패널에 닿아도 그을리기만 할 뿐 불이 붙지 않는다. 게다가 천정에 달아 놓으니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화재위험이 상당부분 사라졌다.
원적외선의 침투력이 높다보니 지하 곰팡이나 결로 제거효과가 뛰어나다는 부가적 기능도 있다. 부평의 한 직물공장에서는 난방을 위해 달아놓았는데 지하 특유의 습기와 곰팡이 냄새가 사라져 사장이 직접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 인쇄공장에서는 인쇄물을 말리는데 온풍기보다 훨씬 효과가 뛰어나다며 특수 주문제작한 상품을 인쇄장비에 달아놓기도 했다.
최근 누진세율 적용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전력량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 ‘양지처럼’은 효율을 높여 상당부분 해소했다고 서 대표는 설명했다.
“24시간 켜놓는 것이 아니라 켜고 끄는 방식입니다. 온풍방식에 비해서 자체 실험해본 결과 제품에 따라 50~80% 정도 효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송풍방식은 먼저 모터를 돌려야 합니다. 모터가 직접 열을 내는 것이 아니라 열은 방열판에서 전열기나 가스불로 냅니다. 이 열을 모터에서 일으킨 바람으로 실내로 전달하는 것이죠. 그러다보면 모터에 들어가는 전력이 낭비되고 또 소음과 먼지도 발생합니다. 뜨거워진 공기가 온풍기를 빠져나가는 동안 열손실도 발생하지요. 또 실내를 덥히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그나마 안 따뜻해지는 곳도 많습니다.”
복사방식은 열을 직접 대상에 전달하기 때문에 효율이 높다. 특히 ‘양지처럼’은 구조상 에너지의 낭비가 없이 발생하는 열 전부를 그대로 원적외선 파장형태로 직접 인체에 전달한다. 추운 겨울날에도 바람이 차더라도 햇볕을 쬐면 몸이 따뜻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다보니 실내온도 약간 낮은데 몸은 따뜻한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 사용자는 “실내 온도가 높아 졸음이 쏟아지는 현상이 없어 학생들 공부방에 딱이네요”라고 사용후기를 보내기도 했다.
서 대표는 “썬레이텍은 이제 시작입니다. 앞으로 디자인을 끌어올리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세분화된 제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절대 고객을 속이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주)썬레이텍 서병철 대표가 가장 중 요시 하는 것은 원칙과 신뢰다.
“절대로 고객을 속이지 말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2~3평용 제품을 ‘5~6평 되는 곳에서도 난방 잘 된다’며 팔지 말라고 합니다. 그렇게 팔면 고객이 다시 오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제품이 나간 것은 재판매, 먼저 제품을 사간 분들의 입소문의 힘이 컸습니다.”
고객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초기 모델중 결함이 있었던 것을 회수해 폐기처분하기도 했다. 사소한 결함이었고,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 제품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서 대표는 결함사실을 발견한 당일 즉각 리콜을 결정했다. 피해비용만 수억 원, 중소기업으로서는 큰 돈이다. 그래도 서 대표는 “불량제품으로 소문나면 장사 못한다”며 전량 회수해 폐기처분했다.
서 대표에게는 고객뿐만 아니라 동업자들과 신뢰관계도 중요하다. 스스로가 유통업의 생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제품을 대리점에 강매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유통을 하지 않는다고.
“대리점주들에게 오늘 하나 더 팔고 덜 팔고에 급급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대신 큰 시장이 왔을 때 놓치지 말고 잡을 수 있게 제품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쌓으라고 합니다.”
하지만, 서 대표 자신마저 느긋하게 있는 것은 아니다. 판로개척을 위해 직접 뛰느라 늘 잠이 부족하다. 포스코 대규모 납품도 서 대표가 직접 서울에서 포항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부지런히 다니며 일궈낸 성과다.
“포스코에 납품하러 다닐 때, 주변에 서 모두 ‘무모하다’며 말렸어요. 대기업 제품 많은데 누가 이름 없는 중소기업 제품 쓰겠냐는 이야기였습니다. TV광고를 하면 제품은 팔립니다. 그런데, 중소기업이 돈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습니까. 광고 없이 신뢰를 얻으려면 믿을 수 있는 기관, 기업에서 우리 제품을 샀다는 실적이 있어야 합니다.”
서 대표는 지금도 고객들의 불평불만을 직접 해결하러 다닌다.
“지난 겨울에 경기도 문산에서 밤 12시에 전화가 왔습니다. 컨테이너 박스에 난방용으로 설치했는데, 작동을 안 한다고 했어요. 직접 차를 몰고 가보니, 기계 문제가 아니라 배선 불량이었습니다. 그래도 고쳐주고 왔습니다.”
서 대표는 우리 중소기업으로 꼭 세계적인 제품,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우리 기술인 원적외선 복사 방식으로 세계의 난방문화를 바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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