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제가 오랫동안 좋아한 여성과 최근 관계가 진전되고 있습니다. 좋은 일인데 막상 자주 만나면서 걱정이 생겼습니다. 상대와 식사를 하면 거의 고급 레스토랑을 가자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한 달 수입이 100만 원 정도인데, 데이트 식사비용만 따져보니 월 40만 원정도가 들더군요. 위기의식을 느껴서 그녀에게 ‘오늘은 백반집이 가고 싶다’ ‘오늘은 떡볶이 어때?’ 하는 식으로 좀 싼 데로 유도도 해봤는데, 그녀는 “1주일에 한 번 만나면서 맛있는 걸 먹어야죠”라는 겁니다.
우린 둘 다 올해 서른입니다. 그녀도 직장인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데이트를 하면 모든 비용을 남자가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많이 쓸수록 여자를 사랑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커서 그런지 요새 지출이 너무 많아지면서 살이 떨릴 정도입니다. 몇 년 동안 짝사랑한 게 이제 결실을 보나 싶었는데, 이 여자를 포기해야 하나 싶습니다. 그녀는 지금까지 제가 만난 사람 중에 제게 가장 호감을 보인 사람이고, 대화하면 즐겁고, 외모도 딱 제 스타일이라 고민이 많이 됩니다.
A. 짝사랑을 하면 상대방을 과하게 미화화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그 사람과 만나면 환상과 다른 현실에 부딪히죠. 하지만 짝사랑 당시 상상했던 모습이 마음에 남아 쉽게 이별하지 못합니다.
연애를 결혼으로 가는 과정으로 본다면, 연애는 짝사랑의 ‘망상’을 ‘현실’로 이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을 정말 잘 알려면 여러 면으로 인식 과정이 필요하고, 가치관과 성격이 맞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마음에 드는 외모가 처음에는 아주 중요하게 생각될지 몰라도 수십 년을 함께 하는 부부가 되어서는 외모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서로 전적으로 신뢰하는 관계를 쌓아야 결혼이라는 ‘현실’에서 행복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만나시는 분은 요즘 젊은이들 같지 않네요. 지금 젊은이들은 남녀 모두 직장이 있으면 데이트 비용을 분담하는 게 보편적이거든요. 남자의 지출 정도 또한 사랑의 크기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진 않죠. 근검은 미덕입니다.
지금 만나는 분과 재정적인 면에서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그녀와 결혼까지 갈 계획을 갖고 있다면 집 마련 문제나 자녀 양육비 등을 일찍부터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만약 그녀가 당신의 생각을 이해하고 먹는 데 비용을 좀 적게 쓰자고 한다면 좋겠지만, 그녀가 여전히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현실을 못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만남을 고려하는 게 좋겠습니다.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계속 그녀를 만난다면 나중에는 감정의 골이 깊어질 것입니다.
데이트를 ‘즐기는 시간’으로만 생각하지 마세요. 데이트는 관계를 쌓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입니다. 적극적이고 또 이성적으로 소통해야 감정의 골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녀가 낭만적인 연애를 지나치게 추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라온 환경 때문에 ‘연애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결혼은 물론, 오래가는 연인들은 가치관을 공유한 사람들입니다. 가치관이 다르면 결혼해서 행복하기 힘듭니다. 상대방이 자신의 뜻대로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가치관이 바뀌는 일은 인생에서 큰 전환점을 만나지 않는 이상 거의 없습니다. 짝사랑 그녀에 대한 환상을 접어두시고 현실 속의 그녀를 면밀히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결혼은 남은 생을 함께 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외모에 반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상대가 당신의 일상이 되면 외모에 대해 무감각해지니까요. 가치관이 맞고 뜻이 맞아야 현실을 함께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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