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 권미영
조전과 조뢰 장군이 자객 姜環강환을 압송하여 서궁으로 데려와 무릎을 꿇렸다. 억울하게 모함을 받아 형벌을 받은 강 황후가 하나 남은 눈을 부릅뜨고 꾸짖는다.
“너 이 도적놈아! 누구에게 매수되어 너는 나를 함정에 빠뜨렸느냐? 네가 감히 나를 임금을 시해하려고한 주모자라고 무고했느냐! 하늘과 땅 조차 너를 돌보아 주지 않을 것이다”
강환이 대답했다.
“마마께서 소인에게 시키셨는데, 소인이 어찌 감히 마마의 뜻을 거역하겠습니까? 마마께서는 더 이상 변명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은 모두 사실입니다.”
황 귀비가 크게 노했다.
“강환, 이 필부 같은 놈아! 네 놈은 강 황후가 이처럼 참혹한 형벌을 받고, 무고하게 목숨이 끊어지게 되신 것을 똑똑히 보아라! 천지신명께서도 반드시 너를 죽일 것이다!”
한편, 서궁에서 강 황후가 모진 고초를 겪고 있는 동안 東宮동궁에 있던 태자 殷郊은교와 둘째 전하 殷洪은홍 형제는 한가롭게 바둑과 장기를 두고 있었는데, 동궁을 관장하는 태감 楊容양용이 나타나 아뢰었다.
“전하! 환난이 생겼는데, 그 재앙이 적지 않습니다!”
태자 은교는 이때 나이가 14세였고, 둘째 전하 은홍은 12세였다. 아직 나이가 어려 한창 놀이를 탐할 때였으며, 그 말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양용이 다시 아뢰었다.
“전하! 바둑과 장기를 그만 두십시오. 지금 재앙이 궁궐에서 일어나 가정이 망하고 나라가 망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서야 전하가 황급히 물었다.
“무슨 큰일이 발생하여 재앙이 궁궐에 까지 미치게 되었습니까?”
양용이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전하께 아뢰옵니다. 황후 마마께서 누군가에게 모함을 받았는데, 천자께서 진노하시어 서궁에서 황후마마의 한쪽 눈알을 도려내었고, 두 손을 불에 지져 태우는 포락의 형벌을 가했습니다. 지금 자객을 데려와 대질신문을 하고 있는데, 전하께서 속히 황후마마를 구원하시기를 바라옵니다!”
이 말을 들은 태자 은교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동생 은홍과 함께 동궁을 나와 서궁으로 갔다. 서궁에 들어와 전각 앞에 도착했다. 눈앞에는 황후인 어머니의 온몸이 피로 물들어 있고, 양손은 불태워지고,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찢겨지는 듯하며 몸이 떨렸다.
태자 은교는 강 황후의 신변으로 바짝 다가가 무릎을 꿇고 울면서 말했다. “어머님, 무슨 일로 이런 참혹한 형벌을 받았사옵니까? 어머님, 당신이 비록 큰 죄를 지었다하더라도 황후인 中宮중궁인데, 어찌 가벼이 여겨 이렇게 형벌을 가할 수 있단 말입니까!”
강 황후가 아들의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그 어미가 아들을 보자, 큰 소리로 부르짖는다.
“내 아들아! 내가 보다시피 내 눈알이 도려내지고 손이 불태워지는 등 사람을 죽게 하는 처참하고 모진 형벌을 받았다. 이것은 강환이라는 자가 내가 역모를 꾸몄다고 음해하였고, 달기가 참언을 하여 나의 손과 눈을 해치게 하였다. 너는 마땅히 어미를 위해 원통함을 밝혀주고 원한을 씻어다오, 이것이 바로 내가 너를 키운 보람이 아니겠는가!” 말을 마치고 “원통하게 죽는구나!”하며 소리를 크게 지르며 목이 메어 울다가 숨을 거두었다.
태자 은교는 눈앞에서 모친이 죽는 것을 보았고, 또 한쪽에는 자객 강환이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 보였다. 태자가 황 귀비에게 물었다.
“누가 강환 입니까?” 황 귀비가 강환을 가르치면서 말했다.
“무릎을 꿇고 있는 저 나쁜 자가 바로 너의 어머님과 대질 신문한 그 원수이다.”
노기충천한 태자의 눈에 서궁 문 위에 보검 한 자루가 걸려있는 것이 들어왔다. 태자가 그 보검을 꺼내 손에 들고
“이 도적놈아! 너는 자객질을 하고 네 양심을 속여, 감히 국모를 음해하여 함정에 빠뜨렸다!”
말을 마친 태자가 바로 검을 날려 강환을 두 토막 내었는데, 피가 솟구치면서 땅이 붉게 물들었다. 태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나는 먼저 달기를 죽여서 모친의 원수를 갚겠다!” 검을 들고 서궁을 나오는데, 발걸음이 나는 듯하였다.
조전·조뢰 장군은 태자가 검을 들고 나오면서 죽여 버리겠다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 곧장 몸을 돌려 수선궁으로 뛰어갔다.
황 귀비는 태자가 강환을 죽이고 검을 들고 서궁을 나가자 놀라서 말했다.
“이 원수 놈이 죽었으니 일의 내막을 알 수가 없게 되었구나!”
은홍에게 말했다.
“빨리 쫓아가 형님을 불러 오시오, 내가 할 말이 있다고 하시오!”
은홍이 명을 받고 서궁을 나와 형을 쫓아가면서 고함을 지른다. “형님 전하! 황 귀비 마마께서 형님께 드릴 말씀이 있다고 빨리 돌아오라 하십니다!” 태자 은교는 이 말을 듣고 서궁으로 되돌아 왔다.
황 귀비가 말했다.
“태자 전하는 노여움에 너무 조급했습니다. 이제 강환을 죽였으니, 사람이 죽어 대질할 수도 없습니다. 태자는 내가 숯불에 달구어진 구리 통으로 강환의 손을 포락의 형벌로 불태우고, 또 엄격한 형벌로 문초하여 강환이 스스로 자백해서, 누가 주모자인지 밝혀지기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면 내가 어지를 잘 받들 수 있었습니다. 태자가 또 검을 들고 서궁을 나가 달기를 죽이겠다고 달려갔으니, 아마 조전·조뢰장군이 수선궁으로 가서 어리석은 임금을 만난다면 그 화가 적지 않을 것이오!”
황 귀비의 말을 듣고 은교와 은홍 형제는 후회막급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
저자 육서성
옮김 김일륜
삽화 권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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