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일 비속에서도 여왕 즉위 60주년 축하 행사를 즐기는 사람들. 런던 올림픽을 즐기려는 외국인들이 배워야할 모습이라고 한 외신이 추천했다. (사진=Bethany Clarke/Getty Images)
100여년 만에 가장 많은 비 쏟아져특수잔디·천막까지 폭우 대비에 비상
“요새 날씨는 늦은 오후에 25분간 좋다. 선글라스를 끼고 밖으로 나가면 길을 벗어나기도 전에 다시 바람이 윙윙거리고 하늘은 눈물을 뿌리기 시작한다. … 매일 아침 커튼을 열면 마치 감옥에서 깨어난 듯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 칼럼니스트가 쓴 요즘 런던 날씨에 대한 묘사다. 오는 27일 올림픽 개막식을 앞둔 런던이 계속되는 비로 울상이다.
지난달부터 영국은 1910년 이래 가장 많은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6월에는 평균 강수량보다 2배 많은 비가 내렸고, 7월 들어서도 비는 계속되고 있다. 도로와 건물이 잠기고 7월 초 실버스톤에서 열린 국제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 브리티시그랑프리 대회 때도 돌풍이 불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 ‘영국의 비’가 런던올림픽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의 실제 연평균 강수량은 600mm로 파리나 뉴욕보다 적은 편이다. 하지만 비가 한꺼번에 내리지 않고 조금씩 부슬부슬 내리기 때문에 ‘축축한 도시(soggy city)’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또 날씨가 변덕스럽기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올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우까지 겹쳤다. 영국 기상청은 여름철 보통 북부에 형성되는 제트 기류가 올해는 남부에 자리 잡으면서 불안정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1948년 트랙 젖어 세계 기록 가장 적어
1948년 런던올림픽 때는 처음에 화창하고 더운 날씨가 며칠간 이어졌지만 나중에 비 내리는 쌀쌀한 날씨로 바뀌었다. 당시 트랙이 젖으면서 런던올림픽은 세계기록이 가장 적게 나온 대회로 기록됐다고 WP는 전했다.
영국 기상청은 이번 올림픽 기간에 지금보다 날씨가 좋겠지만 그래도 평년보다는 비가 더 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상청 대변인은 “폭우가 더 있고, 사나흘 맑은 날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올림픽 준비위도 궂은 날씨에 대비해 분주하다. 승마 경기장에는 물이 잘 빠지는 특수 잔디를 깔았고, 주경기장에도 특별 제작한 천막을 준비했다. 또 이스트런던에 자리 잡은 올림픽공원에는 기상전문가 5명을 항시 배치해 24시간 날씨를 살피도록 했다.
하지만 날씨는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 WP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외국인들이 영국인들의 자세를 받아들이는 것이 낫겠다고 충고한다. 지난 6월 엘리자베스 2세 즉위 60주년 기념행사 때도 비가 계속해서 쏟아졌다. 하지만 100만 명이 넘는 영국인들은 불평 없이 자리를 지키며 템스 강에서 열린 수상 행렬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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