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자유시리아군 소속 반군들이 서부 도시 홈스 인근 니자리르에서 정부군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STR/AFP/GettyImages
시리아 군인들이 검문소에서 버스를 세웠다. 승객들의 신분증을 검사하는데 한 남자가 검문에 응하지 않았다. 군인들이 신분증을 요구하자 이 남자는 “쓴 맛을 보게 될 거야. 나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군인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씩 웃었다. 그리고 이 남자에게 말했다. “사실 우리는 자유시리아군(FSA)이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전한 시리아에서 떠돌고 있다는 유머다. 슈피겔은 11일 시리아 정부군에서 탈영하는 병사들이 늘면서 농담 같던 상황이 현실이 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
슈피겔은 터키와 가까운 북시리아에서 탈영한 병사들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 정부군이 이탈하는 군인들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북서부 도시 이들리브에는 원래 정부군 400명이 주둔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수십 명만 군 부대를 지키고 있다. 북부 할라브주(州)의 주도(州都) 알레포 인근의 작은 도시 마라에서는 한 주에 15명이 탈영을 했다. 작년 한 해 동안 탈영한 숫자와 맞먹는다.
알레포에서 약 30km 떨어진 앗자즈에서는 정부군 2명이 마을을 공격한다고 속여 군부대를 탈출했다. 이들은 주변 지역을 반군이 장악하고 있어 식량을 공급받지 못해 마른 빵으로만 연명했다고 한다. 먼저 탈영한 병사가 다른 병사들의 휴대폰 번호를 가지고 나왔고, 자유시리아군이 이들과 직접 연락해 탈출 계획을 짠 것이다.
슈피겔은 다른 지역의 군부대에서 탈영해 알레포 인근 고향으로 돌아온 군인들도 비슷한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남부, 동부에 있는 데이르조르, 서부에 위치한 반군 중심 도시 홈스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와 달리 탈영병이 느는 가장 큰 이유는 탈영병에 대한 보복 위험이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탈영병은 총살감일 뿐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보복을 당한다. 하지만 반군이 장악하는 지역이 늘자 정부군의 보급로가 차단됐고, 추가 군대를 지원받지 못한 정부군이 군부대에만 머물면서 탱크와 포병부대, 헬리콥터를 이용한 원거리 폭격만을 가하는 일이 많아졌다.
홈스에서 탈영한 한 병사는 “일찍 탈영했다면 정보요원들이 가족을 체포하고 우리 집까지 불살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나를 잡으려고 병영 밖으로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줄자 탈영병은 더 많아지고 자유시리아군에 합류하는 이들도 점점 늘고 있다. 한편, 슈피겔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학살까지 자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주민에 대한 장악력은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200여만 인구 중 4분의 3을 차지하는 수니파 뿐 아니라 이슬람 소수 분파인 드루즈, 이스마일이나 쿠르드족도 아사드 정권에 등을 돌린 상태다. 현재 아사드 정권을 지탱하는 것은 정부군이 보유한 무기와 10만~20만 명으로 추정되는 군 장교, 비밀경찰, 엘리트 등 핵심 세력이 전부라고 본다. 이들 대부분은 전체 인구의 16%밖에 되지 않는 이슬람 시아파의 한 분파인 알라위파로, 같은 알라위파인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 자신들도 끝장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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