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에서 둘째를 임신한 23살 펑젠메이 씨는 지난 6월 2일 중국 관리에게 끌려가 강제낙태 수술을 받았다. 이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기진맥진해 있는 산모 옆에 핏덩이 태아가 놓여있는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중국정부의 반인륜적 만행에 거센 비난이 들끊었다. (사진제공=펑젠메이 가족)
1979년 중국에서 ‘한 자녀 정책(계획생육)’이 전국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하면서 중국 가족의 일상은 일대 전환점을 맞이했다. 문화혁명 시기에는 공산당에서 오히려 모성의 미덕을 극찬하고, 대가족을 장려하면서 산아제한에 대해서는 ‘反마르크스주의 이단’이라며 맹비난을 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10년간의 문화혁명 종결 후 시행된 산아제한 정책은 극적인 반전이 아닐 수 없다.
현재 ‘한 자녀 정책’은 중국의 기본 국책이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철저한 정책시행으로 인해 지난 30여 년 동안 중국에서 인구 4억 명이 덜 태어났다. 이 숫자는 유럽(구소련 제외) 전체 인구와 맞먹는다.
중국공산당(이하 중공)은 ‘한 자녀 정책’이 일부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둘째 자녀를 임신한 여성에게 강제낙태를 시키고, 낙태아를 매매하는 등 잔혹한 부작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파문이 된 인육캡술도 중국의 낙태아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 바 있다.
두 번째 임신의 참혹한 대가
중국 위생부 ‘2010년 중국위생통계연감’에 따르면, 1971년부터 2009년까지 실시된 낙태는 3억 건이 넘는다.
이 연감의 ‘계획생육수술상황’에는 1971년부터 2009년까지 실시된 정관수술, 난관수술, 낙태 등 통계가 기록돼 있으며, 임신부가 낙태를 피할 수 없게 된 사례가 3억 건을 초과한다는 사실이 기술돼 있다.
그 중 임신부와 남편의 의지에 반해 강제적 혹은 폭력적으로 낙태된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일어난 한 사건은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의 비극적인 면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바로 지난달 발생한 산시(陝西)성의 7개월 반 임신부 강제낙태다. 둘째를 임신한 이 여인는 4만 위안(약 720만 원)이라는 버거운 벌금을 내지 못하다 결국 강제낙태를 당했다. 기진맥진해 있는 산모 옆에 핏덩이 태아가 놓여있는 한 장의 사진은 전 세계의 많은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해외 언론의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유로 현지 정부가 이 부부를 매국노로 몬 사실이 나중에 알려져 공분을 더했다.
이런 고통과 비극은 지난 32년간 중국에서 다반사처럼 발생한 사건 가운데 하나다. 이 같은 실태에 관해 중국문제 및 인구문제 전문가 류중량(劉忠良)은 자신의 웨이보(중국식 트위터)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지난 30년간, 당국에 강제 파괴된 가옥은 4000만 채, 몰수되어 식육용으로 도살된 경작소도 3000만 마리, 그런데 강제로 난소적출 수술을 당한 여성은 무려 2억 명에 달한다. 그 중 1억 명의 여성이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2000만 명은 미혼 여성이다.”
류 씨에 따르면, 1983년 당시 낙태로 사망한 태아 수는 1473만 명이었고, 최근에도 연간 700만 건 정도의 낙태가 실시되고 있다고 한다.
둘째 출산은 부의 상징으로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 속에서 부자가 된 이들은 둘째를 낳을 경우 징수되는 벌금(최대 1억 5000만 원)을 간단히 납부해버림으로써 공공연하게 정책을 위반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중국에서는 둘째 아이 낳기가 부의 상징처럼 되어버렸다. 개혁·개방 이후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부호들에게 벌금제는 더는 통제 수단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둘째 혹은 셋째를 낳아 자신의 경제적 부를 과시한다. 난징(南京) 대학의 한 교수는 “과거 빈부 격차가 작을 때는 벌금제가 다산을 억제하는 효과적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부자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인식되면서 계층 간의 위화감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 농민과 빈민 사이에는 벌금을 내지 못해 호적에 오르지 못한 ‘헤이하이즈(黑孩子)’가 무려 1300만 명이나 된다. 지난해 5월 마젠탕(馬建堂) 중국 국가통계국장은 “제6차 인구 통계조사 결과 無호적자가 약 1300만 명이었고, 그 대다수는 정부의 한 자녀 정책을 어기고 태어난 경우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호적이 없으면 학교에 가지 못하고 기초적인 사회보장 혜택도 받기 어렵다. 정상적으로 자라나지 못한 이들은 장기적으로 사회 불안세력이 될 수밖에 없다.
계획생육국 공무원들은 단속할 때 군복을 입고 커다란 해머를 들고 다닌다. 이런 강압적인 한 자녀 정책은 이미 여러 차례의 집단적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우 씨 성을 가진 한 주민은 “계획생육국 공무원들은 마치 중일전쟁 때 일본군 침략자들 같다”며 “사람들이 벌금을 낼 형편이 안 되면 닥치는 대로 다 가져가고 집까지 때려 부쉈다”고 분노했다.
한 예로, 2007년 5월 장족 자치구 위린(玉林)시 보바이(博白)현에서 현지 주민 4만여 명이 한
자녀 정책에 반발해 집단시위를 벌여 유혈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한 자녀 정책은 또한 인구구조의 불균형(고령화)에 따른 미래의 불확실성을 증가시켰다. 초고속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가난한데도 먼저 늙어버리는 나라(未富先老)’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5년부터 노동인구가 매년 800만 명씩 감소해 급속한 노령화 사회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력의 감소는 곧 경제성장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한 자녀 정책이 빚어낸 문제는 보기보다 훨씬 심각하다. 노동생산 인구가 줄어들어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상실된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무수한 ‘非국민’들은 잠재적인 반정부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참담한 문제는 강제낙태 당한 3억이 넘는 아이들이 지르는 ‘원한의 비명’일 것이다.
미국 자유주의 씽크탱크인 케이토(CATO) 연구소의 스티븐 무어(Stephen Moore)는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은 스탈린, 히틀러, 폴포트의 학살, 마오쩌둥의 대약진과 동일시해야 한다”며, “20세기 최대 규모의 대량 학살행위”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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