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의 건강악화설이 언론에서 연속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정보 당국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국내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일 이후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한 전망도 내놓고 있는 등 다른 어느 때보다 김정일 건강악화설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정보당국은 올 해로 65세를 맞은 김정일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정보를 입수해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연합뉴스는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에 나온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설은 어느 때보다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의 정보당국도 비슷한 첩보를 입수해 남한 정보당국과 정보를 공유하며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일의 건강악화설에 대한 근거는 김정일이 지난 해보다 공개 활동의 숫자가 절반가까이 줄었다는 점, 그리고 작년 김정일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전 국가정보원장의 증언에 따른 것이다.
특히 김정일이 군부대 시찰시 정철, 정운 두 아들을 대동시키는 회수가 늘어나면서 후계설도 덩달아 확산되고 있다. 김정일의 유고시 북한 내 후계구도에 대해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일의 아들이 집권하기 보다는 집단 지도체제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CNA 연구소에서 해외 지도부 연구를 맡고 있는 켄 고스(Ken Gause) 국장은 " 북한의 향후 권력 구조는 힘센 인물들이 모여서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하는 집단지도체제가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김정일의 세 아들 정남, 정철, 정운 가운데 한 명이 명목상의 지도자로 나설 수 있지만,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아직까진 강력한 영향력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중 한 명이 지도자로 등극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일 사후에 북한의 군부와 보위부의 고위층 간부들을 비롯한 정권 내 핵심세력들은 일단 위기관리에 힘쓸 것이다. 그 후 그들 중에서 권력 다툼이 일어날 것이고 누군가가 정권을 장악하게 되겠지만, 자칫 이는 북한 정권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는 북한은 현재 과거 김일성이 아들 김정일에게 권좌를 이어줄 때처럼 특정 인물에게 권좌를 넘겨주는 후계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권력의 공백이 생기게 되는데, 북한 내 실세들 가운데 특히 영향력있고 힘센 인물들이 공백을 채우려고 시도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불안정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김정일이 아들 정철과 정운을 군부대 시찰 등에 데리고 다녔다는 보도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의미를 두고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일이 없었기때문에 김정일이 아직 힘을 쓸 수 있을 때, 군부와 보위부의 고위지도층으로부터 아직 힘이 미약한 자신의 아들들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기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김정일의 아들들은 고위지도층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이들의 후계구도가 정착하려면 군부 내 영향력 있는 실세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무엇 보다 이러한 사정을 잘 아는 김정일이 이에 따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23일 미국의 한국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국 조지아대학교의 박한식 교수도 김정일의 아들들이 후계자로 훈련받지 않았기 때문에 김정일 사후 북한은 군부 집단지도체제가 유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집단지도체제와 같은 주장은 북한의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나온 추측이며 북한은 여전히 아들 후계체제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북한 내부문제 전문가인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 일부에서는 김정일의 후계자로 언급되는 장남 김정남이 지난 2001년 일본에서 위조여권을 갖고 입국한 협의로 강제 추방된 뒤 아직 해외를 떠돌고 있어서 권력투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러나 여전히 김정남은 대남 대미 정보를 수집해 김정일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김정일은 김정남을 비롯해 둘째와 셋째 아들인 정철과 정운 모두를 차기 지도자로 삼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정일은 아들들 중 누군가를 후계자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한편으로는 이 같은 언론과 전문가들의 예상은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한다. 한국과 국제사회가 김정일 이후 맞게 될 북한의 권력 체계를 그리고 있을 때, 정작 북한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이 계속 남한 사회를 비난하는 행동들을 계속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방송은 한국이 신형 군함을 배치시켜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키고 친북 인터넷 웹사이트를 폐쇄시켜 남북 관계 진전을 방해한다면서 늘상 해오던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