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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새 최저임금 30% 인상’ 위헌 공방…그 해답은?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고시의 헌법 위배 여부 공개변론이 열린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뉴시스)

현 정부 들어 2년 새 30%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 인상이 위헌인지 아닌지를 놓고 13일 헌법재판소에서 공개변론이 열렸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측은 “재산권 및 자유권을 침해받았다”며 자유주의적 경제질서를 규정한 헌법에 어긋나므로 위헌이라 주장하고, 고용노동부 측은 저소득층 임금을 끌어 올리는 것은 이미 “사회적 논의가 무르익은 상태다”라는 의견으로 양측이 팽팽히 맞섰다.

이에 전문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모든 경제 문제를 논쟁하는 것은 꼬리가 몸통 흔드는 형국이라며,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문제해결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개변론의 청구인 측 전국중소기업·중소상공인협회(전중협) 대리인은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라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업종별로 차등 적용될 필요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또한 "최저임금 급격 인상은 국가 계획 통제 경제로 가는 일환"이며 "경제성장률, 소비자 물가지수, 노동생산성의 3~5배에 이르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기록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 측 대리인은 “영세 기업들을 위한 지원책이 마련돼 있다”며 저소득층 소득수준 향상과 소득분배라는 최저임금 제도의 목적상 최저임금에 차등을 두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맞섰다. 중소기업 보호·육성정책에 대해서도 "지난해와 올해 4차례 소상공인 지원 대책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나 상가 임대차 지원 등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개 토론은 양측 대리인들의 준비된 기조연설을 듣고, 학계와 실무 전문가들의 의견도 발표했으며, 헌법재판소 재판관과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어졌다. 전중협 측의 참고인으로 참석했던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양측 주장만 들었을 뿐 상호 의견을 검증할 충분한 토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교수는 "영세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과 수익성, 그리고 고용의 비중을 무시한 인상이 사업자들의 경제적 자유와 재산권을 심대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경제 통계들이 증명한다"며 "2018년, 2019년에 적용한 최저임금은 인상 폭이 과격해 경제적 약자들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크게 박탈했다"고 지적했다. 준비 기간 없이 급진적으로 최저임금이 인상돼 사업자들이 자신의 영업권과 사업의 재산권을 보호할 시간적 여유마저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13일 SBS 아침 토론 채널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되는 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꼬집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의를 맡는 전문위원회 의원이 사용자를 채용해 보지 않는 관료 출신과 중소기업 고려하지 않는 대기업의 강성노조 대표들로 구성되다 보니, 소상공인의 실정을 제대로 모른다고 지적했다.  또한 2018년 최저임금 결정 당시 김영주 전 노동부 장관은 노동운동 출신의 좌 편향 의원만을 등용해 균형을 잃은 결정이 나올 수밖에 없었음을 덧붙였다.

정부 측 참고인으로 나선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고용효과를 뒷받침할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인상과 임금 불평등 축소, 저임금 계층 축소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은 지난 대선 때 4명의 대통령 후보가 내걸었던 공약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의 대표정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내세워 이것으로 경제 모든 문제를 논쟁하는 것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국’으로 논의의 중심을 최저임금으로 놓고 해법을 잡는 것은 조심해야 할 접근법이라고 전문가는 충고했다.

공공부문이 사회적 서비스에서 돌파구 열어야 민간 일자리도 창출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ILO(국제노동기구)에서 한국인 최초 고용정책국장이 된 이상헌 박사는 세계가 인정하는 노동∙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제네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국장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R&D(연구∙개발)나 혁신으로 생산성을 향상하자’는 것은 공통된 방향이지만, “여기에 소득분배개선으로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하자는 내용은 전혀 새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책집행 과정에서 최저임금 인상만 부각되고, 반드시 수반해야 할 경제 구조 개선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국장은 또한 “민간부문이 독자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능력은 굉장히 제한적"이라며 "공공부문이 사회적 서비스에서 돌파구를 열어야 민간부문이 들어갈 길도 열린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사의 자유’는 노조할 권리 넘어 ‘취약계층 목소리를 인정’하는 길

노동자 조직 문제에 대해서는 " 대기업 노조나 기존 노조를 어떻게 좀 더 진보하느냐는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비정규직이나 취약계층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정 모두 비정규직 보호에 공감하면서도 왜 이들에게 목소리를 낼 장치는 만들지 않느냐"며 "그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기 전에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말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우리 정부도 비준 절차에 들어간 4개의 ILO 핵심협약 가운데 '결사의 자유(제87호·제98호)'를 국내에서는 주로 '노조를 설립할 권리'로 해석한다. 이 국장은 이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 "이는 대기업 노조에 더 힘을 실어주자는 수준이 아니라, 취약계층이라도 누구나 단결·조직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이나 취약계층도 다양한 형태의 열린 조직을 스스로 조직해 자신의 노동조건을 협상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도 최저임금을 7530원, 2019년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결정했고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로 확정됐다.

헌재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 헌법에 위배되는지에 대한 최종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은구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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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공개변론#헌법재판소#국제노등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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