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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칭롄 칼럼] 미중 관계, 위험지대로 진입하고 있다
2018년 9월 18일 캘리포니아 주 샌페드로의 로스앤젤레스 항에서 트럭들이 선적 컨테이너를 운반할 준비를 하고 있다(Mario Tama/Getty Images)

14개월에 걸친 미중 무역협상이 마침내 만족스럽게 마무리되려는 시점에 베이징은 놀랍게도 모든 주요 합의사항들을 원점으로 돌려버렸다. 물론 이 일은 워싱턴을 엄청나게 분노케 했다. 이어진 관세 인상 조치와 더불어 미중 관계 전반도 위험지대로 향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과 싸우기 위해 잠재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방안이 몇 가지 있다. 상무부가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고, MSCI에 중국 A주를 신흥시장지수에서 제외하도록 압박하며, 블룸버그-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지수를 압박해서 중국 국내 채권을 글로벌채권종합지수(GBAI)에서 배제하도록 하는 것 등이다. 이런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미중관계 악화 상황을 반영한다.

2018년 미국 '구세주'들이 구원한 중국

한 나라의 통화가치 하락과 다른 나라의 관세 인상 사이의 역학관계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는 고급 통계 모델을 확립해야 하는데, 이는 전문지식과 많은 시간을 요한다. 이 글은 위에서 언급한 두 번째 조치, 즉 중국 A주를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배제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 전개한다.

미중 무역전쟁 시작 직후 MSCI와 FTSE러셀은 2018년 6월 중국 A주를 지수에 포함했다. 이어서 블룸버그-바클레이즈가 고정수입 글로벌종합지수에 중국의 채권과 정책은행 증권을 포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으로 중국에 외국 자금이 유입돼 중국 자본시장이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필자는 2019년 3월 25일 트윗에 밝혔다. "중국은 2018년 경제 전망이 상당히 암울해 보일 때, 뜻하지 않게 두 명의 구원자들을 만났다. 구세주 1위는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고 하원을 되찾을 기회를 노리던 민주당이었다. 2위는 세계 탑 글로벌지수 업체들로, MSCI와 FTSE러셀이 공식적으로 중국 A주를 지수에 포함시켰다.”

지난 4월 1일 블룸버그-바클레이즈는 계획대로 발표했는데, 포함된 채권은 중국 국채와 국책은행 채권이다. 그것은 중국 자본시장에는 아주 좋은 소식이었고, 시진핑이 무역협상 합의를 깰 수 있게 한 자신감의 원천 중 하나로 작용했다. 블룸버그의 도움으로 위안화는 달러, 유로, 엔화에 이어 네 번째로 큰 통화가 됐다.

3대 지수 제공업체의 국제적 인지도 덕분에 일반적으로 중국 국내 투자자들이 불신하는 중국의 A주와 채권이 국제적으로 공인한 것처럼 됐다. 블룸버그의 발표만으로도 중국의 13조 달러 채권시장에 수십억 달러를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신의 손'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1996년 내놓은 책 <마켓 언바운드: 고삐 풀린 글로벌 자본>에서는 금융평가기관(지수 메이커 포함)이 휘두르는 힘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세계 자본시장이 주권국가에 강한 힘을 갖고 있어 주권국가의 자본시장 지배력은 약화하고 있다. 자본시장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 자본의 흐름을 통제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주권국의 운명은 물론 통화와 금융 정책을 통제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출판된 직후인 1997년 아시아에서 경제 위기가 발생하자 빌 클린턴 대통령의 고문인 제임스 카빌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환생이 가능하다면 대통령이나 교황이나 타율 4할대 야구 타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채권시장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다. 모두를 위협할 수 있다. 물론 신용평가사의 감독관처럼 채권 가격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몇 년 후, 토마스 L. 프리드먼은 자신의 저서 <세계는 평평하다>에서 신용평가기관을 현대 사회의 두 강자 중 하나로 묘사했다. 미국과 무디스가 그것이다. 프리드먼은 "전자가 폭탄으로 당신을 파괴할 수 있다면, 후자는 신용등급을 낮추어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그 둘 중 어느 쪽이 더 치명적인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구의 신용등급 변화가 베이징의 분위기를 뒤흔들 수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더 높은 등급을 받으면 공산당 정권에 새로운 칼을 쥐여주게 되는 반면, 등급이 낮아지면 베이징은 좌불안석이 된다. 예를 들어 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기관이 2017년 중국의 신용등급을 낮추자, 중국은 다수의 상위 평가사를 상대할 할 여력이 없어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했다. 모건스탠리는 5월 7일 중국 4대 은행의 자산 등급을 '오버웨이트'에서 '이퀄웨이트'로 하향 조정했다. 은행 4개 중 2개는 발표 직후 주가가 하락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양대 신용평가사인 S&P와 무디스는 세계 신용등급 업계를 장악하고 있고 MSCI와 블룸버그는 금융시장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강력한 조직들의 지원을 받아 중국 자본시장은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2018년에는 외국 자본의 순유입이 약 1000억 달러에 달해 신흥 시장 전체 유입의 80%를 차지했다. 2019년 1분기에는 후강퉁과 선강퉁을 통해 186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중국 증시에 유입돼 2018년 동기 대비 약 3배에 달했다.

4월 10일, 중국은행(BoC)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38억 달러의 복수통화표시채권을 발행했다. 이 채권은 달러, 유로, 위안화, 홍콩 달러, 마카오 파타카 등 5개 통화로 발행됐다.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유로존의 대규모 경제권에서 참여한 45%를 포함해 유럽 투자자들이 유로화표시채권 투자자의 83%를 차지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유럽 국가들을 압박해 어느 한 편을 선택하도록 했다고 아직도 주장하고 있다. 사실 유럽 국가들은 오랫동안 그들 편에 섰다. 미국이 1980년대 일본과의 무역전쟁에서 했던 것처럼 또 다른 플라자 협정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모아 미국에 협력하라고 할 수는 없다. 심지어 미국은 미국 신용평가사들에 중국의 신용등급 변경을 연기하라고 강요할 수조차 없다. 중국 당국이 이들 미국 신용평가사들부터 받은 인정과 권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

트럼프의 펀치는 얼마나 위력적인가

중국은 거의 30년 동안 ‘기술 시장’ 게임을 펼쳐왔지만, 주요 전술은 ‘구걸, 빌리기, 도둑질’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해 중국 시장이 필요했고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 이후 반테러 캠페인을 위해 중국의 협조가 필요했다. 오바마 대통령 시기에는 중국에 미국의 지적 재산을 훔칠 기회를 많이 주었다. 마침내 이 모든 문제를 고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됐다. 그런데 방향 전환이 너무 급격하다고 (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모든 무임 승차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MSCI와 블룸버그를 진짜 압박해 중국 주식을 글로벌 지수에서 쫓아낼 수 있다면 중국에 큰 타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적의 자본 유치 능력을 약화하는 것은 전면적인 금융전쟁에 앞선 전초전이다. 반면 중국 관영매체들이 자랑해온 희토류 전략은 그야말로 허세일 가능성이 크다. 미 국방부는 희토류가 레이저, 레이더, 음파탐지기, 야간투시경, 미사일, 제트엔진, 장갑차를 위한 특수강 제조 등 미국의 무기체계에서 필수 원료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낮다. 미 국방부는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중국의 희토류 금속 수출량의 3.8%만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게다가 중국은 작년부터 가장 큰 희토류 광석 수입국으로 바뀌었는데, 미국이 최대 공급자 중 하나다.

그러나 미국이 공격을 펼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록 국가 최고 통수권자지만, 미국의 신용평가회사들을 부드럽게 압박할 수 있을 뿐 중국을 공식적으로 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한 신용평가업체에 어떤 '전문적' 결론을 내리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

여기서 필자의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S&P가 2011년 8월 5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추가 하락을 경고했던 ‘사건’이다. S&P는 또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을 AA-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연방정부가 AAA보다 낮은 등급을 받은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무디스는 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긴 했지만 실제로 낮추지는 않았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전쟁'을 격화하겠다고 서로 위협하고 있지만 그 수준은 다르다. 미국 쪽에서는 트럼프의 트윗이나 고위 관료들을 통해서 한다. 그러나 중국 쪽에서는 인민일보, 신화사, 그리고 런정페이 같은 관심 인사들의 목소리는 나오는 반면, 최고 지도자와 정권 고위 관계자들은 신비스러울 정도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냉전시대 소련의 '크렘린' 못지않게 중난하이의 속마음을 외부에서는 알 수 없다. 시진핑이 희토류 광산을 방문하자 '희토류' 수출 금지로 보복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시 주석이 홍군대장정 기념비에 꽃바구니를 놓고 '새로운 장정 준비’를 요구한 것은 무역전쟁에서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됐다. 중국의 정치 체제하에서는 모든 기업이 중국공산당에 복종한다. 당 지도자가 직접 이끄는 무역전쟁 와중에 어떤 개별 기업도 감히 적을 돕지는 못할 것이다.

필자는 시 주석은 트럼프가 다음 선거에서 패해 미·중 관계가 민주당이 백악관을 책임지던 시절로 돌아가길 바라는 희망에서, 그리고 충분한 정보와 효과에 대한 확신 속에서 '지연 전략(다음 기사에서 상세히 기술함)’을 이어가고 있다고 본다.

그런 전략을 명확히 읽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협상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만 밝힐 수 있다. 2020년 미국 선거에 대한 전망이 지금보다 더 명확해질 때까지는 협상이 계속된다 해도 아무 결과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때까지 쌍방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위험지역 방향으로 조금씩 기울게 될 것이다.

허칭롄(何清漣) 재미 중국경제사회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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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관계#무역협상#무역전쟁#사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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