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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권문제’ 제기...中 최대 아킬레스건 될까미·중 패권 전쟁, 인류 보편적 가치 규범 회복 기대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1월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국빈만찬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THOMAS PETER/AFP/Getty Images)

미·중 정상회담이 3월 말에서 4월 말로 연기된 것을 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노딜’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 나돌 만큼 중국의 입지가 좁아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래리 쿠들로 이사는 14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기를 두려워한다고 주장했다. 외신들도 양국 정상회담이 늦춰진 것을 두고 실무 무역협상에서 이견차를 좁히는 데 중국이 더욱 주력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의 ‘노딜’이 중국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자 국제사회는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세계은행, OECD, IMF 등 글로벌 주요 경제기구들은 미·중 무역전쟁을 2019년 글로벌 경제성장을 저애하는 최악의 리스크로 지적했다. 그들은 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무역전쟁을 촉발한 미국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예견하며 미·중 간 빠른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사실 미·중 쌍방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상태에서 무역전쟁을 하면 중국 경제에 대한 타격만 아니라 미국의 실물 경제도 적지 않은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도 미국은 무역협상에서 타협은커녕 중국 측이 수용불가라고 하는 부분까지 협상을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경제 위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중국을 작정하고 몰아붙이는 것은 경제적 측면만 아니라 세계 패권전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미국은 미국민이 겪게 될 경제 리스크를 완화하는데 주력했다.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로 일자리를 완전고용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기업실적을 개선하는 등 자국민들의 주머니를 튼실하게 함으로써 중국산 저가 소비재에 익숙한 소비습관에 미칠 충격을 완화시켰다.

이에 비해 중국은 그간의 고속성장 과정에서 파생된 악성 기업부채, 대량실업 등 해결해야할 현안이 즐비한 상황에서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관세’ 폭탄을 맞았다. 대미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무역구조에서 ‘관세’는 중국의 자존심을 무력화 시켰다.

그해 8월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지적재산권 보호, 강제기술 이전 금지, 사이버 절취 금지,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등 53개 요구 사항을 제시하며 즉각 이행을 촉구했다. 중국은 53개 항목을 142개 세부항목으로 재분류해 그 중 90여개에 대해 수용하거나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주로 미국의 농산물, 공산품, 에너지 수입을 늘이겠다는 약속이었다.

미국은 정작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빠졌다며 합의를 거부했다. 이어 예견해 온 2000억 달러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중국은 그해 11월 자신들이 제시한 142개 무역 협상 항목 중 ‘수용가능’ ‘협상가능’ ‘수용불가’ 방침을 재조정해 전달했다.

중국은 무역수지 불균형을 시정하는 조항으로 미국의 농산물, 공산품, 에너지 수입은 대부분 수용했다. 하지만 중국의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는 지적재산권 보호, 중국 진출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제, 사이버 절취 행위 금지, 중국의 서비스 시장, 통신장비, 자동차, 농산물 및 바이오 시장 확대 등은 협상 가능 항목으로 분류해 여지를 남겼다. 그리고 중국의 핵심 전략인 ‘중국제조 2025’ 산업정책과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지 등은 수용불가 입장을 견지했다.

중국의 협상안에 트럼프 대통령은 ‘3~4개의 주요한 사안이 빠져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합의를 거부했다. 이는 중국이 추진하는 핵심 전략 ‘중국제조 2025’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이익을 직접 침해하는 부분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이 제시한 142개 합의안을 거부했고 전면전으로 치달을 것 같았던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해 12월 초 미·중 정상 간 합의하에 올해 2월 말까지 잠정 중단됐다. 하지만 미·중 정상 간 만남이 4월 말로 늦춰지면서 무역 협상은 현재 진행 중이다.

많은 전문가는 미국이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한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방치하면 국가주도하에 발전하는 중국 경제를 따라잡을 수 없으므로 미국이 이를 차단하려는 게 무역전쟁의 핵심 이유라는 것이다.

미국 국립과학위원회도 지난해 2월 ‘중국의 R&D 투자가 2018년 말에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갤럽조사에서도 미국민은 20년간 세계 최고의 경제 강국으로 중국을 꼽았다. 미국민의 이런 인식은 2008년 이후 줄곧 유지되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경제 강국을 미국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면서 중국 44%, 미국 42%로 근접해 있다. 미국민이 그만큼 중국의 경제 성장 잠재력을 인정해 온 것이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 기술굴기 프로젝트를 위해 자국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중국 진출 외국기업에는 핵심기술 이전을 강요·압박했다. 또한 외국 디자인을 훔치는 등 제품 저작권을 무시하고 외국 기업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전체주의적 전횡 시스템으로 고속성장을 주도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겸 국가무역위원장인 피터 나바로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번 돈으로 군사력을 강화하고, 미국의 첨단기술 절취, 환율 조작, 중국 진출 기업에 기술이전 강요, 일대일로 확장 등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을 더는 간과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사사건건 부딪치는 미국 민주당도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의 세계 최고 기술경쟁력을 중국에 빼앗길 수 없다는 시각이 미국 주류가 일치돼 있어 중국이 사실상 항복할 때까지 미·중 무역전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중국을 향한 미국의 공격이 무역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조짐이 부각되고 있다.

그간 무역을 통한 중국의 개방 정책은 인권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협조 체제와는 별도로 진행돼 왔다. 이로써 중국 내 발생하는 심각한 인권문제들이 공공연한 것인 줄 알면서도 국제사회는 거대한 중국 경제 시장을 의식해 공론화를 꺼려왔다.

중국의 인권 문제, 체제 위협하는

인권은 국가와 민족을 초월하는 인류 보편적 개념으로 특정 국가에서 인권이 무시될 경우 국제사회는 그 책임을 부여받게 된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국제적으로 인권을 수호하고 장려할 책임을 국제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나라다.

미국과 중국 또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인권을 수호하고 장려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미국은 지난해 6월 유엔인권이사회(UNHRC)를 탈퇴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탈퇴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편견들로 가득 찬 인권이사회는 오랫동안 인권 유린자들을 보호해 왔다”며 탈퇴 이유를 설명했다. 헤일리 대사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유린해 온 베네수엘라, 중국, 쿠바 등이 이사회 회원국이라고 지적하며 인권유린을 보호한 국가로 지목했다. 폼페이오 장관 또한 인권이사회를 ‘파렴치하고 위선적’이라고 비난하며 미국과 뜻을 같이 하는 국가와 종교 자유 등 인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중국 정부가 가장 꺼려하는 인권문제를 의제로 다뤘다. 특히 지난해 미 국무부가 발표한 ‘국제종교자유보고서’ 전문을 중국주재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 홈페이지에 공개함으로써 중국에서 자행되는 종교 탄압 등 인권유린 상황을 중국민이 보게 했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인권보고서를 발표하며 “미국민의 피에 종교의 자유가 흐른다”면서 “종교적 자유를 촉진하는 것은 트럼프 정부의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유엔인권이사회를 탈퇴해서라도 참혹한 인권유린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과 같다.

인권문제를 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확실히 예전 행정부와는 다르다. 2009년 오바마 행정부의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을 방문하면서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밝혀 미국이 국제사회의 인권문제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힐러리 장관의 침묵은 중국 정부가 소유한 미국 채권 때문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미 국무부 소속으로 전 세계를 누비는 브라운백 종교자유대사는 지난 8일 홍콩 외신기자클럽에서 파룬궁 수련자를 비롯해 종교 신앙자에 대한 박해 중지를 요구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홍콩에 이어 11일 대만을 방문해 중국이 종교 자유를 허용해야 대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중국 정부에 종교 자유를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또 13일(현지시간) ‘2018년 국가별 인권 보고서’를 통해 소수민족 박해와 시민 탄압 등 1930년 이래 최악의 인권 상황을 조성한 중국 당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이슬람 소수민족을 상대로 지난 한 해 동안 저지른 탄압은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1999년부터 중국 내 파룬궁 수련자들을 상대로 한 대대적이고 참혹한 박해 상황과 이들을 변호하던 가오즈성 변호사의 실종사례도 언급했다.

중국 당국은 종교 탄압 등 인권문제를 제기하면 ‘정치적으로 중국을 위해하려는 불순한 의도의 내정 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이에 대해 인권운동가들은 ‘중국 측 주장대로 내정 간섭이라고 검증하기 위해서는 과연 중국에서 어떠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가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 체제하에서 가해지는 고문과 살해 등은 어떤 이유로든 합리화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권 정책은 지난해 10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허드슨 연구소 연설에서도 뚜렷이 확인됐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7년간 GDP가 700% 성장한 중국이 고전 리버럴 원칙에 따라 “사유재산, 개인 자유, 종교 자유를 포함해 인권전체가 확대될 것으로 믿었지만 그 믿음은 충족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 정부는 국민을 보다 광범위하고 깊숙하게 감시·통제하는 국가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2020년까지 조지 오웰이 그린 통제국가를 만들어 인간 삶을 모든 측면에서 통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국 국민을 억압하는 국가는 더는 발전하지 못한다”면서 중국이 진정한 개혁·개방으로 자유 민주국가에서 누리는 공동 번영의 길로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미중 패권 전쟁의 결과로 인간이 누려야할 가장 기본적 가치인 '자유, 민주,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그래서 인류 보편적인 규범과 가치가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하는 기대감은 순진한 발상일까?

공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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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무역협상#패권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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