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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멍완저우, 미중 간 ‘스파이 브릿지’ 건널 수 있을까?
얼마 전 멍완저우(孟晚舟) 중국 화웨이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캐나다 경찰에 체포됐다. (대기원  자료실)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인 멍완저우가 제재를 위반하고 이란에 설비를 판매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캐나다 경찰 당국에 체포된 그녀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미국으로 인도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최근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에 중국 스파이가 여러 명 연루돼 있지만, 중국 외교부는 오직 멍완저우에 대해서만 항의를 하고 있다. 중국이 최근 많은 고급 스파이를 잃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중국 외교부의 항의는 냉전 시대 당시 서방과 소련, 동유럽 등 사회주의 국가끼리 스파이를 교환하는 ‘스파이 브릿지(Bridge of Spies)’를 연상시킨다.

각국 정부의 ‘자산(asset)’과도 같은 스파이

첩보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들은 정보 당국이 스파이를 부를 때 ‘자산’의 뜻을 가진 ‘asset’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스파이는 옛날부터 적군과 아군이 서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일종의 도구로서 평화롭던 시기에는 서로의 경제 정보를 정탐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각국 간의 스파이 교환은 역대로 스파이 종사자의 신변 안전과 사기(士氣) 유지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미국, 영국, 러시아 등 국가는 스파이를 모집할 때 케임브리지, 하버드, 매사추세츠 등 명문대의 엘리트 중에서 선발한 후 전문적인 훈련을 한다. 만약 스파이가 실수로 체포될 경우 국가 기밀을 지킬 수만 있다면 스파이를 보낸 국가에서는 모든 수단을 통해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데려온다. 하지만 스파이를 체포한 국가 역시 교환 가치를 따져  최대 이익을 볼 수 있을 때 거래를 하려 한다.

냉전 시대 당시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 체포한 스파이를 교환하는 일이 잦았다. 하펠(Havel)강을 가로질러 베를린과 포츠담을 잇는 글리니케 브리지(Glienecke bridge)는 냉전의 양 당사자가 여러 차례 스파이를 교환했던 장소로, ‘스파이 브리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2004년 필자가 독일에 갔을 때 이곳을 방문했는데 당시 매우 고요하고 강변에는 인적조차 없었다. 만약 이곳에서 세계 3대 스파이 교환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몰랐다면 그저 평범한 교외지역의 다리로 보였을 것이다.

‘스파이 브리지’는 사실 하나의 상징적인 장소일 뿐 대부분 스파이 교환은 이 다리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비교적 유명한 사건을 예로 들면 미국과 러시아의 스파이 교환 사건을 꼽을 수 있다. 교환 대상은 미녀 스파이 안나 채프먼(Anna chapman) 등 십여 명의 러시아 스파이였다. 탈레반도 이 스파이 교환 방식을 모방해 군대 규정을 위반한 미국 탈주병을 탈레반의 ‘꿈의 부대’ 소속 주요 부대원과 맞바꾸었다.

중국 경제 스파이의 ‘인민전쟁’

중국에서는 ‘인민전쟁’이란 말이 있다. 이는 마오쩌둥과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찬탈하는 과정에서 발명한 일종의 군사투쟁 전략이자 동원 체제이다. ‘인민전쟁’의 핵심은 군중을 동원해 군대를 지원하게 하는 것으로, 그 효과가 매우 좋다. 공산당은 정권을 수립한 후에도 계속 같은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대미 스파이 활동에서도 여전히 ‘인민전쟁’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학하거나 체류 중인 사람 중 만약 정부 당국에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아마 당국이 만남을 요청할 것이며 애국심을 이유로 여러 정보를 수집해 관련 기관에 보고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은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마치 ‘방 안의 코끼리’처럼 중국인은 물론 미국인도 다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오직 중국 정부만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올해 ‘중화인민공화국정보법’ 제7조를 내놓고 나서야 ‘모든 기관 및 국민은 반드시 법률에 따라 국가의 정보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국가의 정보활동을 비밀에 부쳐야 한다. 또한, 국가는 정보활동에 협조하는 개인 및 기관을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중국이 정보전에서 국민을 이용한 ‘인민전쟁’을 펼칠 것이라고 전 세계에 선포한 것과 같다.

미국은 이를 이미 인식하고 있었다. 1996년 미국은 ‘경제 스파이법(Economic Espionage Act, EEA)’을 통과시켜 처음으로 ‘상업 기밀 혹은 지적재산권 등 무형의 재산을 절도하는 행위’를 범죄로 간주한다고 규정했다.

미국 사법부의 가이드북에 따르면 경제 스파이 범죄가 성립되려면 4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피고인이 상업 기밀 소지자의 허락 없이 정보를 취득, 파괴, 전파하는 경우(1), 관련 정보가 특정인에게 독점권이 있는 경우(2), 관련 정보가 상업 기밀인 경우(3), 피고인의 행위가 다른 나라 정부 및 기관 대리인의 이익을 위해 행해지는 경우(4)가 그것이다.

EEA가 마련된 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크리스토퍼 콕스(Christopher Cox) 공화당 상원 의원이 ‘콕스 보고서’라고 불리는 기밀문서 초안을 작성했으며, 1998년 6월 18일 표결에 부쳐 ‘409대 10’이란 압도적인 표 차로 가결해 특별위원회를 설립했다. 해당 위원회의 임무는 기술 및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됐는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술은 기존의 핵무기, 대륙간탄도미사일 또는 기타 대량파괴무기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는 중국이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미국에서 대규모 스파이 활동을 펼쳤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정보를 수집할 때 전문 인력이 아니라 학자 파견, 학술 교류 행사, 과학기술계 또는 비밀 첩보기관에 종사하는 재미교포, 기자 등 여러 가지 수단을 이용한다. 중국에서 ‘천안문 사태’가 벌어지고 있을 때 미국이 선포했던 경제 제재 중단으로 미중 양국의 교류가 다시 정상화 됐다. 하지만 미중 간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는 미국 학계, 상업계, 과학기술계가 이 보고서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으며, 일각에서는 심지어 이를 두고 ‘매카시즘’이라며 비난했다. 

미국 국내 사회의 커다란 압박 끝에 콕스의 보고서는 결국 방치됐다. 그 후 20년 동안 빌 클린턴, 조지 워커 부시, 버락 오바마 정부를 거치면서 미중 관계는 줄곧 ‘중요한 경제 협력 동반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 ‘중요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사이를 오갔다. 체포된 중국인 경제 스파이와 그들이 가담한 대규모 스파이 활동과 비교해 보면 실제로 많은 편이 아니다. ‘피드케이스(Fedcase)’라고 불리는 공개 데이터베이스는 1997년 이후 공개된 EEA 사례를 기록했다.   

2017년 말 현재 180건의 경제 스파이 및 상업 기밀정보 절도 사건 중 최소 55건이 중국 국민 또는 미국 국적의 화교가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 1997년에서 2008년까지는 연평균 최소 3건, 2009년에서 2015년까지는 최소 4~6건이 연루됐다. 현재 19건이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으며, 해결된 사건 중 최소 9건이 사전에 소송이 취하되거나 무죄판결이 났으며, 다른 3건은 감형됐고, 약 88%의 사건은 유죄판결이 났다.

스파이 보호에 여전히 소극적인 중국

중국은 해외에서 펼치고 있는 스파이 활동에 대해 인정한 적이 없으며, 중국 스파이가 체포된다고 해도 교환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중국은 자국의 스파이를 보호하지 않고 있으며 체포된 스파이의 신변 안전을 포기해버린다.

앞서 언급한 올해 제정된 ‘국가정보법’ 제7조의 관련 내용은 중국 정부가 자국민이 해외 스파이 활동에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볼 수 있다. 멍완저우가 캐나다에서 체포되고 난 뒤 중국 정부는 스파이 구출 활동의 일환으로 캐나다 정부에 그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거세게 항의하거나 요구한다고 해서 멍완저우를 구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미국과 같은 강대국에 체포됐다 할지라도 스파이를 구출할 방법은 있는데, 상대국의 스파이를 풀어주고 맞바꾸는 ‘등가교환’이 유일하다. 단순히 미중 간 ‘스파이 브릿지’를 개통해 스파이를 교환한다고 해서 멍완저우를 구출해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얼마나 많은 ‘비장의 카드’를 가졌는지가 그의 구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올해 미국 당국에 체포된 중국 스파이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10월 벨기에에서 미국으로 인도된 장쑤성 쉬옌쥔(徐彥君) 국가안보청 부청장, 12월 캐나다 당국에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CFO, 12월 1일 자살한 스탠퍼드 대학교수 겸 물리학자인 화교 과학자 장서우청(張首晟)이다. 그리고 이 명단의 이름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엔지니어 주임으로 일하고 있는 화교 정샤오칭(鄭小清)은 상업기술 기밀정보 절도로 FBI에 체포됐다. 

그 후 해외에서 미국 법 집행 당국이 미국의 과학기술을 빼돌린 재미 중국 학자와 엔지니어에게 이에 상응하는 조처를 하거나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중국에 선발돼 많은 대가를 받는 과학기술계 인사로 ‘천인(千人)계획’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미중 화교 학자들은 ‘천인계획’이 이미 FBI의 감시를 받고 있으며 이 계획에 투입된 화교 엘리트들이 현재 불안에 떨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스파이 교환’은 말 그대로 스파이를 서로 맞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중국이 중국에서 활동 중인 미국의 다국적 기업 총수 같은 사람을 체포해 맞불을 놓으려 한다면 멍완저우를 구출해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악화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 정부의 손엔 미국과 교환할 수 있는 스파이가 없다. 뉴욕타임스의 2017년 5월 22일 자 보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 말까지 중국 정부가 중국 내 미국중앙정보국(CIA) 스파이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파괴했으며, 2년 동안 열 명 이상의 스파이를 살해하거나 체포해 향후 수년간 미국의 정보수집 업무를 마비시켰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스파이를 감금하지 않고 살해한 이유는 아마 해당 스파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식과 연관돼 있을 것이다. 해당 보도에서는 그 스파이는 대부분 중국 정부 내부 인사였거나 심지어 비밀 첩보기관에서 일하던 중국인이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입장에선 이들이 국가의 이익을 팔아넘긴 매국노였기에 죽여야 마음속의 한을 풀 수 있었다. 하지만 훗날 스파이 교환용으로 남겨둘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첩보전에서 중국이 사용한 ‘인민전쟁’은 수년간 큰 효력을 발휘했다. 멍완저우가 체포되고 장서우청이 자살한 사건은 많은 스파이에게 ‘토사구팽’을 우려하게 만들었다. 중국 당국은 어쩌면 장서우청에게 ‘영웅’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위로의 마음을 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멍완저우 사건은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비록 중국이 최선을 다해 구출하겠다는 뜻을 표명할지라도 멍완저우가 과연 ‘스파이 브릿지’를 건널 수 있을지에 대해선 중국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허칭롄(何清漣) 재미 중국경제사회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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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멍완저우#스파이#첩보전#인민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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