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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권력이 만든 거짓말, 지록위마(指鹿爲馬)
  • 강병용 객원기자
  • 승인 2018.11.22 07:53
사진=셔터스톡

최근 모 정치인이 인용해서 유명해진 고사성어가 있다.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한다’, 즉 ‘지록위마(指鹿爲馬)’가 그것이다.

指 가리킬지 / 鹿 사슴 록 / 爲 할 위 / 馬 말 마

원래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른다’는 의미지만 요즘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들어 강압적으로 인정하게 한다’는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이 말은 진(秦)나라 말기 권세를 휘둘렀던 환관 조고(趙高)와 관련된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그 이야기를 살펴보자.

중국을 통일하고 최초의 황제로 즉위한 진시황. 그가 나이 50이 되던 해, 병으로 몸져눕게 된다. 그는 아들 부소(扶蘇)를 태자로 지명하는 유서를 환관 조고에게 맡긴다. 그런데 조고는 유서를 조작하여 부소 대신 막내아들 호해(胡亥)가 황제로 즉위하게 했다. 이후 조고는 호해를 향락에 빠지게 만들고, 정치적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승상 이사(李斯)를 모함에 빠뜨려 제거했다. 그리고 자신이 승상의 자리에 올랐다.

모든 권력을 손에 쥔 조고는 황제의 자리까지 탐하게 된다. 그는 대신들 중 자신에게 반기를 들 사람을 가려내고 싶었다. 그래서 하루는 사슴 한 마리를 황제에게 바치며 “이것은 매우 귀한 말이옵니다. 황제를 위해 어렵게 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황제는 “그건 사슴이 아니오? 사슴을 가리키며 어찌 말이라고 하는 것이오?”라며 껄껄 웃었다.

조고는 “아닙니다. 이것은 분명 말입니다”라며 대신들에게 “그대들이 대답해 보시오. 이게 말이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조고의 위세에 눌려 말이라고 대답하거나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몇몇은 사실대로 사슴이라고 말했는데, 이들은 나중에 조고에 의해 제거당하고 말았다. 이후 그 누구도 조고의 말에 거역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후 조고는 호해를 제거하고 황제에 오르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부소의 아들 자영(子嬰)을 황제로 옹립했다. 조고는 자영 역시 자기 뜻대로 휘두를 생각이었으나 오히려 자영에 의해 처형당하고 만다. 그리고 얼마 후 진나라도 멸망했다.

이 이야기는 사마천의 《사기(史記)》 중 〈진시황 본기(秦始皇本紀)〉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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