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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이 만드는 '음식 갈망'...근본적인 해결책은?
  • 코난 밀너(Conan Milner) 기자
  • 승인 2018.11.07 09:34
음식에 대한 갈망은 감정과 미생물이 함께 만들어낸 복잡한 메커니즘의 산물이다. 하지만 정크푸드를 향한 건강하지 못한 음식 갈망으로 고군분투하는 사람은 아래 소개될 방법을 활용해보자.(셔터스톡)

배고픔은 먹으라는 신호다. 우리에게 선천적으로 장착된 이 생물학적인 신호는 우리를 살아있게 한다.

하지만 음식 갈망은 위안을 위한 절규다. 쿠키도우 아이스크림, 치즈프라이, 콜라, 혹은 자극적인 맛과 향을 지닌 다른 여러 가지 음식의 형태로 찾아온다.

배고픔도 섬세한 센서지만 여러 가지 음식으로 채워질 수 있다. 하지만 음식 갈망은 특정 음식을 먹을 때까지 사그라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음식 갈망은 너무 강력하게 찾아오기 때문에 우리의 판단을 흐리고 의지를 꺾을 수도 있다.

최악인 것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갈망하는 음식들이 우리 몸에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 음식이라는 사실이다. 사탕, 탄산음료, 과자 등 우리 중 대다수가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좋아했던 이 음식들은 현대의 고질병인 비만, 수면 무호흡증, 당뇨병, 심장질환, 암의 주원인이라는 것이 압도적인 정설이다.

하지만 우리 몸이 생존을 추구하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이라면, 어째서 균형 잡힌 식사만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일까? 어째서 몸에 안 좋은 걸 뻔히 알면서도 그런 음식들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일까?

도파민을 위한 ‘먹기’ 행위

워싱턴주 벨뷰의 자연의학과 의사 엘레나 진코프에 따르면, 우리가 음식을 먹는 행위는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몸이 원하는 정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함이다.

진코프 박사는 “이런 식습관은 10초 정도의 기쁨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매우 파괴적인 행위다”라고 밝혔다.

진코프 박사는 최근 출간한 자신의 저서 ‘크레이브 리셋(Crave Reset)’을 통해 음식 갈망 그 이면의 심리학 및 생리학적 측면을 다루며 정크푸드 중독을 끊어낼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한다.

갑작스럽게 음식 갈망이 느껴지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긴 시간 갈망을 키워온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 갈망을 멈추기는 매우 힘들다. 우리의 뇌와 몸이 이런 음식에 의존하고 이 음식들이 없으면 식욕이 나지 않는 상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쾌락을 관장하는 뇌 화학물질인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생각해보자. 세로토닌은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분비되고, 도파민은 다음에 무언가 먹을 것을 찾을 때 그 음식을 다시 찾게 해서 그 행동을 고착화한다.

이런 화학적 특징이 우리 선조들의 음식 선호와 식사 만족도를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 하지만 열량은 높고, 설탕은 저렴하며, 음식은 거부하기는 힘들도록 잘 만들어진 현대 식품 환경에서 이러한 시스템은 역효과를 낸다.

진코프 박사는 “우리 선조들에게 있어서 음식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축제거나 기근이거나, 둘 중 하나였다” “요즘 같은 경우엔 코너만 돌면 세븐일레븐이 있고, 선택지가 너무 많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 몸은 배고픔이라는 센서와는 따로 놀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감정적 먹기 행위의 한계 효용 체감

지방과 당분, 나트륨 함량이 높은 자극적인 음식들을 끊임없이 섭취하는 행위는 D2형 도파민 수용체의 감소와 연관되어있다. 과학자들은 충동적인 식습관으로 음식 중독과 체중 증가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D2형 도파민 수용체가 더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결과, 이들은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 추가적인 자극이 있어야 한다.

적정량의 도파민은 활기를 주고, 기운을 북돋우며, 동기를 부여한다. 도파민이 충분히 분비되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동기부여가 되며 행복을 느낀다. 그런데 도파민이 부족하면 기운이 떨어지고 우울해지며 흥미를 잃게 된다. 다시 말해 우리가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갈망에 더 의존하다 보면, 그것이 우리의 웰빙에 대한 감각을 왜곡하기 시작한다.

진코프 박사는 “그래서 갈망이 더욱 근원적인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갈망이 느껴질 때는 우리가 무언가로부터 주의를 딴 데로 돌리고 싶어 할 때이다. 사람들은 보통 스트레스나 고통스러운 일이 있을 때, 혹은 지루할 때 가장 큰 갈망을 느낀다. 할 수 있는 일이 먹는 일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음식 갈망이 도파민 분비의 가장 손쉬운 방법이 되면, 우리는 그저 하루를 버티기 위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주기적으로 찾도록 길든다. 단 음식을 먹지 않으면 울적하고 피곤해지는가? 그것은 몸에 당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단 음식이 주는 기쁨을 좇고 있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카페인도 아데노신 수용체라고 불리는 뇌 속 단백질에 결합해 우리 몸의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준다. 적정량의 카페인 섭취는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지만 여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기 어려워진다. 두 번째 커피잔을 드는 순간부터 우리 몸은 카페인 내성이 생기기 시작하고, 뇌는 더 많은 아데노신 수용체를 생성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몸은 전과 같은 에너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카페인을 찾게 된다.

악성 마이크로바이옴 키우기

음식 갈망은 뇌에서만 이루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장내에서도 상당 부분 이루어진다.

우리 개개인의 몸속은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알려진 유익균의 거대 집합체다. 3~5파운드(약 1.4~2.3kg) 정도 되는 마이크로바이옴 대부분은 대장에 있는데, 이 거대 집합체의 구성성분은 우리의 음식 갈망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기분, 소화력, 호르몬 균형, 체중, 유전자발현, 그리고 일반적인 웰빙과도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수백 종의 미생물로 구성되어있고,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장내에 지배적으로 증식되는 미생물의 종류가 결정된다. 누군가는 섬유질을, 다른 누군가는 지방을 선호하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일반적으로 유사한 특징을 공유하지만 무얼 먹는지가 큰 차이를 유발한다. 예를 들어 수수를 먹고 자란 아프리카 아이들에게는 수수에서 나오는 섬유소의 소화를 돕는 독특한 마이크로바이옴이 발견되는 반면, 일본인에게선 해조류를 소화하는 미생물이 발견됐다.

우리 소화기관은 수많은 미생물이 지배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으며, 우리가 가장 많이 섭취한 음식과 관련된 미생물이 승리를 거머쥔다. 진코프 박사에 따르면, 우리는 어떤 미생물이 우리 장내를 지배할지 수저나 포크로 좌우한다. 하지만 우리가 선택한 음식들이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을 더욱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진코프 박사는 “우리 몸에는 수십억 개의 세포가 존재하지만, 장내 미생물은 훨씬 더 많으며, 우리는 이 미생물을 위한 파티를 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우리가 아닌 미생물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정크푸드 친화적인 미생물 수가 장내에 증가할수록, 이들은 여러 가지 몸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대량 생성하고, 결국에는 음식 갈망을 심화시켜 더 많은 건강 문제와 생물학적으로 안 좋은 컨디션을 초래한다.

이러면 바로 우리의 의지력을 넘어선다. 이것은 우리 자신의 갈망으로 보이지만 우리가 일군 미생물 집단의 갈망이라고 볼 수 있다. ‘바이오 에세이’ 2014년 호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지방과 당분 함량이 높은 음식에 대한 갈망 억제가 힘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동안 우리가 내려온 잘못된 선택의 결실로 탄생한 힘센 적을 마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연구는 “변화에 대한 저항은 ‘자기 통제’의 문제로 인식되기 쉬워서, 섭식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경쟁하는 다수의 ‘자신’, 혹은 인식 모듈이 우리의 섭식 행동 통제를 놓고 서로 경쟁하며 존재한다고 추정해왔다” “우리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바로 숙주와 장내 미생물 간의 점진적 갈등으로 미생물이 숙주의 섭식 행위와 다른 이해관계를 갖게 된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호르몬 영향

낮은 호르몬 수치도 강한 음식 갈망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갑상샘 기능이 저하되면 우리 몸속 세포가 흡수할 수 있는 포도당 양이 줄어든다. 이는 식사 후 혈중 포도당에 대한 인슐린 반응 속도뿐 아니라 혈액에서 인슐린이 사라지는 속도 또한 늦춘다.

신진대사가 이 정도까지 느려지면 그저 평정심을 느끼려는 방편으로 단 음식을 갈망하게 된다.

세포가 충분한 양의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하면 부신에 압박이 가해진다. 그러면 세포에 이용되는 포도당의 양을 늘리기 위해 부신에서는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다시 말해 갑상샘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한 낮은 혈당, 높은 코르티솔 분비, 그리고 갑상샘 기능을 더욱 억제하는 더 높은 수치의 스트레스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악순환이 갑상샘과 부신에 무리를 주고 육체적, 정신적 증상들과 더불어 더욱 심각한 음식 갈망 등의 감정적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음식 갈망의 치료법

진코프 박사는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에 대한 우리 몸의 갈망을 다스릴 수 있는 몇 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다음 두 가지로 압축해서 말할 수 있다. 바로 ‘인식’과 ‘마음 챙김’이다.

배고픔을 받아들이기

진코프 박사는 “자극과 반응 사이에 존재하는 틈으로 뛰어드는 일이다” “통제할 수 없을 만큼의 음식 갈망이 생겼을 땐 그것을 인식하고 그 틈으로 뛰어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거기에서 성장과 변화가 일어난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 단계는 배고픔을 인식하는 것이다. 식사를 거르거나 샐러드나 머핀 하나로 하루를 때우려고 한다면 혈당은 낮아지고 의지도 약해져 결국 오후가 되면 음식 갈망에 훨씬 더 취약해지고 만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받아들여 보자. 진코프 박사는 음식 갈망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끼니마다 단백질, 섬유질, 몸에 좋은 지방을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이러한 필수영양소는 그동안 만성 음식 갈망에 굴복해온 결과로 우리에게서 고개를 돌려버린 체내 시스템에 도움을 준다.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은 뇌 건강에 도움을 주며, 섬유질은 장내 건강한 미생물이 많아지는 데에 도움을 준다. 섬유소는 또한 체내 독소를 흡착하고 배출시키며,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식사하고도 쿠키를 먹는 우를 범하지 않게 해준다.

스트레스 없애기

스트레스만큼 음식 갈망을 부추기는 것도 없다. 대다수사람은 위안을 느끼기 위해 달고 짠 음식에 의존한다. 음식 갈망이 매우 강력한 감정적 요소들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심신 안정을 늘 정크푸드로 하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풀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이고 손쉬운 방법의 하나는 운동이다. 여러 연구가 보여주었듯이 명상이나 인지행동 치료법 등과 함께하는 운동은 우울, 불안, 중독 증상을 경감시켜 줄 수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최소 20분에서 30분 정도의 운동을 매일 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초보자의 경우 너무 무리해선 안 된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껴질 때는 잠깐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가능하다.

몸에 좋은 간식 먹기

또 다른 중요한 식습관 팁은 나만의 건강한 간식 만드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영양소가 풍부한 재료로 달고, 짜고, 바삭한 식감의 기존 간식을 대체할 수 있다면 자극적인 맛과 향을 지녔지만 영양가는 형편없는 정크푸드를 끊는 게 좀 더 쉬워진다.

진코프 박사는 “향미가 풍부하지만 영양도 가득한 나만의 간식을 만들어 먹는 것은 몸속 신경화학 및 호르몬 균형뿐만 아니라 우리의 행동과 습관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건강 요리 학교 ‘해피 벨리피쉬’의 창립자인 아나스타샤 샤로바가 어렸을 때부터 겪은 음식 갈망의 대상은 다름 아닌 구미베어 젤리였다. 이 음식 갈망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샤로바가 내린 해결책은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구미 베어 젤리의 쫀득쫀득한 식감과 과일 향을 비슷하게 내면서도 영양가는 풍부한 건강 간식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이었다.

샤로바는 “음식 갈망을 잠재우기 위해 좀 더 건강한 간식을 먹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입맛이 변했고, 음식 갈망도 서서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기

마지막 권고사항은 인내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음식 갈망으로 고통받아온 경우라면 단기간 내에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 중독에서 빠져나오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진코프 박사는 설탕을 너무 좋아하던 자신의 식습관이 여드름과 예민한 성격의 원인임을 깨달은 일, 스트레스 상황에 놓일 때마다 탄수화물 덩어리 과자를 충동적으로 집어 들었다는 사실을 인식했던 일 등, 자신이 실제 겪은 음식 갈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제를 파악했음에도 치즈케이크 앞에서 단호하게 ‘안 돼’를 외칠 수 있을 때도 있었고, 와르르 무너지기도 했다.

“그 후 음식 갈망 없이 십 년을 보냈다. 음식 갈망의 악순환을 끊고 내면에서부터 새로운 나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 해왔다.” “내가 나를 통제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은 큰 해방감을 준다.”

코난 밀너(Conan Milne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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