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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예술 테러리스트’ 뱅크시...15억 원에 팔린 그림 ‘셀프 파괴’“파괴하려는 욕망은 곧 창조적인 욕망이다. ― 미하일 바쿠닌”
  • 박형준 객원기자
  • 승인 2018.10.0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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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예술 테러리스트’라고 일컫는 영국의 거리 화가 ‘뱅크시(Banksy)’가 경매장에서 15억 원에 팔린 자신의 그림을 스스로 파괴했다. 경매장의 수석 디렉터는 사건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뱅크시당했다(We’ve been Banksy-ed).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 영국 런던에 위치한 소더비 경매장에 뱅크시의 그림이 등장했다. 경매 대상 작품은 2006년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진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 치열한 경쟁이 이어진 이후 경매사는 해당 그림이 104만 2천파운드(한화 약 15억 4천만 원)에 낙찰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고가였다.

하지만 경매사가 낙찰봉을 때리자마자 기막힌 일이 발생했다. 액자에 내재돼 있던 파쇄 장치가 작동해 그림을 분쇄해버린 것. 파쇄 장치는 액자 속 소녀의 모습을 갈기갈기 찢은 이후에야 작동을 멈췄고, 작품은 붉은 풍선이 그려진 부분만 남게 됐다. 당시 경매장에 있던 갤러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건이 발생한 배경은 다음날 공개됐다. 그림의 원작자인 뱅크시가 6일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그림 파쇄와 관련한 진상을 밝힌 것. 업로드된 영상에는 수 년 전 해당 작품을 담은 액자 안에 파쇄기를 설치하는 장면이 기록돼 있었다. 뱅크시는 “몇 년 전 이 그림이 경매에 부쳐질 경우를 예상해 액자 안에 몰래 파쇄기를 설치했다”며 ‘파괴하려는 욕망 역시 창조적인 욕망’이라는 미하일 바쿠닌(러시아 아나키스트)의 말을 인용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행동을 선보인 뱅크시는 과거부터 비범한 행보를 실천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신원을 철저하게 감춘 채 예술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뱅크시는 대영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세계 굴지의 전시장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었고, 이외에도 전 세계 도시의 거리마다 기발한 그래피티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세계인들이 기성 체제와 사회적 권위에 대담하게 반항하는 뱅크시에게 열광했다. 오직 뱅크시의 그림만을 보기 위해 런던을 찾는 관광객까지 등장했을 정도.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G20 정상회담 당시 공식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넣은 사건이 발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해당 그림을 그린 박정수 씨는 “뱅크시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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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성 체제에 대한 반항으로 유명세를 얻은 뱅크시의 작품들은 역설적으로 기성 체제 안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사회에 반항하는 뱅크시의 행위 예술이 그가 속한 사회 체제 안에서 고가로 팔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경매에서 보인 괴짜 행동 또한 ‘뱅크시표 반항’의 한 종류였으나, 오히려 이 기행은 ‘풍선과 소녀’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런던의 한 온라인 미술품 경매사이트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파쇄된 작품의 가치가 약 5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시가 말한 ‘창조를 위한 파괴’가 작품에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형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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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테러리스트#뱅크시#풍선과소녀#그림분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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