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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장성 여성 갑부는 왜 하루아침에 '큰 빚쟁이'가 됐나?
  • 허젠(何堅) 기자
  • 승인 2018.10.08 14:58
사진=Getty Images

9월 25일, 30억 위안 채무 위약으로 저장성 민영기업가이자 신광(新光)그룹 창업자 저우샤오광(周曉光)의 인생은 ‘저장성 여부호’에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영향력 있는 기업가로 손꼽히던 저장(浙江)성 여성 갑부는 왜 하룻밤 사이에 ‘큰 빚쟁이’가 됐을까?

‘신경보(新京報)’ 보도에 따르면 저우샤오광과 신광홀딩스그룹은 법원의 ‘피집행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9월 27일, 신광그룹은 채무 회의를 열었으며, 회장 저우샤오광은 자리를 비웠다.

이 회의에서 신광그룹은 투자자들에게 채무위기에 대응할 능력이 있다고 표명했다. 중국의 새로운 매체 ‘UN연합재경’ 보도에 따르면 채권자는 “믿을 수 없다”고 표했다.

바로 전 주까지만 해도 ‘포브스’ 세계 부자 순위에서 저우샤오광은 36억 달러 상당의 재산으로 저장성 여성 부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신광그룹은 30억 위안 만기채무를 위약했을 뿐만 아니라 130억 위안 채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갑부’와 ‘큰 빚쟁이’, 그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저장성 여부호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천 리도 지척’임을 알 수 있다.

노점 아가씨에서 억만장자로

70년대 말, 17세 나이에 저우샤오광은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노점 장사를 해 ‘완위안후(萬元戶, 80년대 부자의 대명사)’로 성장했다.

80년대 중반, 장사에 소질이 있던 저우샤오광은 이우(義烏)의 제1 소상품 시장에서 노점 자리를 하나 사 이우에서 가장 일찍 장사로 돈을 벌어 공장을 차린 사람이 됐다.

90년대 중반, 저우샤오광 부부는 700만 위안을 투자해 신광 액세서리 공장을 세웠으며,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중국 내 액세서리 업계의 으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저우샤오광은 상업계의 ‘액세서리 여왕’이라 불렸다.

2004년, 중국 부동산 시장의 가능성을 본 저우샤오광 부부는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며 사업을 다원화했다. 10년간 신광그룹은 실업, 부동산, 투자, 무역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민영기업 그룹으로 성장했으며, 총자산은 200억 위안 이상을 기록했다.

2016년 4월, 신광홀딩스그룹은 부동산과 상업을 주로 경영하는 A주 우회 상장회사 신광위안청(新光圓成)의 지주가 됐다.

20년 동안, 저우샤오광은 상업적 능력을 어김없이 보여주며 노점 아가씨에서 억만장자로 인생 역전을 이루었다.

기채(起債) 확장이 불러온 화?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저우샤오광은 부호의 길을 달릴 수 있었으나, 동시에 ‘큰 빚쟁이’의 길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과거 9년간 신광그룹의 부채는 8배 증가하며 총자산 812억 위안, 총부채 469억 위안, 직원 1만여 명의 민영기업 거물로 성장했다.

저우샤오광이 부자로 ‘비약적’ 발전을 이룬 과정에서 시대의 낙인, 다시 말해 ‘부채 동원 방식의 고속 발전’이라는 중국 특색을 발견할 수 있다.

즉, 부채를 동원하며 발전을 이루었으나, 재정과 경영 부분의 개선을 가져오지 못한 것이다.

2010년 말 신광그룹 화폐 자금과 단기부채는 3억 6000위안의 ‘구멍’이 생겼다. 2018년 상반기까지 이 누적액이 57억 위안 이상으로 약 15배 가까이 불어났으며, 자산 증가 속도를 훨씬 뛰어넘었다.

하지만 유동성의 수렁에 빠진 신광그룹은 계속 확장해나갔다. 올해 7월분, 장부상으로 2억 위안뿐인 신광위안청(新光圓成, 신광계열 상장회사)은 80~100억 위안을 들여 홍콩 상장회사 중국촨동(中國傳動)를 인수했다.

신광의 기채 확장 방식은 자금 체인 파열의 ‘지뢰’를 숨겨두고 있으며, 저우샤오광의 경우처럼 갑부와 ‘큰 빚쟁이’ 사이의 거리를 깨부숴 버렸다. 성공을 해도 실패를 해도 채무가 존재하는 것이다. 갑부에서 ‘큰 빚쟁이’까지는 참으로 지척의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민영기업이 정부에 구제 요청을 한다?

신광그룹의 ‘비약’,  저우샤오광의 자수성가는 중국이 채무를 통해 경제 발전을 자극하는 방식과 상당히 유사하다.

2010년 이래 신광그룹 총자산은 약 6배 증가했으나, 부채는 약 8배 불어났다. 그동안 경험한 ‘삼륜(三輪)자산’, 부채 확장은 시간상으로 중국의 부동산시장·가격이 몇 차례 급등한 것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근래 중국은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과 과잉생산능력 해소를 통해 정부와 기업(주로 국유기업)의 채무위험을 낮췄다. 정책이 급전환하는 가운데 채무 경제모델 또한 ‘급제동’이 걸렸다.

따라서 높은 부채로 버텨온 민영기업들은 정부의 디레버리징 압력을 견디지 못했다.

대출이 억제되고 융자가 힘들어진 데다 세수, 환경보호, 사회보장 등 쏟아지는 새로운 정책으로 인해 민영기업들이 분분히 쓰러져갔다. 신광그룹과 같은 스타 컴퍼니들 또한 악재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 통제가 갈수록 엄격해지면서 주영업이 부동산인 신광위안청은 2017년 영업 수익이 17억 3000만 위안 감소했다. 경영활동으로 발생한 순현금흐름 또한 급감했다. 신광그룹은 유동성 함정에 빠지게 된 것이다.

실질적으로 저우샤오광의 채무위기는 작년에 발생했으나, 당시 부동산 항목 환금판매를 통해 잠시 난관을 비켜나갔다.

올해 신광그룹은 호텔, 부동산, 주주권 등을 포함한 각종 자산을 계속해서 매각하며 채무 지불을 보증하고 있다. 동시에 저우샤오광은 자신이 세운 신광 액세서리 또한 상장해 자기자본 조달을 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먼 곳의 물로는 당장의 갈증을 풀지 못하듯이, 100억이 넘는 단기부채는 신광그룹이 넘지 못할 거대한 산이 돼버렸다.

신광그룹은 정부의 구제 손길을 기대하고 있다. 소식에 따르면 신광그룹은 이미 성시(省市) 정부에 구제를 요청했다.

신광 대변인 쉬쥔(徐軍)은 ‘e공사(公司)’에 지금 정부 지원을 요청 중이나, “현재 정부 측에서 반응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에 적극적으로 구제 요청을 하는 신광그룹을 통해 중국 민영기업들이 틈새 속에서 생존을 모색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광그룹은 민영기업임에도 당과 밀접할 수밖에 없다. 소위 말하는 민영기업 당건(黨建, 당의 윤리정책 수준을 제고하고 당의 조직을 공고히 해 당원의 사상 정치교육을 강화) 작업의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신광은 저장 이우시의 스타 컴퍼니로서 다년간 정부에 거액의 세금을 냈고 일자리 문제를 크게 해결했으며 당에 ‘충성심’을 표했다.

지금 위기에 직면한 신광은 정부(당)으로부터 어느 정도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면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UN재경’에 의하면 이우시 선전부문은 신광 구제 요청 소문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증권시보(證券時報)’ 보도에 따르면 한 소식통이 “신광그룹이 구제를 요청한 지 오래 지났으나 아직도 정부에서 하달한 문서가 없으며, 정부의 태도에서 이미 답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민영기업은 이리 떼 속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는 어린 양

신광그룹의 발전은 중국 채무경제를 축약해서 보여주고 있다.

지금 중국은 정부와 국영기업의 채무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책 대변화를 꾀하고 있다. 채무 동원 방식에서 디레버리징 등 긴축정책으로 전환하며, 결과적으로 은행, 세수 등 각 방면에서 열세에 처한 민영기업들이 바로 자금 체인 파열이라는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신광이 위치한 이우시에서 백여km 떨어진 상장 민영기업 진둔(金盾)의 회장은 올해 1월 투신자살했다.

상장 부동산 민영기업 중훙(中弘)의 회장은 7월 도망쳤다.

그들은 단지 격변하는 중국 정책의 풍랑에 잠식된 희생자일 뿐이다. 중국 경제의 풍파가 시작되고 있다.

중국공산당 우두머리는 9월 27일 태도 표명을 통해 “국영기업을 계속해서 강하고 우수하고 크게 만들 것이며, 흔들림 없이 공유제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영 경제발전을 지지, 지원, 지도, 보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책 뒤편의 비밀인 국영기업과 공유경제가 중국의 명맥과 혈관이라는 점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민영기업 또한 필요하지만, 이는 단지 공유경제의 자양분을 보충하기 위함일 뿐이다. 이리 떼 속에서 길러지는 어린 양과 같은 꼴이다.

저우샤오광이 여성 갑부에서 ‘큰 빚쟁이’가 된 과정 또한 민영기업이 중국 체제하에서 걸어온 험난한 길을 상징한다. 천신만고를 경험하며, 정부에 의해 심각하게 왜곡된 시장 추세와 변덕스러운 정책 변화 속에서 험난하게 생존을 도모하고 완강하게 성장했지만, 도리어 어둠 속에서 어느 쪽이 낭떠러지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

허젠(何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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