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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학 연구자들, 中정부 영향에서 벗어나야"
  • 피터 장(Peter Zhang)
  • 승인 2018.10.01 14:57
중국 공산당 본부가 있는 베이징 중난하이 외곽에서 경찰이 보초를 서고 있다.(MARK RALSTON/AFP/Getty Images)

최근 나온 한 보고서가 중국학 학자들에게 자기반성을 촉구하고, 학자들이 서구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미주리 대학교 시나 체스넛 그리텐스 교수와 프린스턴 대학교 로리 트루엑스 교수가 작성한 <중국학 학자들이 겪은 억압적 경험: 설문 조사 데이터로 얻은 새로운 증거>라는 35장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 조사에 응답한 562명의 학자 가운데 70%가 중국학이라는 학문 영역에서는 자기 검열이 주요 관심사라는 점에 동의했다.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응답자 중 상당수는 중국 방문이 금지된 적이 있었다. 심지어 응답자의 9%는 '차를 대접받은' 적도 있었는데, 중국에서는 공안에게 심문받는 일을 '차를 대접받다'라는 표현으로 종종 대체되기도 한다.

가장 참혹한 경험을 한 이를 꼽자면, 뉴질랜드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통일전선 전략을 상세히 다룬 연구를 발표한 뒤, 집이며 연구실이며 할 것 없이 모든 것을 침입자에게 도둑맞고 불법 수색당했던 뉴질랜드 캔터베리 대학교의 앤 매리 브래디 교수일 것이다. 브래디의 연구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중국공산당의 노여움까지도 함께 샀다.

보도에 따르면 인터폴과 뉴질랜드 국가정보국이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브래디는 “그것은 심리전이었으며, (나를) 위협하려던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뉴질랜드 총리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뉴질랜드는 외국의 내정 간섭이라는 위협에 한시도 방심하지 않으며, 우리의 가치, 제도,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07년 홍콩 과기대학 소속 경제 학자 카스텐 A. 홀츠는 잡지 ‘파이스턴 이코노믹리뷰’에서  “중국 학자들은 모두 돈으로 매수됐나?”라는 기고를 통해 중국학을 연구하는 서구 학자들이 중국으로의 접근 및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는 대가로 중국공산당의 비위를 맞춰주고 있다며 그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홀츠는 자신의 글을 통해 “공산당이 투영하고자 하는 이미지에 순응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만연해있다. ‘법과 정부에 대한 대중의 적대적 태도로 특징지어지는 비밀 사회’라는 표현은 비밀스런 공산당 운영, 법 위에 군림하는 공산당 지상주의, 그리고 그들의 완전한 정부 통제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않나?  위의 표현은 바로 웹스터스 뉴월드칼리지 사전에서 찾아본 ‘마피아’에 대한 정의다”라고 했다.

“공산당(혹은 마피아)의 용어가 우리의 글쓰기와 교수법에 깊숙이 스며들어있다. ... 심지어 중국의 헌법이 자국을 칭하는 ‘독재’라는 용어를 우리는 입 밖에 내고 싶지도 않다.”

최근 미국 잡지 ‘뉴 리퍼블릭’에 실린 한 기사에 따르면 자기검열이라는 전염병이 미국 일류 대학에까지도 퍼져 있으며, 기사는 이를 두고 '또 다른 정치적 올바름'이라고 칭하고 있다.

저자는 100명이 넘는 교수, 정부 관계자,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한 뒤 일부 개인 및 교육기관이 중국 정부를 기쁘게 하는데 지나친 열성을 다하고 있거나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기사는 베이징에 있는 컬럼비아 대학교 글로벌 센터가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토론행사를 여러 차례 취소했던 것을 예로 들며 수많은 자기 검열의 예시를 내놓고 있다.

중국 연구의 궤변

소피스트(궤변가)가 진실성 없고 피상적인 의견을 실어 나르며, 영혼과 지혜의 억압자 역할을 한다면, 마땅히 궤변론자에 대해 플라톤이 내린 정의는 긍정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중국 연구 분야에 진실성이 결여돼 있다면, 진정한 학문성은 사라지고, 온갖 궤변과 거짓말들이 학문영역을 침투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중국에 실제 거주하는 학자들이 중국공산당에 아첨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중국에 거주하지 않는 학자들에게까지 자기검열을 통해 공산당 체제에 소극적 부역자처럼 행동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공산당이 특히 민감해하는 사안에는 티베트, 타이완, 파룬궁, 톈안먼 사태, 지하교회 기독교인, 신장 지역 등이 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근성이 부족해 대담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원하는 바를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하던 동료 정치인들을 비판하고자 “정계를 떠나면 사업을 해야겠다. ‘근성’ 사업 말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애석하게도 철의 여인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공산당이 어떻게 반응하든 개의치 않고, 지적 탐구와 성취라는 면에서 정직하게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중국 학자가 대다수인 것이 사실이다.

이들이 공산당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을 수도 있으나, 미래에 중국이 개방적 사회로 변모하면 그때는 오히려 이들의 명예로움이 널리 알려질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 이외의 자유 세계 국민들은 모든 학문 주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에서의 연구 결과를 제공받을 자격이 있다.

일당제 국가의 눈가림

언제부터 중국 정부가 중국학을 인질로 잡았는지 궁금한 이가 있을 것이다. 냉전 시대 가장 참혹했던 시기 동안에도 동유럽권 밖에 거주하던 러시아학 연구자들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퍼진 불안감 속에서 자기검열을 일삼지는 않았다. ‘중국 예외주의’라 불리는 것이 현 상황의 일부 원인이라면 원인이겠다.

요즘 중국 예외주의의 정의는 누가 이 용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판다를 포옹하는 사람(Panda Huggers)’으로도 알려진 중국 옹호자들은 무비판적으로 공산주의 정권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데,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 하면 '결함투성이의'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과 세계적인 차원에서 경쟁하기 위해 중국이라는 이 전체주의적 일당제 국가를 자본주의의 대안, 소위 '중국식 모델'이라는 개념으로 눈가림하려 드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 옹호자는 싱크 탱크, 언론, 학계, 재계의 이익 집단으로 이뤄진 듯하다. 이들은 중국공산당이 국내에 퍼붓는 무자비한 억압과, 마오쩌둥이 말했던 “전 인류의 궁극적인 해방”이라는 공산주의의 최종 목적을 알면서도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린다. 이와 동시에 사실은 비정상적이고 비이성적이며 도저히 수용 가능하지 않은 중국 정부의 대내외적 태도를 정상으로 만들며, 합리화하고 받아들인다.

이들 옹호자는 수년간 불공정 무역, 지적 재산권 침해, 인권 문제, 미국 내 첩보행위 등 광범위한 사안에 대해 미국이 중국과 대치하는 상황을 막고자 미국 정부에 성공적으로 로비를 해왔다.

이들은 정책입안자를 설득해 양심수 장기적출이라는 끔찍한 범죄를 포함, 중국의 암담한 인권 유린 관련 대담을 비공개 대담으로 돌림으로써 중국공산당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미국 정부가 타이완을 상대로 방어 무기 등을 판매하거나, 혹은 이와 유사한 일로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에 조금이라도 진전을 보일라치면 이들 옹호자는 서둘러 중국공산당이 늘 외쳐대는 그 유명한 ‘말’을 뇌까린다. “13억 중국인의 감정이 상했다!”

하지만 이 말은 다수의 의견을 아우르기보다는 누가 봐도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것이어서 중국 누리꾼들은 종종 자신이 느끼는 불만을 온라인에서 분명히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기도 한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중국인이지만 내 감정은 조금도 상하지 않았다. 당신이 상하게 한 감정은 '쟈오 가문 사람들'의 감정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검열을 피하고자 공산당 엘리트층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작가 루쉰(1881~1936)의 유명 소설 속 막강한 권력층으로 등장하는 '자오쟈런(趙家人, 조(趙)씨 집안 사람)'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중국 옹호자들이 주도해온 이런 식의 예외주의가 만연하면 공산당이 저질러온 부정부패 대부분이 그런대로 정당성을 얻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 되고 만다.

과거 모든 정권이 채택한 소위 ‘건설적 참여’ 정책은 중국 정부에 맞설 수 있는 배짱도 부족했고 정직한 중국학자들을 안심시키지도 못했다. 그리하여 만연한 자기 검열의 장, 엄밀히 말하자면 두려움에 기초한 자기 검열의 습관이 정착된 것이다.

베이징에 머문 적이 있는 한 미국 외교관의 말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늘 그래왔듯이 위협 전술을 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에 성공한 이후로 미국의 대중 정책 등에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의 첩보행위와 더불어 특히 공자학원으로 대표되는 미국 대학 내의 잠입 등을 거리낌 없이 지적하는 것이그 예이다. 그리텐스와 트루엑스가 발표한 연구가 입증하듯, 중국학 학자들은 중국 정부가 자신의 연구에 간섭하는 상황에 대해 크나큰 우려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일부 중국 연구자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중국과 미국 정부 간의 새로운 냉전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당분간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은 한때 소련과의 관계에서 그랬듯 현재는 중국이라는 아시아의 공산주의 정권과 팽팽한 대립상태에 있다. 소련 때와 다른 점은 그때보다 훨씬 더 가공할만한 적과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토록 중요한 시기에 인류는 두려움을 떨쳐낼 필요가 있다. 셰익스피어가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라는 작품에서 이야기했듯 “덕은 용감하고 선은 두려움을 모른다.”


※ 편집자 주: 피터 장은 중국과 동아시아의 정치경제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북경 제2 외국어대학, 국제법과 외교학 전문대학원인 미국의 플레처스쿨과 하버드의 공공정책 대학원을 졸업했다.

본 기사는 필자의 개인적 의견일 뿐 대기원의 관점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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