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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美 태도 바꾼 김정은... 트럼프에게 바라는 것은?
  • 탕하오(唐浩·대기원 시사평론가)
  • 승인 2018.09.25 19:00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거듭 천명한 한반도 비핵화 약속은 실현될 수 있을까?(Pyeongyang Press Corps/Pool/Getty Images)

9월 19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했다. 김정은은 완전한 비핵화를 착실히 실행해 ‘앞으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땅으로 조성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북한 입장에서 이번 문-김회담은 아주 중요했다. 북한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 측에 새로운 태도를 표시하고 비핵화를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밝혀 지난 3개월간의 “꾸물대며 시간을 끈다”거나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인상을 없애려고 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미국에 급하게 태도를 표시하려고 했을까? 왜냐하면 트럼프의 ‘극한적인 압력’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가한 ‘군사·경제·외교’ 부문 압력이 주효

8월 23일로 돌아가보자. 4차 미·중 무역 협상이 쌍방 간에 아무 성과 없이 끝나자 중국은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후에 다시 회담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때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북한을 방문해 비핵화 문제에 관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반격에 나서 중국이 북한을 이용해 비핵화와 무역전쟁에서 사용하는 ‘짜고 치기’ 공모(共謀) 구조를 허물어버렸다.

8월 24일, 트럼프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북한과의 협상의 문을 닫아버린 채 모든 것을 중간선거 이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8월 28일,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미군이 6월 트럼프-김정은 회담 이후 중단했던 한국과의 합동군사훈련을 계속 중단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할 의도가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이어서 트럼프는 중국에 대대적인 압력을 가했다.

8월 29일, 트럼프는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중국을 비판하면서 “우리와 중국 정부의 중대한 무역 분쟁 때문에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큰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한·미·일이 즉각 전례 없이 큰 규모의 합동군사훈련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록 트럼프가 표면적으로는 중국을 겨냥했지만, 동시에 장기간 공모해 온 ‘북·중 짜고 치기’를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직접적으로 북한을 비판하지 않았다. 대신 북한을 위한 여지를 남기고 김정은에 선의를 보이면서 더는 중국에 좌우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9월 7일, 트럼프는 중국에 2000억 달러 관세를 곧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뜻밖에도 트럼프는 판을 키워 이미 2679억 달러 추가 관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이는 중국의 대미 수출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의미로, 중국의 무역에 극한적인 압력이 된다.

트럼프, ‘북·중 짜고 치기’에 압력 가하자 김정은 태도 급변

트럼프의 파상적이고 맹렬한 공세는 북·중 간에 분명한 반응 차이를 보였고, 북한이 긴급히 방향을 전환해 외교적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9월 10일, 백악관은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서신을 보내 제2차 정상회담을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14일,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김정은과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19일, 남북한 쌍방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해 한반도의 완전 비핵화에 진력하기로 했다.

짧은 기간에 리듬이 빨라졌다. 북한은 일련의 적극적인 조치에 나섰다. 겉으로는 한국과 한반도 평화를 모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김정은이 미국에 선의적인 회답을 바라며 트럼프와 다시 만나길 희망한 것이다.

이 외에도 북한 건국 70주년 열병식에 대륙간 탄도미사일 등 중병기를 전시하지 않았고 러시아가 주최한 동방경제포럼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푸틴, 시진핑과 만나는 대신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준비했다.

이런 여러 가지 현상이 보여주다시피 김정은은 ‘북·중 짜고 치기’ 공모 구조에서 뛰쳐나와 미국에 의존하고 새로운 미래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는데, 적어도 당분간은 그럴 것이다.

그럼 김정은은 왜 갑자기 방향을 틀었을까?

첫째, 국제사회가 북한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제 제재를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다. 김정은 당국은 심한 압력을 느꼈다. 설사 러시아와 중국 등 이웃 나라가 암암리에 밀수로 도와주고는 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장기간 이렇게 된다면 민중의 불만과 반발이 심해져 북한 내부에서 저항이 일어날 수도 있다.

게다가 러시아가 최근 유엔 협의를 위반하며 몰래 북한을 돕다 안보리에서 미국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둘째, 시진핑이 북한 건국 70주년 행사에 불참하고 대신 리잔수를 파견해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한 것은 이미 중국이 트럼프의 공세를 두려워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북한은 이를 똑똑히 지켜보았다.

셋째, 미·중 무역전쟁의 포화가 갈수록 맹렬해져 중국이 비록 입으로는 “끝까지 버틴다” “중국이 반드시 승리한다”고 하지만 민간의 실제 경제 상황은 다르다. 많은 기업들이 앞을 다퉈 중국을 떠나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은 중국의 앞날이 아주 좋지 않음을 드러낸다. 게다가 유럽 미국 등의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적극 연합해 중국을 포위하고 있어 장기간 이렇게 나가면 북한을 보호하기는커녕 자신을 지키기도 쉽지 않게 된다.

넷째, 트럼프 취임 이래 미국은 군사·경제 면에서 강력한 실력을 회복했고 최근 중국에 대한 태도 역시 더욱 강경해졌다. 이에 중국은 공산당 관영매체를 통해 일촉즉발의 적대적 신호와 도발적 언사를 비쳤지만, 미국과의 관계가 풀어지기는커녕 더 많은 제재와 반격을 초래했다. 그래서 북한은 중국과 거리를 두고 화를 면하려 했을 것이다.

다섯째, 6월 트럼프-김정은 회담 이래 김정은은 비핵화 약속의 이행에 지지부진했다. 미국은 비록 불만이 있어도 트럼프는 시종 김정은에 대해 선의를 유지했고 개인적으로 비판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이것이 김정은에게 트럼프는 여타 정치인들과 다르며 확실히 북한의 경제 개선을 도와줄 의지가 있다는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김정은, 한국 지렛대로 트럼프와 협상 시도

그렇다면 김정은이 무조건 트럼프를 따라갈 것인가? 아직 그런 것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각종 외교 수단을 동원해 암암리에 미국과 담판하고 있다.

최근 북·미 관계를 돌아보면 북한은 한국을 통해 중개협상을 하고 있고 직접 미국과 교섭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국력과 자본에 한계가 있음을 잘 알고 있기에 한국을 통해 미국과 협상하려 한다. 미국이 혈맹인 한국의 입장과 이익을 고려해 북한과의 담판에서 북한에 너무 강경한 자세를 취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더 주목할 점은 트럼프-김정은 회담 기간에 두 사람이 협의한 내용 중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정부는 즉각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실시한 후에야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김정은은 이번 문-김 회담을 통해 미국이 행동에 나서 선의의 양보를 해야만 북한이 주요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제거한다고 주장했다. 분명한 것은 김정은이 ‘교묘하게’ 제삼자 협상을 이용해 미국에 협상을 제안했고 쌍방이 원래 체결한 협의 내용을 암암리에 고치려 한다.

김정은이 미국이 ‘양보’하길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주로 두 가지다. 하나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종전협정에 서명하는 것이다. 전자는 북한 경제의 숨통을 트는 것이고, 후자는 북한이 “미군이 무력을 동원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얻어 미래의 ‘면죄부’로 삼는 것이다.

트럼프가 김정은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번에 북한에 여러 가지 적극적인 약속을 하면서 “몹시 흥분된다”고 했다.

북·중 결탁 느슨하게 만든 트럼프

실로 북한 김씨 정권의 여러 차례 식언과 공산정권의 잇단 거짓말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김정은의 비핵화 약속이 최종적으로 실현될지, 아니면 제재를 풀거나 종전 선언을 위해 ‘비핵화’를 이용만 한 것인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번에 강대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카드로 내세우고 예측 불허의 담판 능력과 심리전을 이용해 확실히 북·중 쌍방에 큰 압력을 가했고 한 차례 ‘산교육’을 했다.

이 외에도 트럼프는 ‘북·중 결탁 쇼’를 타파하고 직접 핵심을 공략해 무역과 외교의 힘을 중국에 집중함으로써 두목부터 잡을 수 있었다. 이후 북한에 은혜와 위엄을 동시에 보이며 차근차근 일깨워 끝내 다년간 국제사회를 기만해 온 공산 공모 구조를 느슨하게 풀어버렸다.

앞으로 북한의 비핵화 약속이 진실로 실현될지, 어떻게 실현될지, 트럼프와 김정은이 다시 만날지, 북·중 결탁 구조가 정말로 철저히 해체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은 분명하다.

탕하오(唐浩·대기원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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