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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의 '나약한' 자신감... "단 하나의 비판도 허용 못해"
  • 피터 장(Peter Zhang)
  • 승인 2018.09.14 11:48
 2017년 10월 2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폐막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시진핑 현 국가주석,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모습. 후진타오가 집권 시절 ‘3대 자신감’이라는 정책을 발표했고, 후에 시진핑이 ‘4대 자신감’ 정책으로 확대 추진했다. (Lintao Zhang/Getty Images)

최근 한 동영상이 중국에서 입소문이 나며 인기를 끌었다. 해당 영상에서는 중국 선전(深圳)에서 지난달 실제 발생한 일로, 경찰들이 한밤중에 젊은 여성의 집에 들어가더니 여성을 집 밖으로 끌어낸다. 그런데 경찰에겐 구속 영장이나 수색 영장도 없는 상태였다. 여성이 상황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니 경찰은 대답 대신 이렇게 묻는다. “최근 인터넷에 무엇을 올렸나?”

동영상은 사이버캅에 의해 곧 내려졌으나 이미 해당 동영상을 시청한 수많은 중국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이들은 중국공산당이 소위 '4대 자신감’이라고 칭하는 공산당 정책이 너무나 취약하고 허술해 고작 하나의 온라인 게시물로도 정권을 약화할 수 있다며 조롱하기 시작했다.

‘4대 자신감’

2011년 11월 개최된 제18차 당대회에서,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던 후진타오가 ‘3대 자신감’이라는 정책을 들고 나타났다. 즉, 중국의 사회주의 노선, 이론, 그리고 체제 3가지에 대한 공산당의 자신감을 의미한다. 2016년 7월 1일, 공산당 창당 95주년 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기존의 ‘3대 자신감’에 ‘사회주의적 문화’라는 항목을 추가해 ‘4대 자신감’이라는 정책으로 확대했다.

‘4대 자신감’은 중국공산당에게 매우 중요한 정책 노선이기 때문에 2017년 5월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그간의 행보와는 다르게 중국 사회과학원 학회지에 게재됐던 “‘4대 자신감’ 정책은 ‘차이나 드림’을 향한 정신적 발판이다”라는 글을 기사화해 배포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 측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말하는 ‘차이나 드림’은 ‘4대 자신감’이라는 정책 없이 성취될 수 없다고 말했다.

철학자 플라톤은 “빈 수레가 요란하듯, 지혜가 없는 사람들이 가장 떠든다”라고 말했다. 선진국은 물론이거니와 이 세상 어떤 정당도 ‘4대 자신감’과 같은 이야기를 자랑하듯 뽐내진 않는다.

중국 지도부가 “자신의 행동이 부끄럽게 느껴지면 당장 그 행동을 멈춰야 한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소홀히 한 게 분명하다.

중국 경제를 개방했던 전 최고지도자 덩샤오핑 조차 수 차례에 걸쳐 "중국 특색 사회주의란 가본 적 없는 미지의 길과 같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사회주의 노선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덩샤오핑은 자신이 감행한 사회주의 여정은 마치 “물속에 있는 돌을 느끼면서 강을 헤쳐 나아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는데, 이 표현은 자신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중국의 수많은 누리꾼은 사회주의적 모험을 조롱하고 나섰다.

아래의 웹툰에서는, 중국 관리 한 명이 바닷가 보트 위에 올라서서 사람들에게 줄을 서 미지의 강 속으로 뛰어들라고 지시하고 있다.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두 사람이 “근처에 있는 다리와 보트를 이용하면 안 되나요?”라고 묻고 있다. 다른 이가 이 두 사람에게 “당신들이 뭘 아느냐? 그 다리와 보트를 사용하게 되면 그건 중국 특색이 없는 것 아니냐”라고 소리쳐 반문한다.

이러한 자조적인 구소련식 블랙코미디는 중국 사회주의 노선에 대한 신뢰 정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자기 기만

마오쩌둥 사상부터 덩샤오핑의 이론, 장쩌민의 ‘3개 대표론’, 후진타오의 ‘과학발전관’, 그리고 현재 국가주석인 시진핑의 새로운 정치구상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중국공산당 지도자가 사회주의 이론에 대해 표명한 자신감에 관해 말하자면, 이러한 속 빈 강정과 같은 명제들은 자기기만에 불과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이름을 달고 나오든 지금껏 나온 모든 정책의 목표는 변화하는 세계 환경에서 중국공산당의 독재를 유지하는 것이다. 공산당 지도자들은 자신이 추진한 각각의 독특한 정책을 중국 헌법에 통합시킴으로써 자신만의 유산을 남기는 것을 간절히 원했다.

공산당 본부가 있는 베이징 중난하이 초입, 마오쩌둥 글씨체로 쓰인 '인민을 위해 봉사하다'라는 문구는 그 지역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슬로건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는 베이징 시민 중 이 슬로건에 특히 감명을 받은 듯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베이징 시민들은 다음과 같은 농담엔 익숙하다. 한 손님이 식당 주인에게 불만을 이야기했다. “소고기 볶음면에 왜 소고기가 없소?” 그러자 주인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음식 이름에 대해 왜 그렇게 까다롭게 구는 것이오? ‘마누라빵(중국 전통 빵)’에 진짜 마누라가 들어있을 거로 생각하오? 더 좋은 예가 있군. 인민 대회당에 ‘진짜 인민’이 있는걸 본 적이 있소?”

전 칭화대학교 교수 친후이는 중국공산당이 자신의 체제에 가지는 자신감에 관해 이야기하며 <봉건제도에서 빠져나오기>라는 통찰력 있는 베스트셀러급 책을 썼다.

중국 근현대사 속 주요 사건에서 교훈을 찾아가는 친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기본적인 자유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보호해주는 입헌 민주주의에 기반한 공화국으로의 전환을 주장한다. 당연히 친 교수의 저서는 출판 즉시 판매 금지됐다.

한 언론인은 “친 교수의 책 제목이 ‘봉건제도로 들어가기’였다면 아무 문제 없었을 것이다’”라고 조롱하며 이야기했다. 친 교수는 현재 홍콩 중문대학교 교수로 있다.

2017년 1월 28일 허난성 덩펑시에 위치한 소림사 행사에 참석한 수도승들의 모습. 중국 정부는 소림사가 중국공산당에 충성하고 있음을 보이는 의미에서 국기 게양을 지시하는 전례없는 행보를 보였다.(STR/AFP/Getty Images)

중국에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는 5000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 문명의 일부분이 아닌 것은 확실하며, 외국에서 수입된 것이다. 처음부터 전체주의적이고 억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세계화의 추세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있고 서구 자유민주주의 사회에도 마찬가지이다.

중국공산당은 사회주의 문화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는 한편, ‘곰돌이 푸’의 열렬한 중국 팬들에게 이 유명한 만화영화 캐릭터와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같은 관련 영화가 중국에서는 왜 금지된 것인지 설명하려면 상당히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개방적 사회의 지도자와 달리 중국 지도자들은 비판에 매우 민감하다., 귀엽든 귀엽지 않든 강아지 같은 캐릭터와 비교되는 것은 그만두고라도 온라인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공산당은 사회 전반에 대해 편집증적인 모습을 보인다. 지난 8월 6일, 중국의 유명 불교 성지순례지 중 한 곳인 소림사는 창건 1500년 이래 최초로 중국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의미에서 국기를 게양했다.

역사를 통해 배우는 교훈

기원전 877년부터 841년까지 집권한 중국 주나라의 제10대 왕인 여왕(厲王)은 폭군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백성들이 개인적으로 나누는 대화를 염탐할 첩자를 보내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조금이라도 내비친 사람은 가차 없이 처형했다. 결과적으로 백성들은 자신의 의견 표명을 주저하게 됐다. 이에 크게 만족한 여왕은 자신의 고위관료 중 한 명이었던 자오공에게 “이제 모든 비판을 막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자오공은 “백성의 입을 틀어막는 것은 홍수난 강물를 막으려고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일입니다. 홍수가 났을 때는 둑을 지어 막을 게 아니라 강물이 흘러가게 물길을 터 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백성을 다스리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성도 자신의 의견을 각자의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오공의 말을 듣지 않은 여왕은 결국 백성이 일으킨 반란으로 물러나야만 했다.

서구 전문가들조차 구소련의 위세당당한 모습에서 그 몰락을 예측한 이가 드물었으나, 1990년대 구소련이 부질없이 몰락해버린 사건도 또 다른 예가 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중국과 그 밖의 여러 나라 독재자들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 훌륭한 학생이 아닌 모양이다.

한 유럽 외교관이 “어떤 국가 혹은 정치체제가 더 나은지 알고 싶다면, 이민자들의 움직임을 보면 된다”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서구 민주주의를 비난하는 가차없는 선전에도 불구하고 중국공산당 관계자들은 자신의 자녀와 자산은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지난주 복수의 중국 언론은 중국 당국이 약 21조 달러(약 2경 3천조 원)에 달하는 해외 은닉 자산 및 미납세금을 되찾기 위해 외국 정부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덩샤오핑이 1980년대 경제 개혁을 추진한 이후로 중국발 자본유출의 정확한 규모를 아는 이는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자 발급을 위해 주중 미 영사관 밖에 늘어선 긴 줄을 매일 보고 있자면, 대외적으로 선포되지는 않았으나 여러 수준에서의 ‘미국의 자신감’에 대해 중국인들은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차이나 드림’이라는 선전 포스터는 중국 어디서든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중국인, 특히 젊은이들에게 있어 그들의 ‘꿈’이란 사실상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겠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곳, ’자유의 땅’ 미국에 갈 기회를 얻는 것이다.

소요, 부패, 소득 격차, 만연한 사회 불평등 등 다양한 사회 병폐에 더욱 잘 대처하기 위해 개방 사회로 이행하는 대신, 중국공산당은 포식자 본능에 따라 반대 목소리를 억압하거나 폭력 대응에 의존하는 편이다. 공산당 지도자들은 자신이 국민에게 가하는 억압이 결국 훨씬 더 거대한 응징으로 되돌아와 결국 자신들의 집권을 단축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늑대를 채식주의자로 바꾸는 건 기대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진정한 자신감은 연민에서 나온다. 노자는 “말이 자상하면 신뢰가 생겨난다. 생각이 자상하면 깊이가 생겨난다. 주는 데 자상하면 사랑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의 생각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들린다.

※ 편집자 주: 피터 장은 중국과 동아시아의 정치경제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북경 제2 외국어대학, 국제법과 외교학 전문대학원인 미국의 플레처스쿨과 하버드의 공공정책 대학원을 졸업했다.

본 기사는 필자의 개인적 의견일 뿐 대기원의 관점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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