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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국에 '유화 손짓' ... 트럼프 中 압박 카드 먹히나
  • 샤샤오창(夏小強·대기원 시사평론가)
  • 승인 2018.09.14 14:15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역사적인 회동을 하는 모습 (ANTHONY WALLACE/AFP/Getty Images)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김정은이 미국에 다시 한번 호의를 보이는 행동이었다.

트럼프는 지난달 24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했다. 그는 북핵 문제를 잠시 내버려 두고 미중 무역전쟁을 해결하기로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9절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고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회 상무위원을 대신 보냈다.

시진핑이 방북을 포기한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트럼프가 북핵 문제를 잠시 방치한 탓에 중국이 지금까지 미중 무역전쟁에 맞서 사용해왔던 북한 카드가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둘째,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방해하고 있다고 분명히 지적한 상황에서 시진핑이 방북을 강행한다면 외부의 비판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중국 고위층의 정세가 긴장되고 내부 투쟁이 격화됐으며, 反시진핑 세력의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진핑은 내우외환에 처해 있어 외국 방문은 그에게 불리했다.

김정은은 올해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다. 국가 외교 관례상 시진핑이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에 답방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점에서 시진핑의 방북 포기는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은 것이다.

중국의 난감한 처지와는 달리 김정은은 이례적으로 트럼프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정은은 6일 한국 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신뢰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신뢰의 기반 아래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 간의 70년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 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정은이 구체적인 시간표가 담긴 핵폐기 약속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 신호가 강렬하다. 북핵 문제에 이어서 처음으로 미국 편에 섰다고 할 수 있다. 북미회담 이후 김정은은 미국에 지연 전략으로 대응을 해왔지만, 이번 김정은의 유화 제스처는 상황 변화에 급급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도 보인다. 한편으로는 김정은이 ‘선 핵폐기, 후 제재 해제’로 경제 발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편에 섬으로써 중국 측의 지원이 끊겨 정권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다년간 상호 이용하는 관계로서, 중국은 줄곧 북한을 도구로 삼아 서방세계와 미국에 대항했고, 북한도 중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통치를 유지해왔다. 시진핑은 18차 당대회에서 취임한 이후 북한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2015년까지 북·중 간 고위급 교류는 거의 없었고, 2015년 류윈산(劉雲山)이 한 차례 방북하는 데 그쳤다.

올해 미·중 무역전쟁을 전후해 김정은이 3회 연속 중국을 방문함으로써 북·중 관계가 급물살을 탔다. 이는 서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에 맞서 싸울 카드로 북한이 필요했고, 북한은 중국의 전방위적 지원을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북핵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있고, 카드를 꺼내 들어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의 방해가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근본 원인임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는 먼저 중국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착수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북핵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의 발전과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명확한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북한의 비핵화는 큰 진전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중국과 북한 간의 ‘짜고 치기’ 게임은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

샤샤오창(夏小強·대기원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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