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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미·중의 ‘제2전장’이 된 이유
  • 허칭롄(何清漣) 재미 중국경제사회학자
  • 승인 2018.09.10 13:19
베이징에서 공개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대형 포스트. (STR/AFP/Getty Images)

2018년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가 9월 3일 베이징에서 개막됐다. 중-미가 아프리카에서 힘겨루기를 하면 중국의 승산은 얼마나 될까? 기세로는 중국이 이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세를 뺀 투자 효과와 수익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일 2018년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베이징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중국은 정부 지원, 금융기관과 기업 융자 등을 통해 아프리카에 600억 달러(약 66조 7천500억 원)를 지원하고, 동시에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아프리카의 빈국 및 최빈국에는 2018년 만기인 정부 간 무이자 대출 채무도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말이 나오자마자 중국 인터넷 여론은 일제히 ‘돈 뿌리기’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번 ‘돈 뿌리기’의 배후에는 사실 베이징의 국제 경제 전략 변경에 관한 고려가 숨겨져 있다.

'정면 대치' 힘 부족하자 새로운 전장 개척

중국 당국의 600억 달러 투자 명세표와 시점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이 아프리카에 투자하는 데는 두 가지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미국의 신(新)아프리카 전략 조정 시기를 틈타 기선을 잡으려는 것이고, 둘째는 중국이 무역전쟁에서 미국에 눌려 숨도 쉬지 못하지만, 패배를 인정하고 싶지는 않아 새로운 전쟁터를 개척하고 아프리카에서 대국 간의 힘겨루기를 하려는 것이다.

먼저 600억 달러 한도를 정한 이유를 말해보자. 8월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중국에 맞서기 위해 해외 투자에 수십억 달러 추가'라는 글을 게재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몇몇 잘 알려지지 않은 정부 기구를 새로운 기구인 ‘국제개발금융공사(IDFC)’로 통합하고, 새 투자 기구에 60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IDFC의 중심은 미국의 해외투자 기구인 해외민간투자공사(OPIC)가 될 예정이다. 이는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의 개발 및 신흥시장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것이다.

또 IDFC가 정식으로 설립된 후 미국의 해외 개발 담당 기구인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운영하는 프로그램 일부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러한 권한을 갖게 되면, 미국 회사는 다른 나라에 중대한 인프라와 발전 프로젝트를 제공하는 융자 선택에서 중국과 상당한 경쟁을 할 수 있다.

중국과 미국의 아프리카 전력(電力) 건설에서의 힘겨루기는 일찌감치 오바마 대통령 때 시작됐다. 오바마 임기 마지막 해에 '2016 아프리카 전력법'을 내놓았고, 또 미국이 2000년 내놓은 '아프리카 성장 기회법'을 대폭 개정해 세계 무역 체계의 규칙과 일치시켰고 유효기간은 2025년 9월로 연장했다. 이 두 법안은 미국의 '신아프리카 전략'의 양대 축이 됐다. 이에 맞서 중국은 2017년 아프리카 최대의 수력발전소 '기베3'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는데, 싼샤(三峽) 공정보다 규모가 더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아프리카 정책 기조에 중대한 조정을 했다. 그는 미국의 인프라가 낡았기 때문에 미국 중심의 인프라 개발에 주력하기로 생각했으며, 올해 예산안에서는 아프리카를 주로 지원하는 '평화를 위한 식량 계획'을 완전히 폐기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미국은 아프리카가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의 중대한 거점임을 알게됐다. 이 때문에 비슷한 기능을 가진 몇 개 기관을 통합해 국제개발금융공사(IDFC)를 설립하고, 지출 한도를 확대해 개발금융자금 600억 달러를 지원하도록 하는 하원의 법안을 지지했다. 이 법안은 이미 하원에서 순조롭게 통과돼 상원의 표결만 남았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600억 달러를 뿌린 것은 바로 미국의 이 600억 달러를 겨냥한 것이다. 베이징은 결코 이 점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이 6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하자, 중국의 언론들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커지자 미국은 곧 몇 개 융자기관을 통폐합하는 법안을 확정해 이에 대항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제2의 전장’으로 아프리카를 택한 이유

미중 무역전쟁은 현재 ‘미지근한’ 대치 상태다. 11월 6일은 미국 중간선거일이다. 트럼프는 국내에서 민주당 및 언론의 지속적인 포위 공격을 받고 있다. 중국은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가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 달 28일 베이징 세미나에서 전 중국공산당 상무부 부부장이자 현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인 웨이젠궈(魏建國)가 중국 정부의 이런 의도를 분명하게 설명했다. 즉, 앞으로 5년간 중국이 아프리카에 수출하는 상품은 5000억 달러에 달하므로 아프리카가 미국을 대신해 중국 최대의 수출시장이 될 것이며, 미국은 5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중국이 미국 상품을 수입하는 것은 모두 150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웨이젠궈는 중국의 대(對)아프리카 수출은 대(對)미국 수출과 다르다는 점은 인정했다.

아프리카가 수출 대체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 외에도 베이징 당국은 지극히 현실적인 계산을 하고 있다. 중국과 아프리카 경제무역 협력이 진행된 지 여러해 됐기 때문에 대출을 통해서든, 무역 방식을 통해서든 적지 않은 아프리카 국가의 자체 금융 시스템에 이미 일부 위안화가 축적됐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약세, 외환보유액 3조 위안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위안화 국제화 노력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5대 기축통화가 된 이래, 60개국 이상이 외환보유고에 위안화를 포함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 14개국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쓰겠다고 밝혔고, 나이지리아 등도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채택하고 있다.

아프리카 전장에서 중국의 승산은 얼마나?

필자의 견해로는 기세만 보면 중국이 이길 것 같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투자는 투자자가 정부이며, 원가를 따지지 않고 크게 투입하고, 원조와 투자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중국공산당의 '강점’이다.

올해 중국 당국이 약속한 600억 달러의 아프리카 투자에는 ▲150억 달러의 무상지원 ▲200억 달러의 무이자와 우대차관 ▲100억 달러의 중-아프리카 개발기금 마련 ▲50억 달러의 대(對)아프리카 수입 융자기금 설립이 포함된다. 이런 원조와 투자를 구분하지 않는 방법은 중국 정부의 전통이다. 예를 들어 2013년 중국 측 대표가 아프리카 투자 포럼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2025년까지 아프리카에 1조 달러의 누적 차관을 제공할 것이며 직접투자, 소프트론, 상업차관, 원조 등 여러 가지 유형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러한 상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지원과 투자의 경계가 분명하고, 양자 간 회색지대가 존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평가에 손발이 묶일 수밖에 없고 중국처럼 이렇게 대범하지 못하다.

그러나 기세를 빼고 보면, 중국의 이런 투자 효과에 대해서는 크게 따져볼 일이다.

중국 대외 투자의 주체는 국유기업이고, 국유기업은 과거 몇 년간 해외 투자의 대부분을 날려 버렸다. 2016년, 공산당 기관지 중앙인민라디오방송국(CNR)은 중국 광산업 해외투자 실패율이 95%를 넘는다고 공식 인정했다

같은 해 필자는 '중국의 해외투자는 왜 번거로운 프로젝트가 많은가'라는 글에서 '일대일로'에 편입된 국가는 주로 아세안, 남아시아,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유럽 등의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중 유럽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는 원래부터 정치 리스크가 높아 국제 신용이 좋지 않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의 국가 신용등급 중 상당수가 B등급 이하이고, 이란은 등급 미달이다.

시진핑 당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가 큰 좌절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로 증명되고 있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8월 베이징으로 직접 건너가 말레이시아 국가 채무가 2억 500만 달러로 급증해 주요 프로젝트 3개를 잠정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현재 약 70개국이 일대일로 계획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중 상당수는 이로 인해 많은 빚을 지고있다.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글로벌 리서치센터는 올 3월 일대일로 8개국이 빚더미에 올라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 미·중 간 무역전쟁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와 수출을 늘리는 것은 중국 경제의 글로벌 전략을 다시 짜기 위한 시도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 허칭롄은 중국 경제학자로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 기사의 원문은 호주 SBS 홈페이지(2018년 9월 5일)에 게재됐다.

허칭롄(何清漣) 재미 중국경제사회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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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중-아프리카 협력포럼#일대일로#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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