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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ASEN·APEC 정상회의 불참 선언... 노림수는 무엇?
  • 저우샤오후이(周曉輝·중화권 시사평론가)
  • 승인 2018.09.05 17:54
8월 31일,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에 열리는 제1차 세계대전 기념행사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과 남미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11월에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ASEAN 정상회담과 APEC 정상회의에는 불참한다고 밝혔다. 아시아 행사에는 마이크 펜스(Mike Pence) 미 부통령이 트럼프 대신 참석한다. (Alex Wong/Getty Images)

미 백악관은 8월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11월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담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대신 마이크 펜스(Mike Pence) 부통령이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이 시기에 트럼프는 11월 11일 열리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러 파리로 떠난다. 백악관은 “펜스 부통령이 주권, 법치, 자유, 공정, 호혜무역 존중을 토대로 자유를 추진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을 개방하는 미국의 비전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7년 11월 3일부터 14일까지 트럼프는 ASEAN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과 필리핀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 기간에 트럼프는 연설을 통해 공정무역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표명하며 여러 나라 정상들과 회담을 가졌다. 올해 트럼프가 아시아의 두 정상회의에 의도적으로 불참하는 것은 당초에 모두가 기대했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재회가 적어도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는 성사되지 않을 것이고, 또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여전히 최대 압박 태세를 유지할 것임을 의미한다.

트럼프의 이번 결정은 3가지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이유는 미국의 중간선거와 관련이 있다. 중국이 끊임없이 내보내는 신호를 보면 트럼프와 세계의 여러 압박으로 중국 당국은 비록 ‘반미’ 태도와 선전을 완화했지만, 여전히 미국과 공정하고 공평한 무역 협정을 맺는 것을 꺼리고 있고, 그들의 경제구조를 바꾸길 원하지 않는다. 그 근본 원인은 정권 붕괴를 막기 위해서다.

이 목적을 위해 지난 몇 달간 중국은 유럽, 일본과 힘을 합쳐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면서, 서방국가들이 ‘내부 분쟁’으로 트럼프를 견제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모두 중국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았다. 미국과 같은 가치관을 가진 유럽연합과 일본은 비록 미국에 불만이 있지만, 중국과 손잡는 것을 확실히 거절했으며, 무역 문제에 있어서 미국, 유럽, 일본은 오히려 새로운 무역권을 점차 형성해 나가고 있다. 

이 무역권이 정말로 만들어지면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없는 중국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 또한, 정말로 그리된다면 중국은 경제적으로 수렁에 빠져 있는 아프리카의 형제국과 러시아 등 같은 처지의 나라들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미 나빠질 대로 나빠진 중국 경제의 향방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분명 중국도 잠재된 위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격을 가할 능력이 별로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내심 미국 중간선거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 공화당이 상하 양원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트럼프가 향후 2년간 ‘절름발이 대통령’ 신세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이에 대해, 중국 정권이 ‘반(反)트럼프’ 언론과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등 암암리에 미국에 힘을 쏟으면서, 한편으로는 협상을 원하는 자세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트럼프와 각료들은 중국의 지연전술과 생각을 빤히 알고 있다. 얼마 전, 트럼프가 트위터에 올린 “러시아만 주시한 모든 바보들은 방향을 바꿔 중국을 바라봐야 한다”는 말에는 분명 숨은 뜻이 있다. 존 볼턴(John Robert Bolton) 미 국가안보 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중간선거에서 미국이 가장 주시하는 것은 중국·이란·북한·러시아, 이 4개국의 개입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중간선거가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에 서로 다른 속내를 가진 트럼프와 시진핑이 회담을 갖는 것은 타이밍이 적절치 않다고 봐야 한다.

두 번째 이유는 당연히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이 있다. 며칠 전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은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 타격을 입힌 데 이어 2000억 달러(약 223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가을 공세’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 보도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으며, 8월 30일 “우리가 훨씬 강한 나라이므로 중국은 무역전쟁에서 미국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무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다. 우리의 국가 재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2~3개월간 미국의 행보가 중국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공세를 펼칠 방아쇠를 당기는 트럼프가 이 기간에 시진핑과의 회담을 가질 리 없다.

세 번째 이유는 북한이 태도를 바꾼 것과 관련이 있다. 최근, 트럼프는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면서 북·미 관계가 어렵게 된 데 대해 “북한이 태도를 바꾼 이유 중 하나가 미·중 무역 분쟁 후 북한이 중국의 거대한 압력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며 화살을 중국으로 돌렸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책임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한다 해서 미국의 이러한 판단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시진핑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핵 문제 해결에 협조하고 유엔의 대북 제재 협의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어느 정도 행동으로 옮겼지만, 무역전쟁이 시작된 후 중국의 대북 지원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다방면에서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을 선진 기술을 가진 미국이 모를 리가 없다. 트럼프가 시진핑을 친구라고 부르면서도 일부러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사실 어떤 태도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트럼프는 아시아행 대신 유럽행을 택했다. 이는 사실 무역전쟁과 북한 문제에 있어서 미국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분명하고도 확고한 뜻을 중국에 전달한 것으로, 양측 대결에 있어서 미국은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미·중 정상회담이 무역전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아마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11월 말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과 만나게 된다. 그때가 되면 미국의 중간선거도 끝이 나고, 미국의 ‘가을 공세’ 결과도 대략 나올 것이므로 상황이 많이 다를 것이다. 양측이 회담을 가질 수 있을지, 새로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는 이와 관련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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