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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억 광년 거리서 찾아온 열쇠... ‘우주의 역사’ 담은 중성미자 관측 성공
  • 박형준 객원기자
  • 승인 2018.07.25 19:27
출처=DESY, Science Communication Lab

세계 12개국의 과학자 300명으로 구성된 아이스큐브(IceCube) 국제연구팀이 고에너지 중성미자(Neutrino)를 포착해 발원지를 파악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이를 통해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이해가 크게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문센-스코트 남극기지에 소재한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에서 관측된 현상을 토대로 작성된 2편의 논문은 1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수록됐다. 아이스큐브 연구팀은 작년 9월 22일 전 세계의 망원경 관측소와 협력해 해당 현상을 관찰했으며, 논문 발표 직후부터 ‘다중신호 천문학(multi-messenger astronomy)’의 새 지평을 연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령 입자(Ghost Particle)’라고 불리는 중성미자는 질량이 거의 없고,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 이런 이유로 중성미자는 외부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은 채 직선 경로로 이동할 수 있으며, 과학자들은 이러한 중성미자를 관측해 해당 중성미자의 발원지 및 우주의 역사에 대한 관측을 오랜 기간 시도해왔다. 

하지만 사실상 관측이 매우 어려운 것이 문제였다. 이전까지 발견된 중성미자는 태양과 초신성 1987A에서 비롯된 것뿐, 외계로부터 온 중성미자는 단 한 번도 발견된 바가 없었다. 아이스큐브 연구팀의 이번 발견은 외계로부터 온 중성미자를 관측한 첫 번째 사례로, 물리천문 분야에서는 기록에 남을 만한 업적이다. 실제로 아이스큐브 팀 대표 과학자들은 현재 올해 노벨상 후보 중 0순위로 꼽히고 있다.

연구 결과 해당 중성미자는 지구로부터 약 37억 광년 거리에 있는 ‘TXS 0506+056’ 블레이자(blazar)로부터 분출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블레이자’는 타원 은하의 중심부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 블랙홀의 퀘이사이며, ‘퀘이사’는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집어삼키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거대 발광체이다. 즉, 이번에 관측된 중성미자는 37억 광년 거리에 위치한 블랙홀로부터 분출됐다.)

출처=Martin Wolf/IceCube/NSF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번 중성미자 발견을 블레이자 내부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열쇠로 이용할 것이라는 견해를 비쳤다. 이론적으로 중성미자 방출은 감마선 방출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블레이자가 감마선을 생성할 만큼 고에너지로 입자를 가속하는 원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었다. 라즈믹 미르조얀(Razmik Mirzoyan) 박사는 이에 대해 “블랙홀 주변의 ‘발전소’가 어떻게 가동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중성미자와 중성미자의 발원지에 대한 발견은 인류가 물질을 가장 근본적인 형태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새 발견을 통해 외부 은하계 및 우리 은하, 태양계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이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한 추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인류의 기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도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 또한 모으고 있다.  

대런 그랜트(Darren Grant) 아이스큐브 협력 프로젝트 대변인 겸 앨버타대학 물리학 교수는 이번 발견에 대해 “수천 년에 걸친 인류 활동의 절정”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돌을 쪼개고, 동물을 사냥하고, 농사를 짓고, 청동기와 철기 시대를 거쳐 마침내 달에 다녀온 인류가 이제는 외계의 물질을 발견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첨단에 서 있는 과학적 발견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박형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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