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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 언론 매수해 ‘여론전’ 펼치는 이유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산책 모습. (AFP PHOTO / SAUL LOEB)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VOX)’가 보도한 북미정상회담 관련 기사가 최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기사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조직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작성됐음을 해당 기사 끝 부분에 스스로 밝힘에 따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미디어 전쟁’이라는 말이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복스는 6월 12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의 승자는 누구일까’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가 나가자마자 수많은 평론이 잇따랐다. 보수 성향의 매체인 ‘워싱턴프리비컨’과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인 조쉬 로긴(Josh Rogin)은 복스 기사 말미의 해설 부분은 ‘이 보도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단체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내보낸 것’임을 스스로 폭로한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프리비컨은 6월 14일 보도에서, 복스 기사의 마지막 내용을 그대로 옮겨 비판했다.

“이 보도는 홍콩에서 설립된 비영리 민간단체인 ‘중미교류재단(CUSEF)’의 지원에 의한 것으로… (This reporting was supported by the China-United States Exchange Foundation CUSEF, a privately funded nonprofit organization based in Hong Kong that is dedicated to…)”

WP의 칼럼니스트 조쉬 로긴도 6월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복스 기사 원문을 인용하면서   “당신은 CUSEF 회장직은 중국공산당의 영향력 아래서 운영되는 네트워크의 한 고위층 인사가 맡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본지 기자가 최근 로긴이 인용한 복스 기사를 확인해 본 결과, 해설 일부가 아래와 같이 바뀌어 있었다.

“본 기사는 저자가 홍콩에 본부를 둔 비영리 민간단체인 CUSEF가 후원한 중국 여행 기간에 쓴 것으로… (The author of this article wrote it while on a trip to China sponsored by the China-United States Exchange Foundation (CUSEF), a privately funded nonprofit organization based in Hong Kong that is dedicated to…)”

분석가들은, 만약 복스가 외부 비판을 의식해 기존 버전을 바꿨다면, 그것은 배후에서 복스 기사에 미치는 CUSEF의 영향력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지워싱턴 대학교 법대 교수이자 현대 중국법률 전문가인 도널드 클라크(Donald Clarke)는 트위터에 “복스, 당신들은 CUSEF가 누군지 몰랐다는 건가? 아니면 상관이 없다는 말인가?”라고 올렸다.

그렇다면 CUSEF는 도대체 어떤 조직일까? 중국이 복스 등의 미국 언론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미중교류재단(CUSEF)은 어떤 조직?

CUSEF는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이자 전(前) 홍콩 행정장관인 둥젠화(董建華)가 2008년 설립했다. 이 재단이 중국 공산당 중앙통일전선부와 관계를 맺고 있음이 여러 차례 드러났다. 통일전선부는 해외에서 중국공산당의 목표를 추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CUSEF가 중국공산당 기관이라는 것을 부인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도 ‘비영리 민간후원단체’를 표방하지만,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는 그들이 중국인민해방군(PLA)과 프로젝트를 합작하고 있으며 워싱턴에 고용한 홍보회사도 중국 대사관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또한, 교류와 합작만이 CUSEF의 유일한 목적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CUSEF는 등록된 하나의 외국기관으로서 2016년 66만 8천 달러(약 7억 4750만 원)에 달하는 돈을 로비활동에 썼으며, 미국 로비회사인 포데스타 그룹(Podesta Group)를 비롯한 여러 회사를 매수해 의회에서 ‘중미 관계’에 대한 로비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7년 이 재단은 이미 최소 51만 달러(약 6억 1500만 원)를 로비활동으로 썼다.

그밖에도, CUSEF는 아직도 ‘BLJ 월드와이드(BLJ Worldwide LTD)’에 매달 2만 9700달러(약 3325만 원)를 비용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재단을 확대하는 일 외에 ‘차이나 US 포커스(China US Focus)’라는 친(親)중국 웹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CUSEF는 중국공산당이 미국에 침투시킨 전초(前哨)로 여겨진다. 제임스타운 재단(Jamestown Foundation)의 중국연구원이자 전(前) 정보 분석가인 피터 마티스(Peter Mattis)는 중국공산당은 웹사이트, 협력, 후원 등 무엇을 통해서든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미국 학계와 지식인들에게 침투시킨 후 다시 그들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들이 미국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누구보다 크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포린폴리시’는 CUSEF는 유명 학교에 대대적으로 자금 지원을 하고 있으며, 존스 홉킨스 대학(Johns Hopkins University)의 고등국제관계연구대학원(SAIS) 등 주요 학술기관에도 후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CUSEF는 미국에 침투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보여 왔다”면서 “유명 학부와 싱크탱크 기관 등에 자금 지원을 빌미로 미국 정책과 여론을 좌우해 왔으며, 자금 지원을 받은 학술기구는 모두 정치 인재의 요람으로, 졸업생들 다수가 중앙정보국 및 군사기관을 포함한 미국 정부 기관에서 일하게 된다”고 밝혔다.

테드 크루즈(Ted Cruz) 상원의원은 “가짜 자선재단으로 운영되는 CUSEF와 중국공산당의 관계는 엄청난 관심사”라고 말했다.

의회의원들이 미국 언론에서 선전활동을 벌이려는 중국에 대응 강도를 높임에 따라 복스와 CUSEF의 관계가 점점 더 많은 검열을 받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제임스타운 재단의 마티스가 “공산당의 통일전선 활동 목적은, 마오쩌둥의 말로 표현하면, 당의 우호세력을 동원해 당의 적대세력을 공격하는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공산당은 다양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외국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으며, 그것을 ‘여론전(미국은 ‘미디어 전쟁’이라고 함)’의 한 부분으로 여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십여 년 전, ‘여론전’을 비롯한 ‘3전(三戰)’은 특별하고 강력한 전쟁무기라는 내용이 포함된 공문서를 공개했다. 중국공산당 총정치부의 임무 중 하나가 바로 ‘3전’을 조직하고 ‘적군을 분열시키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여론전’은 위력이 막강한 전쟁 무기

2005년 3월 공산당 매체 인민일보 인민망(人民網)은 군사과학원 세계군사연구부 1실 판가오웨(樊高月) 연구원의 ‘3대전법(戰法)으로 전쟁 승리를 가속화한다’는 제하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다음과 같이 적시했다.

▲‘법률전’을 전개해 전쟁을 일으키는 법리적 근거를 얻는다. ▲‘여론전’을 강화해 언론을 통제하고 민중의 지지율을 높인다. ▲‘심리전’을 실시해 다양한 수단으로 적들의 저항 의지를 꺾는다. 이 세 가지 방식을 ‘삼전(三戰)’이라고 통칭한다.

판가오웨 연구원은 ‘여론전’은 방송, 라디오 등 대중 매체를 이용해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선택된 정보를 계획적이고 목적성 있게 전달해 특정 사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 견해 및 의견을 선전하고, 적의 여론 공세를 차단하고 와해시키며, 이로써 청중의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미쳐 사회 여론을 선도하고 민의에 영향을 미쳐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한다”고 설명했다.

2005년 3월 인민일보 인민망이 ‘3대 전략’의 중요성에 대한 글을 발표했다. (인터넷 캡처)

판가오웨는 또 인민해방군이 반포한 최신판 ‘정치공작조례’에서, 총정치부의 전시 작전 임무 중 하나가 ‘삼전’을 ‘조직, 전개’하고, ‘적군을 와해시키고 적의 모반과 파괴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적의 군인, 정부 요인 및 민중의 사상과 심리를 겨냥해 ‘삼전’ 등 작전을 펼쳐 무력전과 서로 협동함으로써 적의 저항 의지를 약화하고 작은 대가로 신속히 전쟁 승리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미 육군 특수작전사령부는 2014년 9월 26일에 발표한 ‘비정규전 대응’이라는 제목의 백서를 통해 중국공산당의 ‘삼전’ 이론은 일종의 ‘초한전(超限戰)’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백서에서는 “최근 중국의 전쟁 논저는 미국을 비롯한 적을 반대하는 데 폭넓은 작전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고 천명했다”고 밝혔다.

미 육군 특종작전사령부가 2014년 9월 26일에 ‘비정규전 대응’이라는 제하의 백서를 발표했다. (백서 캡처)

백서에 따르면, 공군 소장 출신의 차오량(喬良) 중국 국방대 교수와 왕샹수이(王湘穗) 전략문제연구센터 주임은 중국이 어떻게 군사적, 비군사적 작전을 결부해 미국을 공격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차오량은 “초한전의 첫 번째 규칙은 바로 ‘규칙이 없고 금지하는 것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서는 차오량의 초한전 규칙의 본질은 ‘대가’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전쟁을 이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론은 미국에 큰 도전이다. 이러한 전쟁론은 중국이 일련의 수단을 사용할 것이며, 그중 상당수는 정규전의 영역을 넘어서는 수단을 동원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삼전’은 미국을 견제하는 힘

미국의 2014년 백서는, 펜타곤이 2013년 5월의 중국 관련 보고서에서 ‘삼전’을 바로 미국을 견제하는 힘으로 투사하고 있는데, 미국은 정조준된 주요 타깃 4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판가오웨는 그의 글에서 ‘삼전’은 정보 공격의 주요 수단으로, 특수하고 막강한 전투 무기가 될 것이며, 무력전과 병행하는 일종의 작전 방식이 될 것이고, 무력전 외의 또 하나의 중요한 전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5월 7일 ‘2019년 국방수권법안(NDAA)’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중국과의 장기적인 전략적 경쟁이 미국의 주요 현안이 됐다고 지적했다.

국방수권법안 작성에 참여한 한 중견 공화당 보좌는 ‘워싱턴프리비컨’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공산당의 선전이 미국 언론에서 갈수록 성행하면서 미국 의원들은 중국공산당의 선전에 맞서 싸우는 최악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중국공산당은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전 사회의 힘을 점차 확장해 미국에 침투하고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국회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팅(張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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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심리전#법률전#삼전#초한전#둥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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