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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돌변, 배짱 어디서 나왔나?
  • 뤄야(駱亞) 기자
  • 승인 2018.05.18 18:17
좌)40여 일만에 중국을 전격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요녕성 다롄 인근 해변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산책하는 모습. (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Getty Images)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미국의 중국전문가에게서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 변화는 북한에 점점 가해지고 있는 제재 완화를 위한 전략이며, 북한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미국과 맞설 만한 '배짱'을 지원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메릴랜드 주 소재 정보전략연구소 리헝칭(李恒青) 소장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3월 대북특사가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김 위원장이 "한미훈련이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김정은 위원장은 남측과의 협력에 호의적이었다. 당시 그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정권을 흔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엔은 지난 수십 년 이래로 가장 엄격한 제재를 북한에 가했고, 중국도 여기 참여해 압록강 부근의 단속을 강화했다. 북한은 이에 큰 타격을 입어 협상 테이블을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 소장은 “이후 김 위원장은 남한 측에 다양한 소통 방식을 제시하며 동계올림픽 참가, 상호 방문, 트럼프와의 대화, 조건부 핵 폐기 등을 포함해 어떤 문제를 두고도 협상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해 왔다"면서, "이런 과정 중에 김 위원장이 갑자기 베이징으로 황급히 달려가 시진핑 주석을 만나는 등 이틀간의 탐색을 모색했고, 방중 당시 중국 측으로부터 큰 환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월 26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함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 리 소장은 “김 위원장의 방중은 중국 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요구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북한이 한미와 직접 대화해 비핵화를 추진한다면 중국은 소위 ‘차이나 패싱’을 우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이 독자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전에 베이징으로 불러 상호 협력 문제를 요구한 것이다. 실제로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은 중국으로부터 뜻밖에 큰 환대를 받았고,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을 포함한 8명의 상무위원이 모두 모임에 참여해 김정은의 체면을 살려줬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기차가 단둥(丹東)을 떠나 북한으로 돌아간 바로 다음 날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는 수많은 화물트럭과 소형트럭이 대량의 물자를 싣고 압록강대교를 거쳐 북한으로 향하는 동영상과 사진이 확산됐다.

리 소장은 “물건의 정체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아마도 석유, 항공 휘발유 등 유엔에서 엄격하게 제재하고 있는 군용물자일 것으로 추측된다"며 "회귀하는 조건으로, 중국이 북한에게 강심제(強心針) 주사를 놓아 지원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8년 1월 9일 신의주-단동 간의 우정의 다리를 운행 중, 타이어를 살펴보고 있는 운전자 (CHANDAN KHANNA / AFP / Getty Images)

또 “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게 유도하는 유일한 방법은 엄격한 제재"라며 "최근 그가 태도를 돌변해 상황을 급격하게 틀어버리는 이유는 결국 현재 북한에 가해지고 있는 제재를 풀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준비 과정에 다시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회동했다. 이와 관련 수많은 외신이 그들의 대화 내용을 추정 보도하고 있다. 리 소장은 "그 중 하나는 김 위원장이 금수 조치(수입과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 해제를 요구했다는 내용"이라며 “엄격한 제재는 김 위원장에게 파멸에 가까운 타격이고, 그런 상황 속에서 김정은은 기존의 강경 태도를 버리고 거의 전면 항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김 위원장이 미국에 요구한 유일한 조건은 정권 유지로, 공산당 정권만 보존케 해준다면 어떤 조건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었다는 것이다. 리 소장은 미국 신임 국무장관이 두 차례 방북한 뒤 억류돼 있던 한국계 미국인이 석방된 것도 예로 들면서, "이는 과거 수년 간 전무했던 일이며, 미국에 대한 김정은의 유화 제스처로 볼 수 밖에 없는 사건이었다”고 언급했다.

리 소장은 이랬던 김 위원장이 태도가 급변한 이유에 대해 "중국이 김 위원장의 배후에서 그를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이 만일 북한이 교섭 상대와 파탄이 생길 경우 중국이 이를 수습하고 지원해 주겠다는 의사를 비쳤을 것이고, 김 위원장은 중국의 최후 지지를 확보했다는 생각에 상황을 재차 시험해보려 한다는 이야기다.
 

뉴시스

“미국은 그동안 전략적 결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침투를 항상 경계했고, 중국 주변 국가들이 ‘일대일로(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하는 상황도 계속 주시해왔다. 이로 인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게 된 중국은 수많은 우방을 잃은 상태다. 심지어 러시아의 미사일마저도 중·러 국경에 배치됐으며, 세계가 중국의 발전 가능성과 진정성을 의심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리 소장은 최근 중국 정부의 예전같지 않은 움직임에 주목했다. 그는 "리커창(李克強) 총리가 이끈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했고,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와 여러 가지 타협을 하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며 "일본과 한국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 180도 뒤바뀌었다. 그동안 중국은 한국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고 민중을 선동해 일본 자동차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은 여전히 국제무대에서 큰 역할을 맡고 싶어 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은과 같은 '돌출 인물'이 필요에 따라 혼란을 조성하는 상황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중국이 이를 해결한다는 빌미로 평화를 만들어가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 소장은 마지막으로 “국제사회가 유엔 결의를 성실히 수행하고 북한을 상대로 한 제재에 끝까지 협력한다면 북한은 반드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이라며 "중국이 유엔 결의에 반해 비밀리에 북한을 지원하는 것이 유일한 변수고, 중국은 위험 부담을 안으면서도 지금까지 전 세계의 공산주의 운동을 리드해왔기에 이러한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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