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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두루미의 꿈
  • 홍성혁 고문
  • 승인 2018.02.11 18:12
사진=NEWSIS


       두루미의 꿈

    푸른 창공이 어른거려
    외발로 서있는 저 두루미

    언제 출발했는지도 모르는 별빛이
    만 리 밖 옛 얘기를 들려주면
    이내 두루미는 꿈속에서 난다

    별 쏟아지는 이 밤도
    한 마리 붕(鵬)새가 되어
    만 리 창공으로 익숙하게 솟구친다

    어느 별 어느 성운
    중력이 사라진 별들의 바다
    날갯짓 한 번에 구만 리를 난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르는 북극성이
    알 듯 모를 듯 미소 짓는 밤
    하얀 두루미는 두 발로 난다

 

《장자(莊子)》〈소요유편(逍遙遊篇)〉에 ‘붕정만리(鵬程萬里)’란 말이 나옵니다. 전설적인 새 중에서 가장 큰 새인 붕(鵬)이 한 번에 만 리를 날아감을 뜻합니다. 장자는 “붕(鵬)은 날갯짓을 3천 리를 하고 9만 리를 올라가서는 여섯 달을 날고 나서야 비로소 한 번 쉰다”고 했습니다. 장자의 사상에서 ‘붕’이 나타내는 것은 대부분 웅장하거나 원대한 꿈이나 상상을 초월하는 세계를 뜻합니다. 그 세계는 속세의 그 무엇으로도 구속할 수 없는 절대적인 자유, 즉 대자유의 세계일 것입니다. 철새들은 수천km에서 수만km까지 이동한다고 합니다. 참새 같은 텃새야 감히 엄두도 못 내겠지만, 수만km를 날아본 경험이 있는 철새들은 아마 붕새의 웅장한 뜻과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그 세계를 동경하고 그리워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요? 그런 대자유를 얻고 싶은 꿈은 과연 철새들만이 꿀 수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 꿈은 꿈으로만 머물고 실현될 수 없는 것일까요? 깊은 밤 사색이 깊어집니다.

홍성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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