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중국 사회
중국으로 번진 ‘미투(Me Too)’ 성추행 폭로
  • 방지유 기자
  • 승인 2018.01.17 09:38
새해 첫날, 미국에 거주하는 뤄첸첸 박사는 12년 전 베이징항공대에서 박사 과정 지도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웨이보를 통해 실명으로 고발했다. (스크린 샷)

중국에서 지난 13일 두 번째 ‘미투’(Me Too · 나도 당했다) 캠페인 동참자가 나왔다. 새해 첫날 미국에 거주하는 여성의 폭로가 있은 지 12일 만에 중국 내에서 이뤄진 성추행 고발이다.

13일 베이징 청년보에 따르면 자신을 베이징의 여대생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이 중국의 유명 토론 사이트인 즈후(知乎)에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의 쉐(薛) 모 교수로부터 지난 2년간 지속해서 성추행을 당했다’라고 고발했다. 이 여성은 지난 1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뤄첸첸(羅茜茜) 박사의 성추행 폭로에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대외경제무역대학 측은 테스크포스(TF)를 꾸려 현재 학술토론회 참석차로 해외에 나간 쉐 교수가 귀국하는 대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는 뤄첸첸(羅茜茜) 박사는 새해 첫날 12년 전 베이징항공대에서 박사 과정 지도교수였던 천샤오우(陳小武·46)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통해 고발했다.

중국 교육부가 학문 성취가 뛰어난 학자에게 주는 ‘창장(長江)학자’ 칭호까지 받은 천 교수는 그간 다수의 여학생에게 성폭행 시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뤄 박사는 천 교수를 항공대 기율검사위원회 감찰처에 고발하고, 자신을 포함해 성폭행 피해를 본 여학생 7명의 증언도 제출했다. 뤄 박사는 피해자 중 한 명은 천 교수의 성폭행으로 임신했으며, 천 교수가 친구에게 돈을 빌려 학생의 입을 막으려 했다고 폭로했다.

뤄 박사는 천 교수의 성추행에 따른 후유증으로 박사학위 과정 내내 우울증과 환청, 환각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의 용기 있는 고백은 순식간에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항공대는 TF팀을 꾸려 진위 확인에 나섰고, 11일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항공대 측은 천 교수의 대학원 상무 부원장직 정직, 대학원생 지도교수 자격 취소 등의 처분을 내렸고, 14일에는 ‘창장학자’ 칭호를 박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뤄 박사는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미투’ 캠페인이 큰 용기를 줬다”라고 영국 BBC방송에 말했다.

중국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언론에서 보도된 사실관계가 확인된 교수의 성추행 문제는 12건에 달했다. 그중에는 베이징대학이나 베이징사범대학 등을 비롯한 명문대의 이름도 있었다.

그러나 보도된 대학교수들의 성추행 문제는 아직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지난해 7월 광저우(広州)시 성별 교육센터가 발표한 ‘중국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이 당한 성추행 상황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592명 중 약 70%가 성추행을 당했고, 가해자의 약 10%가 대학 측의 간부나 교수였다.

중국 법 · 제도상의 맹점과 중국인들의 전반적인 의식 수준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중국의 한 페미니스트는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는 성폭력이나 성추행을 처벌하는 형법 조항이 없다”라며 “중국 여성의 80%가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온 적이 있지만, 여전히 피해자의 책임을 거론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방지유 기자  방지유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대기원시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학교수#성추행#Me Too#캠패인
여백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