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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물안개
  • 홍성혁 고문
  • 승인 2018.01.11 10:10
포토그래퍼/손영준


       물안개

      새벽 한파가
      물안개를 지펴내어
      뽀얀 숨을 길게 토해내고

      피다 만 눈꽃이
      습한 냉기를 끌어안고
      몸 식혀 입김을 더하면

      뒷심 얻은 물안개가
      생명을 덮어 감싸고
      봄을 잉태한다

      겨울 물안개가
      죽은 듯 누운 겨울을
      꿈인 듯 살려낸다

 

흔히 물안개가 핀 풍경을 ‘몽환적’이라고 표현합니다. 새벽의 냉기류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따뜻한 수면과의 온도 차이가 빚어낸 자연현상에 불과할 테지만, 우리의 눈에는 그 이상의 비경으로 다가옵니다. 막 퍼지기 시작한 아침 햇살이 물안개를 흔들어 피워 올리고, 거기다 물가 주변의 수목들이 밤새 빚어놓은 상고대의 영롱한 빛을 끌어들이면 한 편의 겨울 판타지가 완성됩니다. 사람마다 물안개를 대하는 시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물안개가 우리에게 각인시켜놓은 가장 큰 존재감은 모든 것들이 스러져버린 황량한 겨울, 그 한가운데를 비집고 나와 대자연이 살아있음을 가장 역동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일 것입니다. 한편, 불교에서는 물안개, 즉 수연(水煙)을 석탑 상륜부를 구성하는 불꽃 모양의 장식으로 형상화했습니다. 그러고는 거기다 ‘부처님의 말씀이 인간세계에 널리 퍼짐을 상징한다’는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수연(水煙)에 수련((睡蓮)의 연꽃 향내가 나는 듯도 합니다.
 

홍성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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