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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아이들 마음에 꼭 필요한 '영양소'
  • 이상숙 기자
  • 승인 2017.11.1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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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구 떼바구 강떼바구’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경상도 지방에서 아이들이 화로 앞에서 할머니가 해주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나서 이야기를 하나 더 해 달라고 조를 때 쓰는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아이돌 음악에 심취하고 창작동화를 즐겨 읽는 편이지만 옛이야기를 꾸준히 들려주면 어느덧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들고 옛이야기를 좋아하게 된다. 혹자는 아이들에게 의, 식, 주 외에 필요한 한 가지가 바로 ‘옛이야기’라고 한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옛이야기의 특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구조가 명쾌하고 단순하다

옛이야기는 선과 악의 대립이 분명하다. 착한 흥부와 심술쟁이 놀부, 빨간 부채와 파란 부채, 악한 관리와 착한 농부 등 한 인물은 한 가지 성격을 전형적으로 가진다. 중간적인 인물이 나오더라도 중요한 인물이 못 된다. ‘콩쥐 팥쥐’ 아버지의 존재감을 생각해보면 된다. 덜 중요한 부분은 과감히 삭제된다. 이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구전 문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내용과 형식이 단순해야 전승할 수 있다.

또 이야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주인공 위주로 시간 순서대로 진행된다. 아이들은 이야기의 다음 구조를 훤히 알고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의 승리를 환호하면서 신나고 자신감 있게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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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주인공의 이름이 없다

옛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이름이 뚜렷하지않은 경우가 많다. ‘정신없는 도깨비’는 순진하고 어수룩한 도깨비 이야기인데 가난한 총각인 ‘아무개’가 집에 가는 길에 도깨비를 만난다. 도깨비는 아무개에게 서 푼을 꿔달라고 한다. 착한 아무개는 도깨비에게 서 푼을 빌려준다. 다음날 도깨비가 아무개의 집으로 찾아와 돈 서 푼을 갚고 사라진다. 그런데 이 정신없는 도깨비는 돈을 갚았다는 사실을 까먹고 날이면 날마다 돈을 갚으러 와서, 아무개가 떼 부자가 된다는 즐거운 이야기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이름도 ‘아무개’다.

옛이야기에는 한 소녀가, 총각이, 아무개가, 박 서방 등과 같이 존재감이 없는 형태로 이야기가 시작돼 아이들은 부담 없이 주인공을 만난다. 또 이야기 주인공의 처지를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간다.

주인공은 항상 시련을 겪는다

약자인 주인공은 곳곳마다 본질적인 시련을 겪는다. 처음부터 부모 없이 혼자서 생활하거나 반쪽의 몸으로 태어나기도 한다. 생명의 위험을 겪기도 하고, 길을 잃거나 부모와 헤어지기도 한다. 고독하고 외로운 상황에 부닥친 주인공은 대체로 3번의 시련을 마주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견딘다.

아이들은 신체도 작고 부모의 보호가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원초적으로 심리적인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은 약한 주인공이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결국 이겨내는 과정에서 마음의 큰 안정감을 찾는다. 이러한 안정감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삶을 헤쳐나갈 수 있는 마음의 근원을 만들어준다.

Photo by alamy.com

끝이 항상 행복하다

옛이야기 속의 시련은 삶과 죽음을 판가름하는 원초적인 시련이다. 하지만 위기에 처할 때마다 누군가가 나타나서 도와주며 결말은 행복이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접하면서 주인공을 따라 모험을 떠났다가 다시 현실의 제 자리로 반드시 돌아온다.

이러한 옛이야기의 구조는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감에 큰 도움을 준다. 특히 주인공의 시련이 행복으로 결말 보는 중요한 모티브는 주인공의 작은 선행이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정도의 착한 일은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자신감을 얻는다.

내용이 유쾌하고 항상 약자가 승리한다

바보, 똥, 호랑이, 방귀 등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제다. 옛이야기는 바보를 통해 아이들을 마음껏 웃게 하고, 바보스러운 모습에 위안을 얻게 한다. 또 바보는 우연의 힘을 얻어 반드시 일을 성사시키고 성공하는데 이것은 아이들에게 큰 위안과 용기를 준다.

어린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리 상태가 상당히 복잡하다고 한다. 불안한 마음, 형제에게서 느끼는 예민한 질투심, 외로움 등이지만 아이들 스스로는 자신의 마음 상태가 어떠한지 잘 모른다. 그래서 이 약한 주인공이 무수한 고난을 이겨 마침내 승리할 때 아이들은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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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감성적인 교육을 강조하는 독일 발도르프 교육에 의하면 아이들은 논리로 도덕을 배우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논리나 이론으로 아이들의 도덕성을 가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옛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주인공을 따라 상상의 세계를 여행한다. 그리고 승리하는 주인공을 자연스럽게 닮아가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도덕성이 키워진다고 보았다.

부모가 눈을 맞추고 교감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읽어주는 것이 아이들의 삶에 무척 소중하다. 오늘부터 작은 이야기라도 나의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들려줘 보자. 부모도 아이도 훈훈해지고 우리 아이는 옛이야기의 영양소로 무럭무럭 건강하게 성장해 나갈 것이다.

이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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