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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산 ‘퇴임설’ 이면에 담긴 메시지는?덩샤오핑, 장쩌민 사례 통해 분석한 中 권력투쟁 내막
  • 샤샤오창(夏小強·대기원 시사평론가)
  • 승인 2017.09.26 12:47
19차 당대회 전, 매스컴의 화제인물로 떠오른 왕치산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AFP/Getty Image)

19차 당대회 전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왕치산의 유임 여부가 매스컴의 화제로 떠올랐다. 중국 공산당 고위급도 왕치산을 둘러쌓고 치열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해외 매체에서 왕치산의 은퇴 또는 유임과 관련된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홍콩의 일간지 명보(明報)는 9월 18일 베이징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5년간 왕치산은 이미 점차적으로 ‘제도적 반부패’를 구축했고 왕치산 본인도 퇴임할 뜻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래서 19차 당대회 후 은퇴를 선택할 것이라고 한다. 보도 중에서는 또 왕치산이 웃으면서 “일만 계속할 수는 없다. 나도 쉬어야 할 때가 왔다”고 언급했다.

왕치산이 이런 말을 할 가능성이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다. 일찍이 2년 전 인터넷에서는 왕치산이 원로간부 단배회(團拜會)에서 자신이 물러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왕치산은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서열 6위이지만, 실제 그의 권력과 영향력은 사실상 시진핑 다음이라고 볼 수 있다. 왕치산은 시진핑을 도와 강도 높은 반부패를 추진하며 공공 내부의 장쩌민 집단을 대표로하는 기득권자들과 철천지 원수가 되었다. 현재 중국 정치계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있는 왕치산이 사방에서 좁혀오는 압박으로 인해 스스로 은퇴를 언급하는 것도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정치계, 관료계에서 하는 말은, 그 진실한 목적과 의미가 흔히 말의 배후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왕치산과 같은 이런 표현은 중공 지도자 가운데 덩샤오핑과 장쩌민 역시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중국에서 출판 금지된 서적인 <후야오방전(胡耀邦傳)>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1986년 5월 덩샤오핑은 후야오방을 자택에 초대해 13차 당대회 인사 배치를 논의했다. 후야오방은 “이미 70이 넘은 나이니 13차 당대회 때는 반드시 퇴임하겠다”라고 했다. 이에 덩샤오핑은 “나, 천윈(陳雲), 리셴녠(李先念)이 모두 전퇴(全퇴)하고 자네는 물러나고 싶으면 반퇴로 하게, 총서기는 연임 하지 말고 군사위원회 주석이나 국가 주석을 한 번 더 맡고 난 뒤에 다시 퇴임을 생각하라” 라고 얘기했다.

같은 해 8월 22일 덩샤오핑은 81세 생일을 맞았다. 베이다이허에서 술자리를 벌였다. 그 자리에서 2년 후인 13차 당대회에서 완전히 퇴임할 것이라 밝혔다. 후야오방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홍콩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덩샤오핑이 퇴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후야오방의 이 발언이 그의 퇴진에 도화선이 되었다. 그의 정치상의 순진함은 그가 향후에 실각하게 된 주된 원인이다.

또 다른 예시는 바로 장쩌민이다. 2004년 8월 중순, 훙쉐즈(洪學智), 류화칭(劉華清), 양바이빙(楊白冰) 등 노장군들이 중앙 민주생활회에서 장쩌민이 4중전회(四中全會)에서 반드시 군사 위원회 주석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건의를 제출했다. 그리고 전 임기 정치국 위원이자 군사위원회 부주석인 츠하오톈(遲浩田), 중앙 군사위원회 위원인 왕커(王克), 왕루이린(王瑞林) 등도 이에 동의했다. 노장군들의 의견은 중앙 판공실에서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에게 전달됐다. 이에 40여 명의 중앙위원과 후보 중앙위원이 서신을 통해 정치국에 장쩌민의 완전 퇴임을 요구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장쩌민은 의연한 척 하며 자신은 언제든 퇴임해도 좋으니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상무위원회에는 이미 장쩌민이 심어놓은 인물이 여럿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퇴임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9월 1일 장쩌민은 중앙 정치국에 서신을 보냈다. 서신에는 ‘심사숙고’ 한 끝에 군사위원회 주석에서 물러나겠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장쩌민의 속내는 이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고 자신의 권력남용에 대한 비난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었다. 장쩌민은 자신이 발탁한 사람들이 결국은 자신을 ‘만류’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되면 그는 또다시 자리에 올라 명분을 갖고 수렴첨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발표는 반대파 사람에 의해 해외로 누설됐다. 9월 6일 뉴욕타임스는 장쩌민이 직접 사의를 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장쩌민의 처지는 매우 난처해졌다.

결국 상무위원회는 장쩌민의 퇴임을 요구하는 원로와 이전 상무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을 중앙위원과 중앙 군사위원에게 전달해 장쩌민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9월 13일 중앙 정치국은 확대회의를 열어 중앙군사위원회 위원까지 모두 이에 참여했다. 회의에서 장쩌민이 선발한 인물인 중앙 군사위원회위원인 쉬차이허우(徐才厚), 량광례(梁光烈), 랴오시룽(廖錫龍), 리지나이(李繼耐) 등이 장쩌민의 퇴임에 지지 선언했다. 9월 14일 4중전회 개최까지 하루가 남은 시점에서 열린 장쩌민의 퇴임을 토론하는 회의가 저녁 11시가 다 되어 끝이 났다. 결과는 장쩌민의 퇴임 확정이었다. 장쩌민의 최측근인 쩡칭홍(曾慶紅) 역시 대세의 흐름을 읽고 장쩌민의 퇴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덩샤오핑과 장쩌민 두 사람의 ‘자발적 퇴임’ 과정을 비추어 보아, 고위급 정치인의 퇴임 또는 유임을 결정하는 것은 본인의 발언이 아니다. 본인의 발언보다 더 결정적인 것은 공산당 고위층 파벌 간의 투쟁 형세와 정치적 수요 등으로 정해진다.

이렇게 봤을 때 왕치산은 19차 당대회 후에 퇴임을 할 것인지 유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시진핑 진영과 장쩌민 진영의 정치적 투쟁의 발전 태세와 필요에 의해 결정된다.

왕치산 본인으로 놓고 볼 때, 그가 중공의 정치투쟁이 생사가 걸리는 위험한 투쟁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부패와의 전투에서 최후의 승리를 거두기 전에는, 최소한 적의 총사령관 장쩌민과 쩡칭훙을 아직 처단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퇴임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홍콩매체가 보도한 이른바 ‘공성신퇴(功成身退, 공을 이뤘으면 물러난다)’라는 표현은 우스워 보인다. 공도 이루지 못했는데 어떻게 퇴임을 논하는가? 중공 체제 내에서 일단 권력을 잃으면 그야말로 도마 위의 생선이 되는 격이다. 그러므로 숨이 붙어있는 한 왕치산이 자진 퇴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왕치산이 19차 당대회 이후 권력 핵심에서 물러나지 않는다면 단지 직위만 바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일단 왕치산이 퇴임한다면 19차 당대회에는 아마 더 많은 시진핑 진영의 인사가 상무위원회와 정치국에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이는 당연히 왕치산의 퇴임과 맞바꾼 결과일 것이다.

19차 당대회 개막까지 1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왕치산의 퇴임, 유임과 관련된 더 명확한 소식이 앞으로 전해질 것이다.

샤샤오창(夏小強·대기원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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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산#퇴임설#시진핑#덩샤오핑#장쩌민#19차_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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