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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션윈 트럼펫터 ‘에릭 로빈스’의 음악 여행“소중한 유산 지키는 션윈,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해요”
  • 션윈취재팀
  • 승인 2017.09.12 18:13
서양음악만 연주하던 그가 션윈에 입단하며 음악체계가 다른 동양음악을 연주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에게 션윈의 음악은 신세계였고 도전이었다. 그러나 션윈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 © Shen Yun Performing Arts

오는 9월 17일과 18일, 뉴욕 <션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2017 콘서트투어가 대구와 고양시에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오케스트라 단원 중 트럼펫 연주자 에릭 로빈스는 특히 대구와 인연이 깊다. 한때 ‘대구 사람’으로 불리며 한국에서 활동했던 그가 뉴욕에서 중국전통음악을 연주하기까지의 여정은 아름다운 변주곡처럼 다채롭고 흥미롭다.
 

운명처럼 이끌린 음악가의 삶

미국 일리노이에서 태어난 에릭 로빈스에게 음악은 운명과도 같았다. 어머니는 피아노를, 누나를 프렌치 호른을 그리고 아버지는 기타를 연주했다. 조부모님도 미술과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그는 8살 때부터 트럼펫을 시작했다. 그의 처음이자 가장 위대했던 스승은 바로 할아버지. 그는 매주 할머니의 그림으로 둘러싸인 일리노이 시골 할아버지 집 지하실에서 할아버지에게 호른 수업을 받았다.

“몇 년 동안 할아버지께 배웠는데 항상 즐거웠죠. 힘든 적이 정말 한 번도 없었어요. 할아버지는 늘 겸손하셔서 ‘나보다 더 나은 선생님에게 배워야겠구나’라고 종종 말씀하셨습니다. 트럼펫 연주와 작곡의 중요한 원칙을 가르쳐 주셨어요. 아직도 ‘에릭, 하루 한 곡을 잊으면 안 된다’라고 하시던 말씀이 귓가에 생생합니다. 항상 저 자신의 곡을 연주하라는 의미였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트럼펫을 꾸준히 연주했지만, 그는 쉽게 전공을 결정하지 못하고 고향에서 신문 배달을 하거나 요리사로 일한 적도 있었다. 또, 한때는 평범한 보험회사원이 돼볼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좁은 사무실에 갇혀 종일 서류와 씨름하는 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했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제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전공하기로 했다. 그 우연 같지만 운명 같은 결심 덕분에 음악이라는 취미는 평생 직업이 됐다.

“다른 음악가들이 연주에 완전히 빠져들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았어요. 그런 깊은 열정을 쫓아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이 저에게 딱 필요한 일이었죠.”

일리노이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그는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대구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 바 있고 2012년부터 션윈 오케스트라에 합류했다. 오랜만에 대구를 찾는 그의 얼굴에는 설렘이 비쳤다.

“션윈에 입단하기 전 대구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수석 트럼펫 연주자로 2년간 활동했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대구사람’이라고 불렀어요. 대구를 떠난 뒤에는 항상 대구가 그리웠죠. 음식도, 문화도 그리고 사람들도요.”
 

무엇보다 그는 중국의 전통문화를 되살리려고 노력하는 션윈예술단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고 션윈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 Shen Yun Performing Arts

음악을 통해 만난 동양 문화

그는 어릴 때부터 유난히 동양문화에 많이 끌렸다고 전했다. 그런 인연으로 대구와도 그리고 션윈예술단과도 인연이 닿지 않았을까.

“동양문화가 무척 좋았어요. 다채롭고 밝으니까요. 음식도 훌륭합니다. 특히 김치를 좋아해요. 정말 맛있어서 중국 음악만큼이나 좋네요.(웃음) 깊은 맛이 있고 생동감도 넘쳐서 헤어나올 수가 없어요. 무대에 오르기 전 김치를 먹으면 힘이 날 정도입니다.”

하지만 서양음악만 연주하던 그가 션윈에 입단하며 음악체계가 다른 동양음악을 연주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그에게 션윈의 음악은 신세계였고 도전이었다.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그는 덕분에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션윈의 주요 장르인 중국 음악에는 ‘반음(half-steps)’이 없어 난감했어요. 반음을 연주하고 싶었던 저는 어디에서 어떻게 음악을 따라가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다른 의미에서 보자면 관점의 문제였죠. 어느 날 중국 음악은 큰 강과 같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많은 것을 담고 있기에 또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션윈의 다양한 레퍼토리 덕분에 그는 중국 음악을 즐기고 받아들이는 법과 트럼펫 연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어우러지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어른을 공경하고 ‘우리’를 강조하는 동양의 문화가 낯설 법도 했지만, 그것도 금방 익숙해졌다.

“동양에서 연장자를 존중하는 것과 미국 사회에서 연장자를 존중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죠. 동양의 문화에는 가족적 사회라는 정서가 있어요.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늘 저를 보살펴 주더군요. 동시에 저는 저보다 어린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음악가의 행복을 깨닫게 해준 션윈

션윈 공연에서 무대 위 무용수들의 몸짓에 생명을 불어넣던 오케스트라의 우아한 선율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연 음악만 더 집중해서 듣고 싶다는 관객의 요청이 쏟아졌고 션윈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2012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데뷔무대를 가졌다.

동서양 악기를 함께 연주하며 중국전통음악 형태로 작곡된 창작곡과 클래식 명곡을 연주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오케스트라. 그곳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최정상 연주가들이 모자이크처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완성한다. 그는 그 모자이크에서 자신도 빠질 수 없는 한 조각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단원에게 끝없이 반복되는 리허설은 숙명과도 같다. 특히 트럼펫 연주는 악보를 따라 한 음 한 음 소리를 내다보면 자칫 단조로워지기 쉽다. 이 모든 어려움에도 그는 트럼펫 연주를 사랑하고 또 후회도 없다고 말했다.

“금관악기와 현악기, 목관악기와 무대 뒤쪽의 멋진 팀파니 연주자, 콘서트홀과 무대.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 함께하면 정말 환상적인 순간이 많거든요.”

무엇보다 그는 중국의 전통문화를 되살리려고 노력하는 션윈예술단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고 션윈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션윈이 하는 일은 대단합니다. 규모가 거대하고 소중한 전통 가치를 담고 있죠. 또 다양한 관점을 유지하도록 자극하고 더 높은 가치와 윤리적 기준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션윈이 하는 일에 동참할 수 있어 감사해요. 션윈에서 도움을 받은 만큼 제가 션윈에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션윈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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