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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상윤 전 부산예총 이사장“예술은 투자와 사랑을 먹고 자란다”
  • 부산=김현진·이상숙 기자
  • 승인 2017.01.11 10:26
최상윤 이사장은 “문화와 경제는 상호간에 도움을 주는 순환관계에 있으며, 문화를 뒤에 두는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21세기의 핵심 코드는 문화다. 현재 지자체들도 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른바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성장시켜 국제 문화도시의 면모를 키우고 있는 도시들이 많다. 부산도 ‘부산국제영화제’의 명성을 바탕으로 주요 문화 인프라인 영화·공연을 중심으로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지에서는 부산의 저명 문화예술 인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부산 문화예술계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현재 각 지자체에서는 문화예술이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런 때 부산문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아무리 우수한 창의력이 있어도 투자를 하지 않으면 살아날 수가 없다. 문화에 투자하면 경제에 도움을 주는 순환관계에 있다. 이제는 문화가 경제가 됐다. 변환기에 인식을 잘해야 한다, 문화를 제일 뒤에 두는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문화와 경제는 맞물려 있고 또한 자금이 있어야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부산은 매우 역동적인 도시이기 때문에 이 특성을 살려 투자해야 한다. 예술도 마찬가지로 동적인 예술을 좋아한다. 비슷한 시기에 기획된 부산문화영화제와 부산 비엔날레를 보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영화가 앞서가고 있다. 락 같은 것도 좋다. 잘 투자하면 세계적인 행사가 될 수 있다. 

―부산에는 문화를 선도하고 리드할 전문가들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말하자면 문화기획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 부문은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기획자를 데리고 와야 했다, 불꽃축제 초기에 행사를 기획하고 행사를 치를 전문적인 예술가가 없어 많은 돈을 들여 대행사와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요즘 들어 부산에도 부산대를 비롯해 동아대, 동서대 등에서 예술경영 관련학과가 많이 생겨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예술문화영상학과, 예술문화와영상매체협동과정 등 미학과 예술경영을 가르치는 교육 과정이 늘고 있다. 아이디어가 기발하고 훌륭한 젊은 층들의 기획자가 적지 않다. 이론을 바탕으로 현장의 적용도 시킬 수 있다.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 배우러 오는 경우도 많다. 

―부산은 서울 다음의 대도시로서 중앙·지방 문화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에 있다.  부산의 문화 수준이 높아지면 다른 지방 도시들의 롤모델이 될 수도 있고, 서울과 지방의 문화적 역량 차이를 최소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방면의 계획은? 

현재는 수도권 대 지방의 문화예산이 8:2의 비율로 나누어져 있다. 지방도시가 살아나려면 문화예산이 대한민국 인구비율로 나누어져야한다. 문화 향유권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공평하게 누려야하지 않는가? 부산은 제 2도시라고 하지만 말뿐이다. 본사는 모두 서울로 올라가 있다. 500만원 이상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본사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실정이다.

7~8년 전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으로 재임 동안 서울·부산을 오간 적이 있는데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느꼈던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보니 서울이 부산의 15배가 된다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 그 뒤 ‘인구 비율에 따라 예산을 분배하자’는 안건을 계속 올려 임기 말쯤 수도권:지역의 비율이 겨우 7:3으로 조정됐다. 균형 잡힌 예산분배야말로 지역의 문화예술이 균형 있게 성장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불꽃축제는 부산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 앞으로 더욱 세계적인 행사가 되기 위한 조언을 한다면?

부산시의 ‘선택과 집중’ 문화정책이 논의될 때 일이다. 초기에 부산국제영화제를 만들 때 참여하는 사람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부산시민의 호응과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이제는 당당한 국제적인 행사로 정착됐다. 그런데 일부 시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영화제의 개막작품 중 재미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 보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려해 작품을 선정하고, 예술인 인사를 초청한다면 더욱 부산시민들에게 사랑받고 국제적으로 커 가는 행사가 될 것이다. 

부산의 경제가 미약해 먹고 살려면 영화 또는 동적인 예술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래서 축제 조직위원회를 만들고 제일 먼저 시도한 것이 불꽃축제다. 처음 불꽃 축제를 할 때 언론에서 비용이 많이 든다고 반대가 많았다. 그래서 간담회를 열었다. 총 예산이 10억인데 시에서 5억, 민간 기업에서 협찬금 5억을 마련해 행사를 치렀다. 시민의 세금이 5억이 들어갔지만 부가가치가 엄청난 투자이기에 10년 안에 큰돈이 되리라 믿었다. 지금은 축제가 시작되면 근처 상가에 물건이 동이 나고 식당가는 굉장하다. 숙박 사업도 매우 성황을 이룬다. 

―시민들의 문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유명 예술단을 초청해 공연함으로써 부산 시민들의 문화적 안목을 국제적으로 높일 수도 있다고 본다. 부산의 각 공연장에서 해외 유명 예술단을 적극 초청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제 부산도 수준 높은 공연을 향유할 정도가 됐다. 좋은 공연도 말석을 싸게 해서 많은 서민들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고등학생들도 볼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문화는 어느 한 계층만이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 즐겨야 하는 것이다. 예술이 시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아무리 좋은 공연도 시민들이 예술적 의식수준이 부합돼야 한다. 초청해오기 전에 문화예술에 대한 사전 교육도 필요하다.
 
―부산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산시가 문화 예산을 증가시키고 이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부산시의 문화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우선 부산 문화예산의 비율을 높여야한다. 부산이 문화예술도시가 되려면 현재는 전체예산의 2%에 불과한데 적어도 3%를 지나서 점차 4%는 돼야 한다. OECD 평균은 4%, 프랑스는 7%정도이다.

시 행정의 수장인 시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지 말고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순수예술과 목적예술의 두 흐름에 대해 부산시의 공정한 입장이 필요하다. 말없는 다수의 입장도 잘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시민들이 직접 즐길 수 있는 문화 사업과 예술 문화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 용두산 공원에 가면 노인들을 많은데 그 분들이 음악도 듣고, 흘러간 인생을 소재로 자서전을 쓰고, 국악도 하고 해서 취미 생활과 삶의 의미도 느끼게 하면 좋겠다.

청소년들도 대학 입시로 인해 음악, 미술에 대한 교과가 무시되고 가정에서도 문화적 소양을 기르려는 관심이 부족한 편이다. 외국의 예를 들어보면 베네수엘라의 청소년 오케스트라 ‘엘시스테마(EI Sistema)’가 예술문화 교육을 통해 비행 청소년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예술가들의 생계도 책임을 져야한다. 시에서 예술인과 기업들 간에 연계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예술인의 창조 정신이 기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 세계적 추세가 되고 있다. 기업과 예술인의 연계전략으로 예술인의 인건비는 기업이 50%, 시에서 50% 부담하면 되지 않겠는가?

시에서는 질 높은 부산문화예술을 형성하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플랜을 짜고 다양한 예술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부산문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사랑과 관심도 중요하다. 부산을 문화 르네상스로 만들기 위해 부산시민과 문화예술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예술은 투자와 사랑을 먹고 자라는 나무다. 예술은 예산이 있어 투자를 해야 하고 시민들이 사랑해 주어야 한다. 또 문화예술은 연륜을 먹고 산다. 시간이 지나 축적이 돼야 하고 하루아침에 완성을 바라서는 안 된다.

 

부산=김현진·이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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